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문답보다 생생한 쪽대본…홍상수식 재연이 도달한 진실 ‘그녀가 돌아온 날’ 작성일 05-07 1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VVvbEtWCH">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e2dfe568e15aa68e47f6ed06416fc62c3995505f7e75838d1b3a4782309ba3c" dmcf-pid="yttAXRCEl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18327rgmq.jpg" data-org-width="999" dmcf-mid="6syMObNdy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18327rgmq.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e110d32762191d86b5457802b15d217b8bf3f884646ac86cbf9e27f5ffc9fabc" dmcf-pid="WFFcZehDTY" dmcf-ptype="general"><br>열 개도 채 되지 않는 쇼트, 단 4일간의 촬영. 홍상수답게 간결하고 우습다. 지난 6일 개봉한 홍 감독의 34번째 장편 ‘그녀가 돌아온 날’은 매 순간 언행을 조율하고 수선하며 살아가는 인간 자아의 ‘연기적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유의 흑백 세계는 여전히 건조하지만, 묘하게 조잡하고 불편한 인물들은 마치 내 안의 단면을 비추는 듯해 실소가 터진다.</p> <p contents-hash="4ff21113a3faff179679d83c4a0fbb21f8ace2351e6279bdbea7bc313e5c74cc" dmcf-pid="Y33k5dlwvW" dmcf-ptype="general">영화의 구조는 단출하다. 이혼 후 12년 만에 독립영화로 복귀한 배우 배정수(송선미)가 한 독일식 레스토랑에서 30분 간격으로 세 명의 젊은 여성 기자와 인터뷰하고, 이후 연기 수업에서 선생(조윤희)의 지도 아래 수강생(박미소)과 함께 낮의 대화들을 재연하는 것이 전부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52d1ce9b084f0b966e3fd43a366eb09741f14351f31fc3344b7aa2edebf9170a" dmcf-pid="G00E1JSrW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19599urpq.jpg" data-org-width="768" dmcf-mid="PXNzLX6by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19599urpq.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415b1414fd6b96af436bab74142af4616347b091d1dd50b09dbe4faf932c3668" dmcf-pid="HppDtivmCT" dmcf-ptype="general"><br>김민희가 또 한 번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이번 작품은 2006년 ‘해변의 여인’ 이후 송선미와 홍상수가 호흡을 맞춘 여덟 번째 영화다. 한때 해변과 카페를 유영하던 감독의 시선은 이제 테이블 하나와 송선미의 얼굴이라는 좁은 영토로 퇴각했다. 외화면에서만 어렴풋이 들리는 감독(하성국)의 목소리가 인터뷰 종료를 알릴 때마다 정수는 식당 앞을 서성이며 담배를 태운다.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은 프레임 끝에 간신히 걸린 옆얼굴로만 존재한다.</p> <p contents-hash="09c876db6dcaa76894eb2f3672406205a9b8fa1d07daaa1ed89f747533e6e515" dmcf-pid="XUUwFnTsSv" dmcf-ptype="general">이혼과 딸, 연기와 사랑, 전형적인 질문과 기계적인 답변이 공전하는 동안 정수는 때때로 방어하며 사소한 일상의 소재들로 대화의 여백을 채운다. 세 명의 기자에게 복사한 듯 똑같이 건네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조언은 청춘을 위한 사려 깊은 잠언처럼 들리지만 반복을 거듭할수록 담배 연기처럼 쓸쓸하게 휘발된다. 젊은 기자들이 선배의 슬기로운 조언을 구하는 동안 중년의 배우는 그저 맛있는 독일 맥주 한 잔이 필요할 뿐이다. 이 어긋남이 영화 특유의 유머를 만든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99748509fd70314e8ba488b95cd2fa247aa652416f11982b490ec1d5a3b9d2f" dmcf-pid="Zuur3LyOSS"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20850vlxu.jpg" data-org-width="680" dmcf-mid="QDCQmqgRT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kukminilbo/20260507182320850vlxu.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7f08cb70938e6457fc2484cdf1e0baf38f1aff334076c561feb658f53e6975c6" dmcf-pid="577m0oWIWl" dmcf-ptype="general"><br>영화의 백미는 후반부 재연의 순간이다. 낮의 인터뷰를 쪽대본으로 옮겨 적은 정수는 정작 자신이 불과 몇 시간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해 당황하며 더듬더듬 연기를 이어 나간다. 곤혹스러운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실재보다 더 선명하게 감각되는 허구의 시퀀스가 탄생한다. 경험과 기억이 얼마나 다른 것인지, 그렇다면 그 두 가지를 가공해 만든 영화라는 매체는 과연 무엇인지 묻는 대목이다.</p> <p contents-hash="95986c6944f7f9bd47bd7174a6940bfa24a4b4206e1c2911af4aa56c9ca43c84" dmcf-pid="1zzspgYCCh" dmcf-ptype="general">“모든 해석은 결국 불안으로 이어져요.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면 진정한 평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감독은 송선미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개개인의 내밀한 이야기에 침잠하던 홍상수의 화법은 어느새 해석의 과잉 속에 사는 현대 사회를 향한 메시지로 확장되는 듯하다.</p> <p contents-hash="624b8c4abe31acb22d16e5884bd7c3f015b5f4beb9e5aba37412b3e05f98a1bf" dmcf-pid="tee1QlB3lC" dmcf-ptype="general">이번에는 소주 대신 맥주를 택했다. 맥주처럼 가볍게 들이킬 수 있는 영화지만 끝맛은 쌉쌀하다. “독일 맥주가 정말 맛있다”며 연신 잔을 비우는 송선미의 모습은 이 작품을 관통하는 정서적 허기로 비치기도 한다.</p> <p contents-hash="2ac400a384d7b2f03d60d45983ed337cf49268b2b799a171e45787bbc1d9f397" dmcf-pid="FddtxSb0hI" dmcf-ptype="general">이다연 기자 ida@kmib.co.kr</p> <p contents-hash="521c0bb4edf3ce5c9342ba07e3a0b85d2150fcec7c936fd61fe4de58398a55e3" dmcf-pid="3JJFMvKplO" dmcf-ptype="general">GoodNews paper ⓒ <a href="https://www.kmib.co.kr" target="_blank">국민일보(www.kmib.co.kr)</a>,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공식] ‘도라’ 5월 17일 칸 간다…정주리 감독·김도연·안도 사쿠라 참석 확정 05-07 다음 '사랑' 197편에…한국영화 100년史 제목 최다 단어는 05-0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