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12. 과학은 왜 "100퍼센트 안전하다"고 말하지 못하는가 작성일 06-15 4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XwySkkLOw"> <p contents-hash="790f6e760655e59c6c7e8f09cb145f675b126ef77c68d4e2b6a8705691971f75" dmcf-pid="Zzy0tSSrID" dmcf-ptype="general">[IT동아] </p> <p contents-hash="9107b0a8e2e1adfe5938c0394142e2950775fdd50e07b5d8b0b982440a784709" dmcf-pid="5qWpFvvmrE" dmcf-ptype="general">늦은 저녁, 한 가족이 거실에 앉아 있다. 얼마 전부터 단지 앞 도로 아래로 굵은 전력 케이블을 묻는 공사가 한창이다. 근처에 들어설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보내기 위한 특고압 지중선로다. 전선은 땅속에 있어 보이지도,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a6cb3e1590fd9b78a1b3ebc85c73b88a8d91d5546deac0f7a7600d50e72deab" dmcf-pid="1BYU3TTsO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15/itdonga/20260615181803096tftf.jpg" data-org-width="1000" dmcf-mid="GUwySkkLs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5/itdonga/20260615181803096tftf.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b96c3155df7658371941cd3e4434ea3589f0f8eedb7ab8d00659ce83355335f" dmcf-pid="tbGu0yyOEc" dmcf-ptype="general">기후 위기에 맞서 무탄소 에너지의 비중을 키울수록, 멀리서 만든 전기를 도시로 실어 나르는 송전선로는 더 늘어난다. 그러니 이 가족의 사소한 불안은 머지않아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된다. 그런데 이 물음 앞에서 우리는 흔히 답이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위험하거나, 안전하거나. 정작 흥미로운 질문은 따로 있다. 어째서 그토록 오랜 조사를 거치고도 어떤 과학자도 "완전히 안전합니다"라고 시원하게 못 박지 못하는가.</p> <h3 contents-hash="ab12f1d099023ca02ff2169f89ffc11589ff1b5762289b89c417b2c02fd63f60" dmcf-pid="FKH7pWWIsA" dmcf-ptype="h3">'발암 가능 물질'이라는 말의 함정</h3> <p contents-hash="a18bc09da493fe15204243afe7a5f3414b94ad18bd9645c45ed817ed7dc44647" dmcf-pid="39XzUYYCrj" dmcf-ptype="general">불안을 키운 사건이 하나 있다. 2002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극저주파 자기장을 '발암 가능 물질', 이른바 2B군으로 분류한 것이다. '발암'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움츠러든다.</p> <p contents-hash="f139314df942bfc6ca709a220ae4dc2901e582d8314858003b66aed352d1e4a9" dmcf-pid="02ZquGGhDN" dmcf-ptype="general">그런데 이 분류의 속뜻은 일상어가 주는 인상과 사뭇 다르다. 2B군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고 확정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증거가 제한적이어서 발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경우에 붙는 꼬리표에 가깝다. </p> <p contents-hash="7d3478ce35d98cede467f41fba3527d2ea016a279ae44c87f9064e12b0203b81" dmcf-pid="pV5B7HHlma" dmcf-ptype="general">흥미롭게도 같은 2B군에는 절인 채소나 알로에 베라 추출물처럼 우리가 평소 별생각 없이 접하는 것들도 들어 있다. 결국 2B군은 위험이 입증되었다는 판정이 아니라, 제한된 근거와 남은 불확실성을 정직하게 기록해 둔 분류다.</p> <h3 contents-hash="bd2f4f4eaacf3252b38236e007d71099de0412c3e86f6e0539e167ee4a0e2659" dmcf-pid="Uf1bzXXSOg" dmcf-ptype="h3">없음은 증명할 수 없다</h3> <p contents-hash="3b0d6b73dbf4c96f0d5cfaa0aec928b48c263e8be510fce74c9bbd5d5f09aa61" dmcf-pid="uibMPzztwo" dmcf-ptype="general">여기서 과학의 한 가지 본성이 드러난다. 과학은 어떤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증거를 쌓아 보일 수 있지만,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100퍼센트 단언하기는 무척 어렵다. 흔히 '부존재의 증명' 문제라고 부른다. </p> <p contents-hash="bcea77661cdaeec763229a15f0e16aaa090a8468bd7f9c54069593009d78c70b" dmcf-pid="7nKRQqqFmL" dmcf-ptype="general">그래서 과학자가 "송전선로 자기장이 암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아무 일 없을 것"이라는 예언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증거를 다 모아 봐도 인과관계를 확정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정직한 유보일 뿐이다. 실제로 일부 역학 연구에서 희미한 신호가 잡히기도 했지만, 그것을 인과관계라 부르기에는 근거가 모자랐다.</p> <h3 contents-hash="5712a6b50825dc3e2623281f52bd801f4ec42bc5133558159fedbc3484433022" dmcf-pid="zL9exBB3On" dmcf-ptype="h3">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h3> <p contents-hash="af8e11a388c509afd29b8c173ecfb01974eb69d4827f8761368689a278d3bdbc" dmcf-pid="qo2dMbb0wi" dmcf-ptype="general">문제는 이 신중한 태도가 생활공간 바로 옆으로 전선이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정반대로 들린다는 데 있다. "100퍼센트 안전하다고 말도 못 하면서, 우리더러 믿으라는 거냐." 과학자에게는 당연한 절제가, 누군가에게는 불안의 빌미가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과학적 판단과 사회적 수용성 사이에 깊은 골이 팬다.</p> <p contents-hash="722000300cb592ec859f41de5ed9fb6b80aad3e4804af6aee11c79d94aea75c5" dmcf-pid="BgVJRKKpsJ" dmcf-ptype="general">그래서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결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 말은 과학적으로는 옳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무력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갈등의 진짜 무대는 자기장이 몇 밀리가우스냐는 물리량이 아니다. 그 숫자를 건네는 사람과 절차를, 받는 이가 믿을 수 있느냐다. </p> <p contents-hash="0e1b25e76f3751193a370b8eb31b15c71682396ae2d3b59d4cea50b3ad232079" dmcf-pid="bafie99Usd" dmcf-ptype="general">보이지 않는 케이블을 둘러싼 그 가족의 불안은 측정기만으로는 끝내 다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을 지우는 일은 전혀 다른 종류의 공학, 곧 신뢰를 설계하는 일에서 시작된다.</p> <p contents-hash="f261896ff229a71637eaf4216b02cd673994a34549f063d9df7af115d6f5c7dc" dmcf-pid="KN4nd22ure" dmcf-ptype="general">글 / 정석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dddff195151db566fb99efb3ba6e7a6947fc0448cf9957ccb27eb7e328ec2b7" dmcf-pid="9j8LJVV7E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전남대학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15/itdonga/20260615181804342vmxs.jpg" data-org-width="900" dmcf-mid="HHNImooMD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5/itdonga/20260615181804342vmx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전남대학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830e3f23c32ebc02845c39555ab13d3338b9ae65ec2fc493d294d78efa3f66c4" dmcf-pid="2A6oiffzsM" dmcf-ptype="general">정석희 박사는 전남대학교 교수이자 에페트솔루션(EFET Solutions) 창업자 겸 CEO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 기반 그린 하폐수처리 및 에너지 전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가 장학 지원으로 해당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환경 분야에서 3년 연속 스탠포드대 ‘세계 상위 2% 과학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며 기후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p> <p contents-hash="b6edc748a4a2586d8a77f2f056b11fe9e617f60ad6a3f8df8d7076f0e2146261" dmcf-pid="VcPgn44qIx" dmcf-ptype="general">정리 /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p> <p contents-hash="8a677994885930c1657a514e5790667b854759c9a1d07e4d01da7fe5306fbef4" dmcf-pid="f9XzUYYCOQ" dmcf-ptype="general">※본 콘텐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p> <p contents-hash="aae1e0f000c47af3e2e2c3527812d9103895e3002cab074df0db1d1a5310562e" dmcf-pid="42ZquGGhEP" dmcf-ptype="general">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span>it.donga.com</span>)</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름 공개 말아달라" 체육계 덮친 2차 피해 '협박 전화 폭주' 06-15 다음 '방산 센서'에 입힌 K반도체 노하우…美 기업도 뚫었다 06-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