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도 달렸다…팔레스타인 마라톤 “장벽과 검문소를 넘어” 작성일 05-10 31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10/0001114405_001_20260510061511418.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9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도심과 분리장벽 인근 코스를 달리고 있다. AP</em></span><br><br>전쟁의 그림자 속에서도 달리기는 멈추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열린 마라톤은 기록 경쟁이 아니라 생존과 단합, 그리고 존재를 증명하는 무대가 됐다.<br><br>팔레스타인 마라톤이 지난 9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베들레헴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되며 이전 어느 때보다 강한 상징성을 띠었다고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가 전했다.<br><br>대회는 이날 오전 6시 베들레헴 중심부에 있는 예수탄생교회 앞에서 출발했다. 출발지인 매니저 광장에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해외 참가자 수천명이 모였다. 출발선 곳곳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전통 스카프인 케피예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br><br>올해 대회는 베들레헴 현장 레이스와 함께 가자지구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인근 와디 가자 다리에서 시작해 북쪽 해안도로를 따라 5㎞ 레이스가 펼쳐졌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으로 중단됐던 가자 지역 마라톤이 2년 만에 다시 재개된 것이다. 대회 조직위원장 이티달 압둘 가니는 이번 대회의 메시지를 ‘조국의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된 땅에서 같은 날 동시에 달리는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의 연결성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 것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10/0001114405_002_20260510061511519.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인근 해안도로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마라톤 2㎞ 코스에 출전한 절단 장애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서 있다. AP</em></span><br><br>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참가자는 전 세계적으로 1만3000명을 넘었다. 가자지구 참가자가 2523명, 해외 참가자는 75개국 약 1000명에 달했다. 지난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세계 각국에서 열린 온라인 가상 마라톤에도 88개국 5000명 이상이 참여했다.<br><br>대회는 풀코스(42.195㎞), 하프코스(21㎞), 10㎞,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5㎞ 코스로 나뉘어 열렸다. 전문 선수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함께 뛰며 공동체 축제의 성격을 더했다.<br><br>특히 가자지구에서는 절단 장애를 가진 참가자들이 목발에 의지해 2㎞ 코스를 완주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알자지라는 “전쟁이 남긴 상처를 안고도 삶을 이어가는 팔레스타인 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순간”이라고 전했다.<br><br>베들레헴 코스는 팔레스타인 마라톤만의 특수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검문소와 분리장벽 사이를 지나 달려야 했다. 장벽에는 장기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를 지지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참가자들은 그 벽을 따라 달리며 연대의 의미를 되새겼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6/05/10/0001114405_003_20260510061511628.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9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마라톤 참가자들이 이스라엘 분리장벽 옆 코스를 지나 달리고 있다. AP</em></span><br><br>이 대회는 2013년 처음 시작됐다.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이스라엘 점령 아래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팔레스타인인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후 매년 이어지며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알리는 대표 스포츠 행사로 자리 잡았다.<br><br>올해 대회 역시 전쟁의 현실 속에서 열렸다.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1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만1000명 이상이 다쳤다. 가자지구에서는 7만2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마라톤은 올해도 기록보다 메시지가 앞선 대회였다”며 “검문소와 장벽, 폐허와 상처를 지나 달린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스포츠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저항과 연대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패션도 AI 없인 못 산다…'기술 격차' 막으려 정부·협회 나섰다 05-10 다음 ◇내일의 경기(11일) 05-1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