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하고 작두로 싹둑”…AI가 종이책을 사들이는 진짜 이유 작성일 08-29 2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6YrpQRyOS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fac7a01bbfc860ead2b42ca1b241aa398f422f0b356fbe46880a7b901b3dca4" dmcf-pid="PGmUxeWISS"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AI 생성 이미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8/29/kbs/20260829070210690fhmo.png" data-org-width="1536" dmcf-mid="xD61f6hDC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9/kbs/20260829070210690fhmo.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AI 생성 이미지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19d86a1c7525152a581f81ffafc0b2efa0b85c3bed929036822fcbcbdbd6ba8" dmcf-pid="QHsuMdYCSl" dmcf-ptype="general"><br>기자인 저는 평소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고, 사실 AI를 좋아합니다. 관련 세미나나 행사가 열리면 찾아다니고, 신간 도서나 최신 기술 뉴스도 챙겨보며 AI가 바꿀 미래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br>하지만 동시에, 책의 종이 냄새를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을 대하는 AI 기업에 대한 큰 실망과 함께 깊은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br>AI 빅테크 기업들이 AI 학습을 위해 전 세계 서적을 대량으로 구입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속사정은 이렇습니다.<br>온라인상의 데이터를 무단 수집해 학습시키는 것이 법적·저작권 논란에 휩싸이자, 일부 AI 기업들이 '묘수'를 냈습니다. 바로 시중의 종이책을 돈 주고 직접 '대량 구매'하는 방식이죠. 그런데 그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사들인 수백만 권의 책을 스캔한 뒤 분쇄해 폐기합니다. 그중에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본과 절판본 서적들도 있습니다.</p> <p contents-hash="c64215545c9bbc1b41b40f36399612816f3b2b614156603e00698ca04e38d80e" dmcf-pid="xg6m5FLxlh" dmcf-ptype="general"><strong>■ 책을 잘라내 스캔하고, 원본은 폐기</strong><br>2025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윌리엄 앨섭(William Alsup) 판사가 공개한 판결문에는 충격적인 사실이 적혀 있었습니다. AI 기업 앤트로픽이 저작권이 있는 책을 구매한 뒤 제본을 뜯어내고, 모든 페이지를 스캔해 검색 가능한 디지털 파일로 저장했다는 것입니다.<br>법원 문서 자체가 앤트로픽의 목표를 "세상의 모든 책(all the books in the world)"을 위한 중앙 도서관 구축으로 설명하고 있었죠. 더욱 놀라운 것은 2024년 내부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를 "세상의 모든 책을 파괴적으로 스캔하는 노력"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파나마 프로젝트(Project Panama)'로 알려진 이 계획의 실체가 법정에서 낱낱이 까발려진 것이죠.</p> <p contents-hash="0c6faa4aac01ce454498afd1311f5a636ceebbf36981aaa5089cb4ae6ecb317f" dmcf-pid="yFSKng1yTC" dmcf-ptype="general">아마존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p> <p contents-hash="31b135df2464f218f1dddd7147a882dbb3c877b3d923de1eb19c32a0b4de1bbd" dmcf-pid="W3v9LatWWI" dmcf-ptype="general">한 매체(404 Media)의 취재에 따르면 어느 희귀 도서 판매자가 아마존으로부터 1,000권의 책 주문을 받은 뒤 추적 장치를 부착했더니, 그 책들이 라스베이거스의 아마존 시설에서 스캔 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현장 직원들의 증언까지 더해지면서 아마존도 AI 학습을 위한 도서 수집에 뛰어든 정황이 짙어지고 있습니다.</p> <p contents-hash="c929730acdc4a15f588d580c765130689e096200d119ad082e180f4323e3724c" dmcf-pid="Y0T2oNFYTO" dmcf-ptype="general"><strong>■ 합법이라는 법원,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strong><br>여기서 가장 큰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2025년 6월 법원 판결은 앤트로픽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책을 디지털화해 AI 학습에 사용하거나, 중앙 도서관에 보관하는 것 자체는 '공정한 사용(fair use)'으로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즉, 저작권 문제는 일단락된 셈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p> <p contents-hash="f74b5c9df8124166abea9a1bd4e8d0192a9dba555304dfee5d0693b9f374a042" dmcf-pid="GpyVgj3GWs" dmcf-ptype="general">법적으로 허용됐다고 해서 기업이 인류의 소중한 종이책을 마음대로 파기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인정한 '합법'과 우리가 지켜야 할 '정당함'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남아 있습니다.<br>특히 앤트로픽은 합법적 구매와 별개로 해적판 사이트에서 700만 권 이상의 책을 내려받아 별도의 디지털 도서관을 만들기도 했죠. 결국 이 부분이 문제가 돼 15억 달러의 합의금을 물게 됐습니다. 이처럼 저작권 논쟁은 단순히 흑백 구도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p> <p contents-hash="cc9d961c222316db24abc5c14454e7d81b16b698494007991e44d715b4c42d11" dmcf-pid="HUWfaA0Hlm" dmcf-ptype="general"><strong>■ 사라지는 문화유산, 깊어지는 정보 격차</strong><br>이제 이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1일, 18개 시민·소비자 단체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AI 기업들의 책 대량 구매·스캔·파기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p> <p contents-hash="784ee2f98e17a542af3b6cf10defc6de5908d46e8778ee91a425668db91a32f7" dmcf-pid="XuY4NcpXvr" dmcf-ptype="general">이들이 제기하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지식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특정 기업이 싹쓸이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경쟁인가?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소수의 AI 기업이 독점하는 게 맞는가? 저작권을 넘어, 이제 지식 자원을 둘러싼 반독점 이슈로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p> <p contents-hash="774541e255a318c0fccdb702b5fff3191b038798436ccfe27661325a8d2209ba" dmcf-pid="Z7G8jkUZvw" dmcf-ptype="general">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AI 기업들이 희귀본과 절판본까지 싹쓸이하면서, 일반인과 후발 연구자들은 그 책에 담긴 지식에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류가 쌓아온 문화유산이 데이터라는 명목 아래 소수에게 독점되고, 미래 세대는 빅테크가 내어주는 정보에만 의존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p> <p contents-hash="d9d24681956d5289cba7ddcd8c4814044b751459fa1e8a78cd61be16f2772d27" dmcf-pid="5zH6AEu5TD" dmcf-ptype="general"><strong>■ 인류의 지혜를 '약탈'해도 되는가?</strong><br>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입니다. 물리적 책은 분쇄해 버리고 데이터는 독점하는 것이 과연 '지식 보존'의 올바른 방식일까요? 책을 산 뒤 파기하는 그 행위 자체는 법원이 합법이라 했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폐해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p> <p contents-hash="ee68972b14d54c68c7fbbb96b34b026e9e0a317f0f476cddf75c5b5d11845118" dmcf-pid="1qXPcD71lE" dmcf-ptype="general">"우리가 정당하게 돈 주고 산 책을 디지털화해 AI 학습에 쓰는 게 무슨 문제냐"는 기업들의 항변.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수가 인류의 지식을 약탈해 독점 지배력을 높이려는 민낯이 도사리고 있지는 않을까요?</p> <p contents-hash="bae036c1d3f09feee5c7c81180a8be25bdf750ef757183e219efb663657d2e15" dmcf-pid="tSc1f6hDCk" dmcf-ptype="general">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물 지식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정보 불평등을 심화하는 도구가 되는 이 모순된 현실. 우리는 이 지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p> <div contents-hash="98bdc89f84baaf75f7007cfe9f7438d89992b2dd6400693f561c890b8288867e" dmcf-pid="Fvkt4Plwlc" dmcf-ptype="general">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자행되는 AI 기업들의 '책 말살 프로젝트'. 눈부신 AI의 성장 이면에 감춰진 이 민낯을 직시하며,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br> <div> <br>■ 제보하기 <br>▷ 전화 : 02-781-1234, 4444 <br>▷ 이메일 : kbs1234@kbs.co.kr <br>▷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br>▷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div> </div> <p contents-hash="b869adad9f08d240ec7324c0ccb5f9c62a77c6e4e5b8e6f956ff97a71151d98f" dmcf-pid="3TEF8QSrvA" dmcf-ptype="general">김학재 기자 (windows@kbs.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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