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9. 안보의 현실 앞에 멈춘 이상의 시간표 작성일 04-28 2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Fv6aJSrOt"> <p contents-hash="510ebacf77213fbee99bed079d947846d3ba7cef8b7794064a4177841a31e61e" dmcf-pid="53TPNivmD1" dmcf-ptype="general">[IT동아]</p> <h3 contents-hash="e89871710cc574afb6ed0358e3da1eb79554075858a8a794a8c64eb8400515aa" dmcf-pid="10yQjnTsE5" dmcf-ptype="h3">독일이 끄지 못했던 스위치</h3> <p contents-hash="bc029a83ada870d6a96e75b123ec3cff23fdf41bc8a5ae71af8597a0b54f6ac9" dmcf-pid="tpWxALyOmZ" dmcf-ptype="general">2023년 4월 15일, 독일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원자력발전소 세 기의 가동을 끝냈다. 이 장면은 흔히 "독일이 마침내 탈원전을 완성한 날"로 기록된다. 그러나 이 장면에는 잘 이야기되지 않는 사실이 있다. 그 마지막 세 기는 본래 2022년 말에 폐쇄될 예정이었다. 폐쇄 시점을 미룬 이유는 그해 겨울 전력 부족의 두려움이었다.</p> <p contents-hash="e38756e80fbfd3b2053789ccf1637358991173bb2075849c412456da4dd5fb82" dmcf-pid="FUYMcoWIEX" dmcf-ptype="general">이 사건은 독일이 30년간 다듬어 온 에너지 시간표의 어디에 균열이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환경적으로 가장 옳다고 믿어 온 일정표가, 에너지 안보라는 현실 앞에서 처음으로 멈칫거린 순간이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c52af5d905393852fd73a5d1a6ce53b0d2ede1b12d530bb57f745d4e6eb503bd" dmcf-pid="3uGRkgYCEH"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8/itdonga/20260428174807384nzmw.jpg" data-org-width="1000" dmcf-mid="GcVOZy2ur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8/itdonga/20260428174807384nzmw.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figcaption> </figure> <h3 contents-hash="56ffbcc3f3d444bfd75a514497592237eeabdfb22a8f195e3dbd06bf05100ec8" dmcf-pid="07HeEaGhrG" dmcf-ptype="h3">재생에너지로 가는 다리</h3> <p contents-hash="617ca9152470687fb65dab8c235d2f7c5a07420977dd5ea8113d968ec55b7744" dmcf-pid="pYmbe6rNEY" dmcf-ptype="general">독일이 추진해 온 에너지 전환, 즉 에네르기벤데는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원전과 석탄을 줄이고, 그 사이를 천연가스가 잠시 메운다’는 정책이다. 이 구상의 핵심에 늘 등장한 단어가 '다리'였다. 천연가스가 바로 재생에너지 시대로 건너가기 위한 임시 다리라는 것이다. 구상은 합리적이었다. 다만 한 가지를 묻지 않은 채 출발했다. 다리의 한쪽 끝을 누가 쥐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p> <p contents-hash="bbc72bad9f2f9cab7905bb6a8b0874f1d9c0fc7f3be9ace7759fba7c4062ccba" dmcf-pid="UGsKdPmjmW" dmcf-ptype="general">우크라이나 전쟁 직전까지 독일이 들여오는 가스의 절반 이상이 러시아에서 왔다. 가정 난방, 화학산업의 원료, 철강과 유리의 고온 열원이 모두 같은 파이프에 연결돼 있었다. 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독일은 이 에너지 의존을 '상업적 거래'라고 설명했다. 다리는 양쪽 끝이 모두 안전할 때 비로소 기능한다. 한쪽 끝을 상대방이 쥐고 있다면, 그건 다리가 아니라 인질에 가깝다. 2022년 2월 24일 새벽,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 가스를 멈출 수 있는 손이 베를린이 아니라 모스크바에 있다는 사실이 비로소 드러났다.</p> <h3 contents-hash="1c3af5f2b139c436fa6e3c3bd2cd0faea2650abeeac2c7054b7e8d4fa4a633c8" dmcf-pid="uHO9JQsAsy" dmcf-ptype="h3">머뭇거린 시간</h3> <p contents-hash="38c5c9bb96ab37eb6ea4b1b6beec78064e22f1d739c9467d0cebec86280336ac" dmcf-pid="7XI2ixOcET" dmcf-ptype="general">이후 몇 달은 독일 에너지 정책이 자기 자신과 협상하는 과정이었다. 2022년 초여름부터 러시아 가스 공급량은 계단처럼 줄어들었고, 그해 9월 노르트스트림 1의 공급은 무기한 중단됐다. 곧이어 두 가스관이 해저에서 폭발로 크게 손상되며 파이프라인 시대 자체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p> <p contents-hash="bdd8d18cd186c4336afc36daf8f638bfe88a169945ddc1e284233015f736e74a" dmcf-pid="zZCVnMIkrv" dmcf-ptype="general">전쟁 전까지 독일에는 자체 LNG 수입 터미널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해 12월, 빌헬름스하펜에 부유식 터미널이 급히 설치됐다. 폐쇄가 예정됐던 석탄발전소들이 다시 불려 나왔고, 원전 세 기의 수명은 이듬해 봄까지 연장됐다. 어제까지 ‘이념적으로 가장 옳다’고 여겼던 일정표가, 오늘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 앞에서 하나씩 다시 짜여 갔다.</p> <p contents-hash="d04ae05445676730db6a32f3b0cd24da878489b56266f3eb80286d38128697ba" dmcf-pid="q5hfLRCEsS" dmcf-ptype="general">이 사건은 에너지 정책의 세 축인 안보, 비용, 환경 가운데 환경에만 집중했을 때, 나머지 둘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독일이 과소평가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길의 위험과 비용이었다.</p> <h3 contents-hash="48d193f3fd85dc13edbfa042a676ffc51920f1cb6e2fe8b2737b1c6c0219ebb3" dmcf-pid="B1l4oehDsl" dmcf-ptype="h3">청구서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h3> <p contents-hash="664f0c7f625d5e87d86786ffa695163c316356738973bf3236d861d295c5f0f2" dmcf-pid="btS8gdlwrh" dmcf-ptype="general">독일 이야기를 남의 일로 두기에, 한국의 조건은 너무 비슷하다. 동시에 결정적으로 다른 점도 있다. 한국 역시 제조업이 경제의 척추를 이루는 나라이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철강과 석유화학과 배터리처럼 전력과 열에 민감한 산업이 그 위를 지나간다. 반면에 독일에는 위기의 순간 전기를 빌려올 수 있는 이웃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력망은 사실상 어떤 이웃과도 연결돼 있지 않다. 국제기구가 한국 에너지 시스템을 묘사할 때 '에너지 섬'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p> <p contents-hash="a30048dc9c4e387cd395abfe794ba7749c564acc3defc46307068626647d3eba" dmcf-pid="KFv6aJSrsC" dmcf-ptype="general">이처럼 한국은 에너지 트릴레마*를 더 좁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재생이냐 원전이냐' 같은 양자택일은 아닐 것이다. 더 정확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p> <p contents-hash="4f65ee4456f70668d17f0e5278a65b779668b6ec86f9aeab5de7acb490abd237" dmcf-pid="9PzkTI71II" dmcf-ptype="general">우리는 어떤 다리를, 어느 방향으로, 어느 속도로 놓고 있는가?</p> <p contents-hash="18e0e9b2f1d9b58b33ee242329802b9eb0b4845c696b87ca4e1177cbdd2c0094" dmcf-pid="2QqEyCztDO" dmcf-ptype="general">그 다리의 반대편 끝은 누구의 손에 들려 있는가?</p> <p contents-hash="fc1b4929ad5b77d97c17bfb440858733cf76b0ff0769cfa0cb7229208b2489b2" dmcf-pid="VxBDWhqFOs" dmcf-ptype="general">그 다리가 끊겼을 때 우리는 어디로 우회할 수 있는가?</p> <p contents-hash="d61c9d3cd4d04f768feebb691baec45d7c4264c1a81040c773de9553fe632da8" dmcf-pid="fMbwYlB3Dm" dmcf-ptype="general">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독일의 숄츠 총리가 '시대전환(Zeitenwende)'을 선언했다. 그것은 21세기의 에너지 수입국, 제조업 강국, '에너지 섬'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독일이 그 청구서를 쓰라리게 받아 든 지금, 한국에는 다행히 대비할 약간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앞으로 대한민국이 받을 청구서의 무게를 결정할 것이다.</p> <p contents-hash="385b646e21e340a9f918f8d51ab7b544fbf9e6729c47e46f3376e828b343d387" dmcf-pid="4RKrGSb0Ir" dmcf-ptype="general">*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는 에너지 안보(Security), 에너지 형평성(Equity), 환경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3가지 상충하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을 의미한다.</p> <p contents-hash="6a6ebee1da9958932c37fa7fb53c7434adedf495f7aa56595096e60c23ea9dde" dmcf-pid="8e9mHvKpsw" dmcf-ptype="general">글 / 정석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0ba06ead7c384ce29e7e5d9cc52b5da6c97b572fc41547f6b8969125b8065783" dmcf-pid="6d2sXT9UE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출처=전남대학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8/itdonga/20260428174808659jcaa.jpg" data-org-width="900" dmcf-mid="XCHeEaGhD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8/itdonga/20260428174808659jca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출처=전남대학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85fd3c77c990c5da7034f194b107a096dacfc67976b852e030ebbed2938667a" dmcf-pid="PJVOZy2uIE" dmcf-ptype="general">정석희 박사는 전남대학교 교수이자 에페트솔루션(EFET Solutions) 창업자 겸 CEO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 기반 그린 하폐수처리 및 에너지 전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가 장학 지원으로 해당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환경 분야에서 3년 연속 스탠포드대 ‘세계 상위 2% 과학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며 기후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p> <p contents-hash="0843d6fc2a3de04061d14e7920d623a49273def381277c6ebacbff40fd394e73" dmcf-pid="QQqEyCztDk" dmcf-ptype="general">정리 /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p> <p contents-hash="d10ca5d786f644cea02e6810f8925d288e46129ed5f1cb73c90b263f97feafbf" dmcf-pid="xxBDWhqFmc" dmcf-ptype="general">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span>it.donga.com</span>)</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재욱·신예은 '닥터 섬보이'로 뭉친다…대본 리딩 현장 공 04-28 다음 굴 발효 추출물이 어린이 키 성장 돕는다 04-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