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짧은 바지, 바꿔 신은 신발…개성 만점 권순우의 윔블던 2회전 진출 작성일 06-30 24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예선 3연승 이어 본선 1회전도 3-0 완승<br>- 윤용일 감독 "군 복무 영향 커…리턴·스트로크 압도"<br>- 주원홍 회장 "몸 상태 좋아지며 자신감 붙었다"<br>- 비트로 유니폼에 휠라 신발, 2회전 진출 상금 2억6000만 원</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30/0000013621_001_20260630141511762.png" alt="" /><em class="img_desc">윔블던에서 단식 2회전 진출에 성공한 권순우. 권순우 SNS</em></span></div><br><br>윔블던은 잔디코트만 까다로운 대회가 아닙니다. 복장도 까다롭습니다. 올잉글랜드클럽의 오랜 전통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 때 흰색 의류를 입어야 합니다. 개성을 드러낼 공간이 크지 않은 무대입니다.<br><br>  그 흰색 속에서 권순우(28)는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화려한 색깔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몸에 붙는 짧은 바지 때문이었습니다. 권순우는 평소에도 짧고 밀착되는 바지를 선호합니다. 움직임을 방해받지 않고, 다리 사용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br><br>  사실 짧은 바지가 윔블던에서 낯선 장면만은 아닙니다. 비외른 보리와 존 매켄로가 뛰던 1970~80년대 남자 테니스에서는 짧고 몸에 붙는 쇼츠가 표준에 가까웠습니다. 흐름이 바뀐 건 1990년대 이후였습니다. 농구에서 마이클 조던과 미시간대 '팹 파이브'를 거치며 무릎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반바지가 젊은 세대의 유행이 됐고, 그 영향은 테니스와 스트리트 패션으로도 번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권순우의 바지는 낯선 파격이라기보다, 한때 테니스 코트를 지배했던 짧은 쇼츠의 귀환에 가까웠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30/0000013621_002_20260630141511843.png" alt="" /><em class="img_desc">존 매켄로, 지미 코너스가 1977년 윔블던 경기 모습. 권순우가 선호하는 반바지와 유사한 형태다. </em></span></div><br><br>경기 내용은 흠잡을 데가 많지 않았습니다. 세계 랭킹 208위 권순우는 30일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스페인의 마르틴 란달루세(60위)를 3-0(6-4, 6-3, 6-3)으로 눌렀습니다. 예선 3연승으로 본선에 오른 흐름을 첫 경기까지 이어갔습니다. 1회전 승리로 2회전 진출 상금 12만6000파운드(약 2억6000만 원)를 확보했습니다.<br><br>  윤용일 대한테니스협회 미래 국가대표 전임감독은 "1회전은 거의 완벽했다고 보입니다. 리턴이 워낙 좋았고 스트로크 싸움에서도 압도하네요"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군대 가서 몸이 좋아진 데 따른 자신감이 커진 것 같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바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br><br>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도 권순우의 몸 상태에 주목했습니다. 주 회장은 "권순우가 군 복무를 하면서 몸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최상의 컨디션에 따른 자신감이 플레이에서 느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주 회장은 경기 후 권순우와 코치를 초청해 식사를 같이 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30/0000013621_003_20260630141511924.png" alt="" /><em class="img_desc">말년 병장 권순우가 윔블던 승리 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em></span></div><br><br>국군체육부대 소속인 권순우는 후원 브랜드 비트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다만 신발은 달랐습니다. 원래는 비트로 신발을 신으려 했지만, 착용 과정에서 발에 통증을 느꼈고, 결국 입대 전 후원사였던 휠라 제품을 선택했습니다.<br><br>  휠라 관계자는 "원래 신발도 비트로를 신으려 했는데, 아파서 저희 신발을 신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비트로의 잔디 코트용 모델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권순우에게 더 중요한 건 브랜드보다 발 상태였습니다. 잔디코트에서는 첫 스텝이 늦어지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집니다. 말년 병장은 멋보다 실리를 택했고, 그 선택은 1회전 완승으로 이어졌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30/0000013621_004_20260630141511960.png" alt="" /><em class="img_desc">잔디 코트 전용 테니스화. </em></span></div><br><br>잔디 코트용 테니스화는 미끄러운 천연 잔디 위에서 필수적인 접지력을 제공하기 위해 바닥(아웃솔) 전체가 작은 돌기(Nubs/Pimples)로 덮여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돌기들은 미끄러짐을 방지하면서도 민감한 잔디를 파헤치지 않도록 평평하고 미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br><br>  2회전 상대는 미국의 토미 폴(25위)입니다. 폴은 1회전에서 알렉상드르 뮐러를 3-0(6-1, 6-2, 6-1)으로 꺾고 올라왔습니다. 권순우에게는 더 높은 벽입니다. 그래도 이번 윔블던 1회전은 단순한 복귀전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br><br>  흰색 유니폼, 짧은 바지, 바꿔 신은 신발, 군 복무 뒤 달라진 몸 상태, 그리고 적지 않은 상금까지. 사소해 보이는 장면들이 모여 지금의 권순우를 설명했습니다. 군 생활 끝자락에서 그는 다시 투어 선수의 속도로 뛰기 시작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300승 눈앞’ 경정 김민준, 노력으로 쓴 전설…‘꾸준함’으로 더 큰 역사 쓴다 06-30 다음 AI가 화재·홍수 연쇄재난 예측한다…정부, 복합재난 플랫폼 착수 06-3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