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시선은 왜 아직도 골프에 머무는가, 이제는 테니스로 옮겨야 할 때 작성일 04-21 24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4/21/0000013065_001_20260421091215442.jpg" alt="" /><em class="img_desc">국내 여자 골프는 여전히 기업의 선호도가 높다. 게티이미지</em></span></div><br><br>COVID-19 이후에 불어 닥친 골프와 테니스 열풍 한때 한국 사회에서 골프는 가장 강력한 스포츠 마케팅의 무대였다. 특히 COVID-19 이후 몇 년 동안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유행이자 사회적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었다. 해외여행이 막히고 실내 활동이 제한되던 시기, 넓은 잔디와 개방된 공간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여기에 세련된 골프웨어, 사진 친화적인 환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적화된 장면들이 더해지면서 2030세대의 대거 유입이 일어났다.<br><br>그러나 유행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골프는 진입은 화려했지만 지속은 어려운 스포츠였다. 라운드, 장비, 의류, 이동, 그리고 시간 비용까지 합치면 일반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최근 언론과 시장 분석에서도 2030세대의 골프 이탈, 골프웨어 수요 감소, 그리고 테니스·러닝 등 다른 운동으로의 이동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br><br>바로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종목이 테니스다. 테니스는 골프보다 훨씬 젊고, 역동적이며, 도시적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내 테니스장과 소규모 연습장이 급증했고, 레슨 문화와 동호인 매칭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 2023년 기준 국내 테니스 인구를 약 60만명, 시장 규모를 약 3천600억원으로 추산한 보도들이 이어졌고, 팬데믹 시기 골프로 몰렸던 2030세대가 테니스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br><br>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하나 있다. 소비자의 관심과 미래 고객의 이동은 분명 테니스 쪽으로 기울어 가는데, 기업의 후원은 여전히 골프 쪽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br><br>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는 2026시즌 기준 31개 대회, 총상금 347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모든 대회의 총상금이 10억원 이상이라는 점까지 확인된다. 이는 한국 기업이 골프에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다. 반면 테니스는 어떠한가? 세계 최고 선수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의 반응은 결코 미미하지 않았다. 올해 1월 인천에서 열린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야닉 시너(이탈리아)의 현대카드 슈퍼매치는 1만명 이상의 관중을 모았다. 또 2025년 데이비스컵 한국-카자흐스탄 경기에서는 3천석 규모의 춘천 송암테니스장 센터코트가 유료 관중으로 가득 찼다는 보도도 나왔다.<br><br>이는 테니스가 '보는 스포츠'로서도 충분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문제는 수요의 부재가 아니라 공급과 투자, 그리고 구조의 부재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4/21/0000013065_002_20260421091215509.png" alt="" /><em class="img_desc">AI 이미지. Gemini</em></span></div><br><br><strong>테니스는 참여와 공유의 스포츠</strong><br>그렇다면 왜 기업은 아직도 골프를 더 선호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골프는 오랫동안 기업 입장에서 "설명하기 쉬운 후원"이었기 때문이다. 대회 후원은 곧 VIP 초청, 프로암(Pro-Am), 거래처 초대, 고객 관리, 네트워킹, 임원 커뮤니티와 바로 연결된다. 기업이 골프 후원을 유지하는 핵심 이유로 프로암과 고객 접점 효과, 그리고 높은 가성비를 지목하고 있다.<br><br>또 금융권이 골프대회에 공을 들이는 이유 역시 고객 관리와 인지도 상승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골프 후원은 스포츠 마케팅이라기보다, 오랫동안 기업의 접대관행과 고객관리의 연장선에서 작동해 온 측면이 크다. 바로 이 지점에서 테니스는 밀려 있다. 테니스는 기업 입장에서 아직까지 '고객 접대의 표준화된 도구'가 아니었고, 예산을 집행하는 의사결정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낯선 종목이었다.<br><br>쉽게 말해, 골프는 현재의 기업 권력 구조와 잘 맞아떨어지는 스포츠이고, 테니스는 미래 소비자 구조와 더 잘 맞는 스포츠다. 지금의 후원 결정이 골프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시장의 미래 때문이라기보다, 의사결정권자의 습관과 경험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4/21/0000013065_003_20260421091215638.jpg" alt="" /><em class="img_desc">올해 1월에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알카라스 vs 시너 경기. 테니스코리아</em></span></div><br><br>그러나 시대는 바뀌고 있다. 이제 기업이 정말 붙잡아야 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오늘의 매출만 놓고 보면 기존의 고소득 중장년 VIP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내일의 브랜드를 만들고 10년 뒤의 충성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면, 결국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젊은 세대를 외면할 수 없다.<br><br>브랜드는 미래 고객과 함께 늙어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테니스는 단순한 스포츠 종목이 아니라, 미래 고객군과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스포츠다.<br><br>테니스가 기업에 주는 가치는 골프와 결이 다르다. 골프가 폐쇄적 네트워킹과 VIP 서비스에 강하다면, 테니스는 공개적 브랜딩과 라이프스타일 확산에 강하다. 골프는 초대받은 사람들의 스포츠이지만, 테니스는 참여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의 스포츠이다. 테니스 코트는 도시 안에 있고, 실내외를 넘나들며, 남녀가 함께 즐기며, 초보자와 중급자가 끊임없이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무엇보다 SNS 친화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예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브랜드 노출 방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골프 후원이 폐쇄된 네트워크 안에서 깊이 작동한다면, 테니스 후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훨씬 넓게 확산될 수 있다.<br><br>또한 기업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골프 후원이 앞으로는 장점만 가진 전략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보도에서 국내 프로암 문화가 VIP 향응이나 접대와 연결되어 비판 받을 수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과 준법경영의 시대에는 이런 문화가 사회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br><br>골프 후원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지만, 기업이 젊은 세대와 사회적 호감도를 중시한다면 후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4/21/0000013065_004_20260421091215693.png" alt="" /></span></div><br><br><strong>기업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테니스의 노력</strong><br>그렇다면 기업의 관심을 어떻게 테니스로 돌릴 수 있을까? 여기에는 단순히 "테니스가 좋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이 움직이려면 테니스가 골프보다 더 도덕적이거나 더 세련된 스포츠라는 감성적 설득이 아니라,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 구조를 보여주어야 한다.<br><br>첫째, 테니스를 미래 고객 확보형 스포츠 마케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골프 후원이 현재 고객의 관리라면, 테니스 후원은 잠재 고객의 선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스포츠 후원은 단지 로고를 붙이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대 포지셔닝을 정하는 일이다. 지금 테니스를 후원하는 기업은 단순히 대회를 돕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할 고객군에게 "우리 브랜드는 당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선점하게 된다.<br><br>둘째, 기업이 후원할 대상을 선수 개인에게만 한정하지 말고 주니어 육성, 지역 아카데미, 학교 연계 프로그램, 생활체육 리그까지 확장해야 한다. 골프는 이미 투어 중심의 구조가 강하지만, 테니스는 아직 생태계를 키워야 하는 단계다. 이 말은 곧 기업에게는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기업이 한 명의 스타를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등학생 유망주부터 국제무대 진출 직전의 청소년 선수들까지 이어지는 육성 사다리를 만든다면, 그것은 단순 후원이 아니라 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투자로 평가 받을 수 있다.<br><br>셋째, 테니스 후원을 대회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넓혀야 한다. 기업이 지금까지 골프에서 얻은 것은 경기장 현장 노출만이 아니었다. 고객 초청, 방송 노출, 커뮤니티 운영, VIP 이벤트 등 다층적인 효과였다. 테니스도 같은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알카라스와 시너의 방한 경기, 데이비스컵 유료 관중 흥행 사례는 이미 "테니스는 콘텐츠가 되면 관중이 모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여기에 선수 인터뷰, 팬미팅, 유소년 클리닉, 브랜드 체험 부스, 디지털 숏폼(Short-form) 콘텐츠를 결합한다면 오히려 골프보다 더 젊고 넓은 파급력을 만들 수 있다.<br><br>넷째,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 많은 스포츠 후원은 "누가 좋아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누가 보느냐, 누가 참여하느냐, 누가 소비하느냐"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임원진의 취향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동을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젊은 소비자가 떠난 골프에 예산을 계속 늘리면서, 젊은 소비자가 모여드는 테니스를 외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전략적 모순이다.<br><br>다섯째, 테니스계도 기업을 탓하기 전에 기업이 사고 싶어 하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선수만 있으면 기업이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절반만 맞다. 기업은 성적 뿐 아니라 스토리, 노출 구조, 팬 데이터, 지역 밀착성, 콘텐츠 확장성을 본다. 따라서 테니스협회와 대회 주최측, 지역자치단체, 미디어, 클럽, 동호인 플랫폼이 함께 묶여 "이 후원은 어디에 노출되고, 어떤 소비자에게 도달하며,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br><br>골프가 오랫동안 강했던 이유는 종목 자체의 우월성보다도, 기업이 이해하기 쉬운 패키지로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테니스 역시 그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4/21/0000013065_005_20260421091215824.jpg" alt="" /><em class="img_desc">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롤랑가로스 경기장. 게티이미지</em></span></div><br><br><strong>테니스가 기업의 미래가 될 수 있다</strong><br>결국 지금 한국 스포츠 후원의 문제는 테니스가 골프보다 덜 매력적이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 문제는 골프는 기업의 현재 문법에 익숙하고, 테니스는 아직 미래의 문법을 설명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br><br>그러나 이미 징후는 충분하다. 테니스는 여전히 젊다. 테니스는 여전히 커질 수 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반응은 뜨거웠고, 국가대항전 현장에는 유료 관중이 들어찼다. 국내 테니스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을 계속 보여 왔다. 이 흐름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한국 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지는 이제 기업의 판단에 달려 있다.<br><br>기업은 더 이상 "지금 누가 골프를 하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누가 브랜드를 선택할 것인가"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라면, 골프는 여전히 유효한 카드일 수 있지만, 테니스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미래의 카드다.<br><br>한국 테니스가 진정으로 도약하려면 세계 상위 랭킹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런 선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장기적인 육성과 안정적인 후원이 있어야 한다. 만약 기업이 미래 세대의 고객을 원하고, 동시에 사회적 가치와 글로벌 이미지를 함께 가져가고 싶다면, 지금이야말로 테니스에 투자할 적기이다. 골프가 기업의 어제였다면, 테니스는 기업의 내일이 될 수 있다.<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피지컬AI 최강국?...데이터·책임·표준 장악해야" 04-21 다음 130회 보스턴 마라톤 새 역사···케냐 코리르 2시간 1분52초 대회신 ‘2연패’ 여자부 로케디도 2연패 04-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