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누가 기후기술을 고르는가 [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작성일 08-24 1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2wZlYrqFDO"> <p contents-hash="510ebacf77213fbee99bed079d947846d3ba7cef8b7794064a4177841a31e61e" dmcf-pid="Vr5SGmB3Is" dmcf-ptype="general">[IT동아]</p> <p contents-hash="f7be53b91928f69067566bfa3a1141be112f88e578f7d09b1303b3c479bf4985" dmcf-pid="fm1vHsb0rm" dmcf-ptype="general">기후위기 대응에서 부족한 것은 흔히 의지와 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자주 발목을 잡는 것은 필요한 기술이 아직 없다는 사실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5년 보고서에서 세계가 탄소중립에 이르는 데 필요한 감축량의 약 35%가 아직 상업적 규모에서 실증되지 않은 기술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 손에 쥔 기술만으로는 목적지에 닿지 못한다는 뜻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68ff180ee03f7f1d2f55b79ed079c7c6da83f51bc96b3f1d7b84cc384b79ef1" dmcf-pid="4stTXOKpm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8/24/itdonga/20260824143009831deyp.jpg" data-org-width="1000" dmcf-mid="pRK3zHRfI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itdonga/20260824143009831dey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bdb884adac7c473cfa82f505b4063e93c92f7b1ed87f4ab641a6a7022dd71ad" dmcf-pid="8OFyZI9UIw" dmcf-ptype="general">그렇다면 그 기술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부분은 아직 누군가의 연구계획서 안에 문장으로만 존재한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익숙한 이름도 없이. 국가가 그 가운데 무엇을 살릴지 정하는 절차를 우리는 심사라고 부른다. 심사는 미래에 쓸 기술을 오늘 고르는 일이다.</p> <p contents-hash="8892b5b5620448721fc5c59c830f840e14c055054f954c072d7b28f126e636be" dmcf-pid="6I3W5C2uID" dmcf-ptype="general">이 과정은 본질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을 알아보는 일이다. 2004년, 나는 과학기술부의 '해외 석·박사학위 취득 지원' 사업에 지원했다. 계획서에 적은 나의 생각은 명확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가 머지않아 거대한 문제가 될 것이고, 많은 전기를 써서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하·폐수처리장도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로 변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미생물 연료전지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에 대해 썼고, 그 제안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아 미국으로 떠났다.</p> <p contents-hash="b32dcd7eb9b02ce2af0c6d5cf42b4e40c05ba079ce0f8f2fd4601a614109bc3e" dmcf-pid="PC0Y1hV7EE" dmcf-ptype="general">그때 국가가 투자한 것은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무엇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한 사람의 생각이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경험한, 국가가 기술의 미래를 알아본 첫 장면이었다.</p> <p contents-hash="0cbf2fc4c3382c4e7ea89a4eef7f594875c125a0ff2a9e10c819f41fd4261c8d" dmcf-pid="QSuX3v8BIk" dmcf-ptype="general">그러나 연구자로 살아오면서 쓰디쓴 장면들도 보게 되었다. 유학 시절, 연구에는 국경이 없었지만 사람들의 관계에는 한국에서 하던 편 가르기가 따라 들어왔다. 귀국한 뒤에는 면접에서 발표했던 연구 아이디어가 다른 이의 연구기획 안에서 다시 등장하는 일도 겪었다. </p> <p contents-hash="507ab48709c3723bf31ae8848137f1f76c7f57465b009aa7fdc97a5c074eaa47" dmcf-pid="xv7Z0T6bIc" dmcf-ptype="general">교수 부임 후, 한국연구재단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더 근본적인 것을 보았다. 연구내용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찾는 일과는 별개로, 신청자와 가까운 사람을 평가자로 이어줄 수 있는 여지가 추천과 배정 과정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p> <p contents-hash="719e747be8e02a87aba9b1fa375834e368dc266d0b64f9c04cbf2fd332824e29" dmcf-pid="yPkiNQSrIA" dmcf-ptype="general">그것은 학연일 수도 있고 지연일 수도 있으며, 공동연구나 학회에서 자라난 관계일 수도 있다. 이름이 무엇이든, 공적인 연구비의 배분에 사적인 관계망이 개입할 수 있다면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허용하는 구조에 있다.</p> <h3 contents-hash="2ec0eaec69f51e7756da54fe88ec02b94ef78500a2db4b36f7f23386b83c11d7" dmcf-pid="WQEnjxvmOj" dmcf-ptype="h3">이름을 가리면 무엇이 보이는가</h3> <p contents-hash="86840d2faf6cf73099aa82c97a6daf9914534aa22731e25230df097e15c25057" dmcf-pid="YxDLAMTsIN" dmcf-ptype="general">국내 연구비 심사를 분석한 한 연구는 신청자를 알고 평가했을 때 출신 대학의 위상, 연구경력, 이미 쌓인 학문적 인정 같은 요소가 점수 차이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했다. 흥미로운 것은 블라인드 평가에 참여한 평가자 가운데 약 3분의 2가 신청자가 누구인지 맞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구공동체가 좁아서 익명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늘 맞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p> <p contents-hash="58dded7960cbaa7c38cccaa240522918c3039d0c5279aade797913907b4f113a" dmcf-pid="GMwocRyOOa" dmcf-ptype="general">공정한 평가를 개인의 양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제도를 바꿔야 한다. 연구계획서를 먼저 익명으로 평가해 질문의 중요성과 창의성, 과학적 타당성, 성공했을 때의 파급효과를 판단한 뒤, 그 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를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실적으로 제안자를 파악할 수 있으니, 연구계획서와 연구실적을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평가위원 배정은 사람이 추천하는 대신, 제안서와 평가 후보자의 연구성과를 대조해 후보군을 구성한 후, 이해충돌이나 과도한 반복 배정은 데이터베이스로 걸러내면 된다. </p> <p contents-hash="e78d51b56956c66fd345f13509e31e82e4922388611b4a08bcd2d13bf3eb34a8" dmcf-pid="HRrgkeWImg" dmcf-ptype="general">제도를 새로 설계할 것도 없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2025년부터 연구자의 평판이 연구의 가치 판단에 끼어드는 것을 줄이겠다며 심사 구조를 바꾸었고, 영국은 학술지 영향력지수로 논문의 가치를 재지 말라고 못 박았다. 국내에도 일부 도전형 사업에 익명 심사가 있지만 그 사업 안에 머문다. </p> <p contents-hash="92fb3bac640c50620079bdb8b1ac2911a963ff09726e96191adf3e063fc4f290" dmcf-pid="XemaEdYCmo" dmcf-ptype="general">좋은 제도는 이미 있다. 남은 것은 의지다.</p> <h3 contents-hash="46d4beb72263e31bded64b749cc9fea7c543e1bb9960fc4b8a6b1044a7c17749" dmcf-pid="ZdsNDJGhDL" dmcf-ptype="h3">35조 원보다 중요한 것</h3> <p contents-hash="7834e1841c9597e6c79f77be2184032f2901097c376ff987152722aa3211724b" dmcf-pid="5r5SGmB3Dn" dmcf-ptype="general">2026년 정부 R&D 예산은 35조 5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9.9%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에너지와 탄소중립도 주요 투자분야로 제시됐다. 그러나 국가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총액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35조 원을 쓰면서 미래를 잘못 고르는 나라는, 25조 원을 쓰더라도 제대로 고르는 나라에 추월당한다.</p> <p contents-hash="1fc66422b8c324a25ea59f50dac000375ad725af65269239df58a6e8ce5bc792" dmcf-pid="1m1vHsb0Di" dmcf-ptype="general">우리가 고대하는 기후기술은 실증되지 않은 어딘가에 있다. 그것은 처음부터 익숙한 얼굴로 오지 않는다. 기존 전문가의 눈에 낯설고,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이며, 때로는 학문의 경계 밖에 서 있다. 그것을 과거의 명성과 익숙한 관계로 걸러낸다면 국가는 미래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되풀이해 지원하는 셈이다.</p> <p contents-hash="3c6fd0257cc046be6dc16bfed10de2223f914d9597707f52e48955aba0023f0b" dmcf-pid="tstTXOKpsJ" dmcf-ptype="general">2004년 국가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한 젊은 연구자의 생각에 투자했다. 국가 연구개발이 해야 할 일은 어쩌면 그렇게 단순하다. 이미 유명한 사람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유명하지 않은 생각 속에서 미래를 알아보는 것이다.</p> <p contents-hash="500e1087b43da20049790bcb3285c80ca17ae222aa149b3c1953c63e41de4c38" dmcf-pid="FOFyZI9UDd" dmcf-ptype="general">글 / 정석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5bb3f9ec1bc6c606a10fc931c6b20826f7bc7a7c879bcdbf591893b1c7d51a7" dmcf-pid="3I3W5C2uE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전남대학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8/24/itdonga/20260824143011093czco.jpg" data-org-width="900" dmcf-mid="9EUHFS4qI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4/itdonga/20260824143011093czco.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전남대학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f0d4cf4e7992f741471d2a41496d35f148e923ca6392694848570c1b74517286" dmcf-pid="0C0Y1hV7IR" dmcf-ptype="general">정석희 박사는 전남대학교 교수이자 에페트솔루션(EFET Solutions) 창업자 겸 CEO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 기반 그린 하·폐수처리 및 에너지 전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가 장학 지원을 받아 해당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3년 연속 스탠퍼드대학교 ‘세계 상위 2% 과학자’ 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기후·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환경보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다.</p> <p contents-hash="0bbf31c0084a37d34e9b9742020bb4cdf843e5e022e933f0ceb49975fd287443" dmcf-pid="phpGtlfzwM" dmcf-ptype="general">정리 /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p> <p contents-hash="a8b567ab801c66054c0eec4729fa5c8758bfdebc20d8df4255d4fe45ab7ed404" dmcf-pid="UlUHFS4qsx" dmcf-ptype="general">※본 콘텐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p> <p contents-hash="8ab57035ecf8f16ff26b15902291b7f4726ab63387addc5f8a2190070856b412" dmcf-pid="uSuX3v8BrQ" dmcf-ptype="general">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span>it.donga.com</span>)</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1위 탈환 전망 08-24 다음 “버려지는 에너지 줍는다”…GIST,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센터 개소 08-2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