[김종석의 그라운드] 오사카의 진짜 잔디 시험은 이제부터…'천적' 무호바 넘어 새 여왕 꿈꾼다 작성일 07-07 3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사발렌카 격파는 시작, 8강 상대 무호바와 통산 3승 3패<br>- 잔디 맞대결은 무호바 우위, 9일 전 바트홈부르크 결승 패배 설욕전<br>- 2016년 세리나 이후 또 새 챔피언 확정, 여자 단식 판도 요동</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7/0000013680_001_20260707075914180.png" alt="" /><em class="img_desc">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8강에 진출한 오사카 나오미. 윔블던 홈페이지</em></span></div><br><br>나오미 오사카(일본·14번 시드)의 윔블던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입니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꺾은 승리는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승리의 환호는 기록으로 남고, 코트 위에는 다음 상대의 문제가 놓입니다. 오사카 앞에 선 선수는 카롤리나 무호바(체코·10번 시드)입니다. 단순한 8강 상대가 아닙니다. 오사카가 윔블던에서 새 문을 열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잔디 형 킬러문항'에 가깝습니다.<br><br> 오사카는 2026 윔블던 여자 단식 4회전에서 사발렌카를 2-0(6-2, 7-6<2>)으로 제압하고 생애 첫 윔블던 8강에 올랐습니다. 메이저 4회 우승자에게도 윔블던은 늘 비어 있던 칸이었습니다.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두 차례씩 정상에 섰지만, 잔디에서는 깊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낮고 빠른 바운드, 짧은 준비 시간, 불규칙한 리듬은 큰 스윙과 강한 베이스라인 공격을 앞세우는 오사카에게 늘 까다로운 조건이었습니다.<br><br> 그런 점에서 사발렌카전은 오사카의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오사카는 힘 대 힘의 정면 승부에서 밀리지 않았습니다. 사발렌카의 강서브를 깊은 리턴으로 받아냈고, 첫 타구 이후 주도권을 빠르게 가져왔습니다. 예전의 오사카가 하드코트에서 보여준 파워만 앞세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잔디에서 필요한 짧은 발놀림, 낮은 자세, 첫 두 타구의 선택이 훨씬 정교해졌습니다.<br><br> 오사카도 달라진 감각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발렌카전 승리 뒤 "코트에서 이렇게 즐거웠던 게 정말 오랜만이고, 이곳에서 그런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사발렌카에게 세 차례 연속 패했던 기억도 솔직하게 꺼냈습니다. "세 번 연속 졌기 때문에 정말 뒤집고 싶었다"라고 했습니다. 세계 1위를 이긴 흥분보다, 자신을 막아섰던 상대와 표면을 동시에 넘었다는 안도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br><br> 잔디 적응의 배경도 설명했습니다. 오사카는 "어릴 때는 잔디, 그리고 윔블던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라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올해 달라진 이유에 대해 "토마시 빅토로프스키 코치와 많은 훈련을 했다. 꼭 잔디코트에서만 한 훈련은 아니었고, 패턴 인식과 내 경기 운영에 편안함을 주는 훈련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오사카가 아니라, 잔디에서 다음 공의 형태를 먼저 읽으려는 오사카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br><br> 하지만 무호바는 사발렌카와 전혀 다른 문제를 냅니다. 사발렌카가 직선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라면, 무호바는 곡선으로 흔드는 선수입니다. 슬라이스, 드롭샷, 네트 플레이, 완급 조절에 능합니다. 상대에게 일정한 리듬을 주지 않습니다. 강하게 치는 선수에게는 낮게 깔리는 공을 주고, 뒤로 물러서면 짧은 공으로 앞으로 끌어냅니다. 잔디에서 이런 유형은 더 까다롭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7/0000013680_002_20260707075914237.png" alt="" /><em class="img_desc">윔블던 여자 단식 4강 티켓을 다투는 오사카 나오미와 카롤리나 무호바. US오픈 홈페이지</em></span></div><br><br>두 선수의 상대 전적도 이번 8강의 긴장감을 키웁니다. 오사카와 무호바는 지금까지 여섯 차례 만나 3승 3패로 팽팽했습니다. 이번 윔블던 8강이 7번째 맞대결입니다. 잔디코트로만 좁히면 무호바가 앞서 있습니다. 두 선수는 불과 9일 전 독일 바트홈부르크 결승에서 만났고, 무호바가 6-1,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오사카가 발 상태를 고려해 기권했습니다. 기록상 무호바의 잔디 1승입니다. 오사카에게 이번 8강은 단순한 준결승 도전이 아니라, 잔디에서 당한 직전 패배를 되돌려야 하는 설욕전이기도 합니다.<br><br> 관건은 오사카가 첫 공격권을 얼마나 자주 가져가느냐입니다. 사발렌카전처럼 서브와 리턴 이후 두세 번째 공에서 깊이를 확보하면 오사카의 파워는 무호바의 변칙을 누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호바가 낮은 슬라이스와 짧은 공으로 오사카의 타점을 흔들면, 경기는 힘의 대결이 아니라 발과 감각의 싸움으로 바뀝니다. 오사카가 불편한 자세에서 얼마나 침착하게 한 공을 더 버티느냐가 준결승행의 분수령입니다.<br><br> 이번 여자 단식 전체 구도도 오사카에게는 기회이자 압박입니다. 윔블던은 올해도 새로운 여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6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여자 단식에서는 해마다 우승자가 바뀌며 새로운 여왕이 등극했습니다. 올해도 우승 경험자들이 잇따라 탈락하면서 새 챔피언 탄생은 이미 확정됐습니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잔디 위에서 누가 가장 빨리 적응하고, 누가 가장 늦게 흔들리느냐의 싸움이 됐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7/0000013680_003_20260707075914287.png" alt="" /><em class="img_desc">윔블던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는 오사카 나오미. 윔블던 홈페이지</em></span></div><br><br>최근 오사카가 걸어온 길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출산 이후 돌아온 전 세계 1위, 하드코트에서 모든 영광을 이룬 챔피언, 그러나 윔블던에서는 늘 미완으로 남았던 선수. 그런 오사카가 세계 1위를 꺾고 처음으로 8강 문을 열었습니다. 다만 윔블던은 한 경기의 감동만으로 왕관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무호바 같은 선수는 승리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대에게 가장 위험한 유형입니다.<br><br> 그래서 오사카의 '초록빛 부활'은 아직 완성형이 아닙니다. 사발렌카를 넘은 것은 선언이었습니다. 무호바를 넘는다면 증명이 됩니다. 파워의 오사카가 변칙의 무호바를 뚫고 준결승으로 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윔블던이 다시 한 명의 새 여왕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할지. 올잉글랜드클럽의 시선은 이제 승리 다음 날의 오사카에게 향하고 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조재호 혼자 2승' NH농협카드, 팀리그 2연승...1R 단독 선두 도약 07-07 다음 정의수, 주니어 윔블던 여자복식도 1회전 패배 07-0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