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외롭지 않다 작성일 05-22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영화 <북샵>, 작은 서점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남긴 쓸쓸한 위로</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KHGI6zZvUf"> <p contents-hash="201bc8fd3b202ec7c9c6f937bea11dcebdbed2e172a71bc17f3c6b1cdbd4e186" dmcf-pid="9wDL0Wmj3V" dmcf-ptype="general">[김남정 기자]</p> <div contents-hash="83fe6a7dee1cbda46e76fee7b4b8c4c68e2a2e070cb8cfa1848e7ba8470dd329" dmcf-pid="2rwopYsA02" dmcf-ptype="general"> <span>(*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38c76b7ea5be38b24e07d85a932e3086d6563242acac0c29e2a5b0a07edb27f" dmcf-pid="VmrgUGOcu9"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ohmynews/20260522160308054pwbv.jpg" data-org-width="1080" dmcf-mid="Fe90kJfzU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ohmynews/20260522160308054pwb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영화 <북샵> 포스터</strong> 넷플릭스 영화입니다.</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포스터</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06d270280065d9381c7a744fa2425a2d476680325deb885008e4cefc017a4d4" dmcf-pid="fsmauHIkUK" dmcf-ptype="general"> <span>"그녀가 말하길 책을 읽을 땐 그 안에서 살게 된다고 했다. 표지가 지붕과 벽이 되는 집처럼."</span> </div> <p contents-hash="efe1994ef4f491c69f94aa3c1d1828e7f8ca7fe0f7643f62b7f29d3eab4c899c" dmcf-pid="4OsN7XCEFb" dmcf-ptype="general">영화 <북샵> (2021년 6월)은 첫 내레이션부터 마음을 붙든다. 무언가를 과하게 설명하거나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내 마음 안으로 다가온다. 나는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을 빼고 영화 속 풍경 안으로 들어갔다. 함께 영화를 보던 남편은 몇 번이나 자세를 바꿨다. 아마 "이건 내 취향이 아닌데…"라는 신호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주 오랜만에 정확히 내 취향의 영화를 만나서 좋았다.</p> <p contents-hash="1809779470b1844501d12013d281ca0c3e18bf49320954ca43c884c780046607" dmcf-pid="8IOjzZhD3B" dmcf-ptype="general">1950년대 영국의 작은 해변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남편을 잃고 혼자 살아가던 플로렌스 그린은 낡은 집에 작은 서점을 열기로 결심한다. 남편과 처음 만났던 장소가 런던의 한 서점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이 한 사람의 인생을 끝까지 밀어주는 힘이 된다는 건 얼마나 애틋한 일인가.</p> <p contents-hash="96ae8f6f5769ac72effb81c3ea0e2c5eb3389550f6486ed8aa41b391d8c3018c" dmcf-pid="6CIAq5lwUq" dmcf-ptype="general">플로렌스가 연 '올드 하우스 북샵(The Old House Bookshop)'은 오래된 바닷가 마을 풍경과 잘 어울린다. 그녀가 선택한 공간은 500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었다. 수도 시설도 변변치 않은 오래된 집이다. 하지만 플로렌스는 그곳에 책을 채우고, 사람들의 마음을 들이고 싶어 했다.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좋아하는 책을 사람들에게 권하고, 조용한 공간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삶.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풍경일 것이다.</p> <p contents-hash="f0aacdbc730a41c15b9fcb3c3232ae5b55ce5b081671b1df962c68a082e7c710" dmcf-pid="PhCcB1Sr3z" dmcf-ptype="general">하지만 영화는 곧 현실을 보여준다. 마을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먹고살기 바쁜 현실 속에서 책은 사치처럼 여겨진다. 오직 외딴 저택에 칩거해 사는 에드먼드 브런디시만이 책을 읽는다. 플로렌스는 새로 나온 문학 작품들을 그에게 보내고, 그는 편지로 답한다. 영화 속 두 사람의 교류는 아주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때로 많은 말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p> <p contents-hash="79005f6d84cbf8265fbf71990416fca68901b15858b6baa49b232a796c62b59b" dmcf-pid="Qlhkbtvm07" dmcf-ptype="general">하지만 <북샵>은 단순히 책과 서점의 낭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이 자신의 취향과 신념으로 살아가려 할 때 현실이 얼마나 냉혹해지는지를 보여준다.</p> <p contents-hash="b3e7dd457aae02a5fcfdb0553093c4643232a133c0d54c790d7254bb1da013d2" dmcf-pid="xDEn3yrNFu" dmcf-ptype="general">플로렌스가 서점을 열자 마을의 권력자인 가맛 부인은 불편해한다. 그녀는 그 자리에 문화센터를 세우려 했고, 자신이 가진 영향력과 권력을 이용해 플로렌스를 몰아내기 시작한다. 문화라는 이름을 말하지만 사실은 권력과 이익의 문제였다. 가맛 부인은 사람들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었고, 제도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너무 잘 아는 사람이었다. 대놓고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대신 법과 제도를 이용한다.</p> <p contents-hash="202104f683718f43f9e22d7dc64df247f4c394f489333a5139a61786bc8a1312" dmcf-pid="yqz5axb0uU" dmcf-ptype="general">영화를 보며 가장 서늘했던 건 누군가의 꿈을 무너뜨리는 방식이 너무 현실적이라는 점이었다. 세상은 종종 노골적인 폭력보다 훨씬 점잖은 얼굴로 사람을 무너뜨린다. 상점 법을 들먹이며 어린 크리스틴을 서점에서 내쫓고, 오래된 건물의 소유권 문제를 끌어와 플로렌스를 몰아낸다. 사람들은 대개 권력을 가진 자의 편에 선다. 그게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8a873fb0c83a78e97bf1a785a8f570ae06da86f7f797c97ac83855c51f0373e1" dmcf-pid="WBq1NMKp3p" dmcf-ptype="general">나는 영화를 보며 자꾸 현실의 작은 공간들을 떠올렸다. 어렵게 문을 열었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독립서점들, 자신만의 취향과 신념으로 공간을 꾸려 자기만의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작은 서점 하나를 연다는 건 단순히 장사를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나는 이런 삶을 믿는다"라고 말하는 일에 가깝다.</p> <div contents-hash="354520fcfc153a57f692805637f19f08cad65e5961551fc2580829029b2f30cd" dmcf-pid="YbBtjR9UU0" dmcf-ptype="general"> 하지만 현실에서 취향과 신념은 생각보다 실현되기 어렵다. 자본과 권력의 논리는 언제나 더 크고 강하다. 요즘 동네 상가에서 하나둘 사라지는 작은 가게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 플로렌스의 서점이 떠오른다. 그래서 영화 <북샵>은 더 슬프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dbbbdc2a0ebb2bd0f166cd00e1c66f2bac65e5d6d8d744371bc8a5e0046da34f" dmcf-pid="GKbFAe2uU3"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ohmynews/20260522160309379yuzw.jpg" data-org-width="1280" dmcf-mid="b5ZlxbtWU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ohmynews/20260522160309379yuz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영화 장면들</strong> 기억에 남은 장면들입니다.</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ef06442127923d3fa120258dc25ef3365a472585e9665359dc069b05bd31863" dmcf-pid="H9K3cdV7zF" dmcf-ptype="general"> 플로렌스는 결국 서점을 지켜내지 못한다. 그녀는 마을을 떠난다. 영화는 그 실패를 통쾌하게 뒤집지 않는다. 정의가 승리하는 장면도, 악인이 벌을 받는 결말도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던 일들, 진심이면 통할 줄 알았던 순간들이 현실 앞에서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경험.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겪는다. 영화는 바로 그 씁쓸한 감정을 조용히 건드린다. 그런데 영화는 끝내 절망만 남기지 않는다. </div> <p contents-hash="6f13e9f93f436fd26c01b8664200876cadbb1dcd7928b77303b4728a593f16e0" dmcf-pid="X290kJfz3t" dmcf-ptype="general">그 이유는 어린 소녀 크리스틴 때문이다. 처음에는 똑똑하고 당찬 아이처럼 보였던 크리스틴은 시간이 갈수록 플로렌스의 신념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된다. 어른들이 침묵하고 외면할 때 아이는 오히려 진실을 똑바로 바라본다.</p> <p contents-hash="359fd474f12a01a084767e5bd8f246c62d79f781358023476a14760acd1d7a6b" dmcf-pid="ZV2pEi4q01" dmcf-ptype="general">플로렌스가 마을을 떠난 뒤 크리스틴은 서점에 불을 지른다. 나는 그 장면에서 적지 않게 놀랐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파괴라기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방식의 저항처럼 느껴졌다. 어른들의 위선과 욕망, 권력에 대한 조용한 분노였을 것이다. 자기밖에 모를 것 같고 철없어 보이던 아이가 사실은 가장 의리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 그래서 나는 크리스틴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p> <p contents-hash="0bf2369fbdf65dbb6cb84e231b300a78dab482853d887ab5f1dc580a9ffb90bf" dmcf-pid="5fVUDn8Bp5" dmcf-ptype="general">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플로렌스의 신념이 결국 크리스틴에게 남았다는 점이다. 사람의 신념은 당장 눈앞에서 실패하는 것처럼 보여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옮겨갈 뿐이다. 시간이 흐른 뒤 어른이 된 크리스틴은 서점을 운영하며 이렇게 말한다.</p> <p contents-hash="125bac94bb03f6a2ed423a813780296a622a7e2ced7118af2feadbcc8cedf4cf" dmcf-pid="14fuwL6buZ" dmcf-ptype="general"><span>"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뤘지만 그들이 낚아채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가슴속 깊이 간직한 것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었다. 바로 그녀의 용기였다."</span></p> <p contents-hash="880bec3f3b30bdef89abf4f6e604d0cb3d1a2e7170be2dc61ae1574f2a9d0307" dmcf-pid="t847roPKzX" dmcf-ptype="general">그 대사를 듣는 순간 마음이 오래 먹먹했다. 플로렌스는 서점을 잃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남겼다. 한 아이의 마음속에 끝내 지워지지 않을 용기와 신념을 심어주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플로렌스의 말이 계속 떠올랐다.</p> <p contents-hash="c37acaded93c5e83fd9e4725b4c53d71058629c40b2092c5e9d994c6c95bacef" dmcf-pid="Ft1vR93GzH" dmcf-ptype="general"><span>"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결코 외롭지 않다."</span></p> <p contents-hash="d3edea61fff56f35a415c94335805f165ee33f19f6442ae39dbc1be8b610d54a" dmcf-pid="3FtTe20HzG" dmcf-ptype="general">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동네 서점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오늘도 작은 책방 주인을 꿈꾼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진열하고, 누군가에게 한 권의 책을 권한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소리, 잠시 머물다 가도 괜찮은 공간. 그런 장소는 사람에게 안정과 위안을 준다.</p> <p contents-hash="6aea7793a7de23faf1ce2d205c07e67e7d5e23a346a06c1470a9c565ec0cf34f" dmcf-pid="03FydVpXuY" dmcf-ptype="general">그래서 <북샵>은 아름다운 영화인 동시에 너무 현실적인 영화다. 꿈을 꾸는 일이 얼마나 귀한지, 그리고 그 꿈을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외로운지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도 누군가는 작은 서점의 불을 켜고 있을 것이다. 영화 <북샵>은 그 무모하고 다정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가장 쓸쓸한 응원처럼 오래 마음에 남는다.</p> <p contents-hash="8585285814e75cba4e5ccc2d3a6ab170fbb1f6f23e872e125879abf6dc03017a" dmcf-pid="p03WJfUZpW"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세개의 시선’ 한국인 좌식 습관의 충격 진실 05-22 다음 임영웅, 또 '임영웅' 해버렸다…같이 놀이공원 나들이 가고 싶은 남자 트로트 가수 1위 [TEN차트] 05-2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