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서 공존으로: 한국기원과 구글 딥마인드의 두 번째 만남 [세계바둑산책] ③ 작성일 04-29 8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4/2026/04/29/0005515230_001_20260429153112351.jpg" alt="" /></span> <br><br>[파이낸셜뉴스] 2016년, 한국기원과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만남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승부'였다. 구글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2010년부터 연구를 이어왔고, 인간은 오랜 세월 전략 게임인 바둑을 통해 사고의 깊이를 축적해 왔다. <br> <br>당시만 해도 바둑의 변화무쌍함과 '두터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중시하는 개념 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고, 컴퓨터가 이를 따라올 수 없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승부'를 제안했고, 한국기원은 그 한 축으로서 대등한 위치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br> <br>데미스 하사비스는 다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한 인물이다. 13세에 체스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따라 인공지능 연구자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리고 자신의 기술을 실증할 대상으로 6억 명이 즐기는 체스가 아니라 약 4천만 명이 두는 바둑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이었다. <br> <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4/2026/04/29/0005515230_002_20260429153112376.jpg" alt="" /></span> <br>한국기원 소속 약 400명의 프로기사 가운데 당시 최정상에 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AlphaGo)의 대결은 인간의 예상을 뒤엎었다. 4승 1패라는 결과로 인공지능이 승리했고, 이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차원적 사고 영역에 도달했음을 보여준 '실증'이었다. 동시에 이후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br> <br>그러나 이러한 충격 속에서도 인간 바둑의 최정상은 꾸준히 한국기원에서 배출되어 왔다. 박정환이 세계 최강자의 계보를 이었고, 현재는 신진서가 독보적인 1인자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기원이 축적해 온 연구·훈련 시스템과 치열한 내부 경쟁 구조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br> <br>여기에 최근 박정환의 세계 타이틀 복귀까지 더해지며, 한국 바둑은 단일한 1인자를 넘어 두터운 정상급 층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행복한 바둑 한국'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 이후에도 인간 바둑의 정점이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 바둑의 구조적 경쟁력을 상징한다. <br> <br>하사비스는 바둑에서 출발한 인공지능 연구를 생명과학으로 확장했고, 그 결과는 알파폴드(AlphaFold)로 이어졌다. 이는 단백질 구조를 빠르게 예측하는 혁신을 이루며 노벨 화학상으로까지 연결되었고, 바둑이 인공지능 혁신을 검증하는 출발점이자 플랫폼이었음을 입증했다. <br> <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4/2026/04/29/0005515230_003_20260429153112397.jpg" alt="" /></span> <br>그리고 약 10년이 흐른 지금, 그는 전혀 다른 위상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 한국기원과 구글 딥마인드의 만남은 더 이상 '승부'가 아니다. 알파고는 이미 바둑계에서 역할을 마쳤고, 만남의 성격은 경쟁에서 기념과 성찰로 전환되었다. <br> <br>어쩌면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을 인공지능의 실증 무대로 활용한 뒤, 그 무대를 다시 인간에게 돌려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역을 확장하는 도구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br> <br>한편 중국위기협회는 바둑을 마인드 스포츠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바둑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에 비해 한국기원은 글로벌 대회 구조의 확립, 저변 확대, 산업화 측면에서 여전히 체스와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br> <br>더 나아가 올해 한국이 세계바둑연맹 의장직을 맡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점이다. 이는 단순한 직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기원이 세계 바둑 질서의 방향을 설계하고 조율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 이후 재편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기원은 기술·교육·대회 구조를 아우르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기회를 맞고 있다. <br> <br>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바둑은 교육적 가치가 크다. 한국기원은 울산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바둑을 정규 교육 과정에 도입하며 융합형 인재 교육의 새로운 출발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다수의 프로기사 군단을 보유한 한국기원은 세계 바둑계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br> <br>알파고의 창시자 하사비스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 바둑의 현재와 미래는 다시 한 번 세계와 연결되고 있다. 특히 제1인자 신진서를 중심으로 한 한국 프로기사 군단은 세계 팬들과 직접 호흡하며, 경쟁을 넘어 공존의 시대로 나아가는 바둑의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br> <br>이제 한국기원과 그 소속 프로기사들에게는 세계 무대에서의 도전과 동시에, 바둑의 가치를 확장하고 보급해야 할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고 있다. <br> <br>/최채우 한국기원 이사 <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4/2026/04/29/0005515230_004_20260429153112413.jpg" alt="" /></span> 관련자료 이전 시속 370km 질주 중 '충돌 참사'...그로장, 새와 충돌→헬멧에 혈흔까지 04-29 다음 한국마사회, 내부통제위원회 개최…"AI 활용한 시스템 구축" 04-2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