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2시간마다 깼다" 강행군 김효주의 청라 6언더파, 그래서 더 대단했다 작성일 07-03 29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미네소타 메이저 마치고 화요일 귀국, 시차 속 롯데오픈 첫날 공동 2위<br>* "샷 내용은 50%도 안 되지만 스코어는 80% 만족"<br>* 다음은 에비앙 메이저, 롯데가 말한 '사람에 대한 존중'도 시험대</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1_20260703094510597.png" alt="" /><em class="img_desc">미국 LPGA투어에서 뛰다가 귀국한 김효주는 연습라운드도 없이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롯데오픈에 출전한 뒤 바로 에비앙 챔피언십을 위해 출국하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KLPGA 제공</em></span></div><br><br>김효주(31·롯데)의 강행군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마친 뒤 6월 30일 오후 6시경 한국에 들어왔고, 이틀 뒤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티잉 구역에 섰습니다. 몸은 여전히 미국 시간에 가까웠지만, 스코어카드는 한국 무대에서 곧바로 반응했습니다.<br><br> 김효주는 2일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 공동 2위로 출발했습니다. 단순한 상위권 출발이 아니었습니다. 장거리 비행, 시차 적응, 메인 스폰서 대회라는 부담을 안고 만든 6언더파였습니다.<br><br> 경기 뒤 김효주의 말은 스코어카드보다 더 생생했습니다. 그는 "강행군인 것은 맞다. 화요일 오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시차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2시간마다 깨기도 했다.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났다"라고 했습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라며 "쉴 수 있을 때 최대한 잘 쉬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br><br> 그러니 이날 6언더파는 편안한 컨디션에서 나온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잠은 토막 났고, 회복 시간은 짧았습니다. 몸은 아직 이동의 피로를 털어내지 못했지만, 김효주는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것이 세계 정상급 선수의 버티는 힘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2_20260703094510683.png" alt="" /><em class="img_desc">롯데오픈 1라운드 종료 후 인터뷰하는 김효주. KLPGA 제공</em></span></div><br><br>흥미로운 것은 김효주가 자신의 경기 내용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사실 지난주부터 샷감이 아주 좋지 않아서 걱정했다"라고했습니다. 전날 연습도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짧고 굵게" 감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전반에는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해 "오늘은 3언더파 정도면 만족하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샷과 퍼트가 맞아떨어지면서 만족스러운 스코어로 마무리했습니다.<br><br> 김효주는 경기 내용을 냉정하게 봤습니다. "샷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플레이 내용 자체는 50%도 안 될 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결국 골프는 스코어가 결과물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성적 면에서는 80% 정도 만족한다"라고 했습니다.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고 샷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의미입니다.<br><br> 기술적으로는 드로우 구질을 되찾는 과정이었습니다. 김효주는 "계속 드로우 구질을 만들기 위해 연습을 했다"라고 했습니다. 시즌 초에는 마음에 드는 샷이 많았지만, US여자오픈 무렵부터 공이 오른쪽으로 출발한 뒤 계속 오른쪽으로 밀리는 페이드성 구질이 자주 나왔다고 했습니다. 하와이 전지훈련 때부터 다듬어 온 샷이었고, 전날 짧은 점검이 이날 도움이 됐습니다.<br><br> 이 대회가 더 특별한 이유는 롯데오픈이 김효주의 메인 스폰서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선수에게 스폰서 대회는 단순한 출전 일정이 아닙니다. 팬과 만나는 자리이자, 후원사와의 신뢰를 확인하는 무대입니다. 김효주도 "스폰서 대회라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첫날이 끝난 뒤부터는 평정심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선수로서 목표는 항상 똑같이 우승"이라면서도 "우승이라는 결과를 너무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샷을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습니다.<br><br> 그 의미는 짧지 않은 인연에서 나옵니다. 김효주는 세계 랭킹 3위 선수입니다. 동시에 2012년 프로 데뷔 때부터 롯데 로고를 달고 뛴, 올해로 15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롯데 골프단의 상징 같은 선수입니다. 스폰서 대회 출전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 함께한 신뢰가 있기에 선수는 힘든 몸으로도 청라에 섰습니다. 그렇다면 그 신뢰는 출전 요구에서만 확인될 일이 아닙니다. 회복과 배려, 보호의 방식으로도 드러나야 합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3_20260703094510776.png" alt="" /><em class="img_desc">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김효주에게 보낸 축하 카드. 김효주 SNS</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4_20260703094510831.png" alt="" /><em class="img_desc">프로야구 롯데 경기를 지켜보는 신동빈 회장.</em></span></div><br><br>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김효주에게 보낸 축하 카드도 다시 떠오릅니다. 김효주는 지난 3월 포티넷 파운더스컵 우승 뒤 신 회장에게 받은 카드를 SNS에 공개했습니다. 신 회장은 카드에서 "이번 시즌 첫 우승이자 롯데 골프단의 첫 번째 쾌거라 더욱 뜻깊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김효주 프로의 꾸준함과 도전 정신은 언제나 선수단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라며 "남은 대회에서도 지금처럼 좋은 흐름으로 건강하게 시즌을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적었습니다.<br><br> 여기서 이번 롯데오픈의 진짜 관전 포인트가 나옵니다. 김효주는 우승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주변이 봐야 할 것은 우승만이 아닙니다. 그의 몸입니다. 얼마나 낮은 타수를 치느냐 못지않게, 남은 사흘을 어떻게 회복하며 버티느냐가 중요합니다. 롯데오픈 4라운드 종료 후 5일 밤이면 김효주는 다시 프랑스로 향해야 합니다. 곧바로 에비앙 챔피언십이 기다립니다. 메이저와 메이저 사이에 국내 스폰서 대회를 끼워 넣은 일정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5_20260703094510878.png" alt="" /><em class="img_desc">김효주의 강행군 일정.</em></span></div><br><br>김효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롯데 소속으로 미국 무대에서 뛰는 황유민도 첫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김효주와 같은 6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최혜진은 1언더파 71타로 중위권에서 출발했습니다. 스코어는 달랐지만 세 선수 모두 메이저 대회와 국내 스폰서 대회, 다시 에비앙 메이저로 이어지는 비슷한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세계 투어를 뛰는 선수에게 이동은 숙명입니다. 하지만 숙명이라는 말이 모든 피로를 당연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br><br>  스폰서 대회 출전은 프로 스포츠에서 중요한 약속입니다. 기업은 투자하고, 선수는 그 신뢰에 보답합니다. 팬들도 국내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김효주의 출전은 반갑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질문도 남습니다. 스타 선수의 출전이 대회의 흥행 카드라면, 그 스타의 회복과 보호는 대회의 품격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3/0000013645_006_20260703094510940.png" alt="" /><em class="img_desc">롯데가 후원하는 LPGA투어 삼총사 김효주 최혜진 황유민. </em></span></div><br><br>롯데가 오래 강조해 온 가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공식 미션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이바지한다'입니다. 행동강령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롯데의 중요한 가치'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과거 감정노동 직원 보호를 강조하며 고객만큼 직원의 마음도 살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바 있습니다.<br><br> 그렇다면 그 철학은 골프단 선수에게도 이어져야 합니다. 롯데의 이름을 달고 세계 투어를 뛰는 선수는 기업 이미지의 홍보 수단이기 전에 회복과 보호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스폰서 대회 출전이 중요한 의무라면, 그 의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배려 역시 스폰서의 책임이어야 합니다.<br><br> 김효주는 첫날 성적으로 답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샷감도 완전하지 않았지만 6언더파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조심스럽습니다. 잘 쳤다고 해서 몸이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버텼다는 것과 무리가 없다는 것은 다릅니다.<br><br> 청라의 첫날은 김효주의 클래스를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동시에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적인 선수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묻는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김효주의 남은 승부는 샷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회복을 시키며 클래스를 이어가는 싸움입니다. 롯데가 말해 온 '사람에 대한 존중'이 가장 빛나야 할 곳도 바로 이런 순간입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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