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담아낸 학교 총격 희생자의 방, 오스카상을 품다 작성일 03-17 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540]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텅 빈 모든 방></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GZDZGTu5z1">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H5w5Hy71z5"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72c16f51665bbf288f46225c3b64b43c6c3ac693b56a3d73fd914f777841e59" dmcf-pid="X1r1XWztF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3120sapl.jpg" data-org-width="1200" dmcf-mid="yAoSCmZv33"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3120sap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텅 빈 모든 방>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0fa8ecedfe43b4416e766e741c563a38aeaa946831688ddf8b91ffcb08f47e5" dmcf-pid="ZtmtZYqF3X" dmcf-ptype="general"> <span>*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 </div> <p contents-hash="bcb8c73f3092b4d29ae7a54914926176ffcc867927693b098f277d7cc0dad4c9" dmcf-pid="5FsF5GB3pH" dmcf-ptype="general">01.<br><span>"이 프로젝트로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습니다. 이들이 우리 아이들이었다는 걸요. 당신 아이들이었고 당신 아이들일 수도 있다는걸요."</span></p> <p contents-hash="26b0528579d26763aad4dadd8fdb45e66d45324751d49f5c2c96506baeda7ac4" dmcf-pid="13O31Hb03G" dmcf-ptype="general">미국에서 학교 총격 사건은 더 이상 낯선 소식이 아니다.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언론은 범인의 동기나, 희생자의 수, 정치적 논란과 같은 이슈를 빠르게 전달한다. 총기 규제나 아동 보호 헌법, 수정 헌법과 같은 정치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반복된다. 하지만 산업의 셈법과 어른들의 사정 속에 바뀌고 달라지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사이 쉽게 잊히는 것 또한 있다. 사건이 내포하고 있는 개인의 삶과 기억, 정확히는 희생자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다.</p> <p contents-hash="07c08393785bd403d84521a5fbf371586453f43630c3301cd52ef9efee45fd43" dmcf-pid="t3O31Hb00Y" dmcf-ptype="general">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텅 빈 모든 방>(2025)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된다. CBS 뉴스 특파원 출신의 기자 스티브 하트먼과 사진작가 루 보프가 학교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남긴 방 안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며 추모하는 과정을 담았다. 작품은 이와 관련한 뉴스 에세이를 7년째 하고 있는 하트먼의 뒤를 따라, 마지막으로 남은 세 개의 방, 9살 핼리 스크럭스와 재키 카자레스, 15세 그레이시 뮐버거의 공간을 담아낸다.</p> <p contents-hash="519b63884aebef1d5c230c91beb12e6d01e19c3d756557a411df4aa162ea7c07" dmcf-pid="F0I0tXKp0W" dmcf-ptype="general">02.<br>다큐멘터리의 시작과 함께 스티브 하트먼 기자는 오랫동안 학교 총격 주간이 끝날 때마다 뉴스 에세이를 진행해 왔다고 말한다. 거대한 슬픔 앞에서 무엇이든 긍정적인 메시지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영웅, 또는 한마음이 된 미국에 관해 이야기를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에세이를 너무 많이 반복한 나머지 자기 복제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매번 동일한 대사를 사용해서다. 하지만,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미국 사회가 총격 사건을 잊고 넘어가는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많은 학교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가 학교 총격 사건 보도를 처음으로 맡았던 것은 1997년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 학교 총격 사건은 연 17건에서 132건까지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2.5일에 한 번꼴이다.</p> <p contents-hash="7d788aaf322c50dccc172712b4d67c913b193bc5e36b356d21161d729ed89eb1" dmcf-pid="3pCpFZ9U3y" dmcf-ptype="general">앞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의 출발점은 하트먼이 시작한 프로젝트로, 사진가 루 보프와 함께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교 총격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가족들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그리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 아이들이 사용하던 침실을 촬영했다. 대부분의 경우 방은 사건 이후의 모습 그대로 남겨져 있었고, 부모들은 물건을 치우지 않은 채로 그 방을 통해 아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영화 또한 사건의 경과를 다시 설명하거나, 범죄의 원인을 분석하는 대신 사건 이후 남겨지게 된 아이들의 침실을 바라보는 것이다.</p> <div contents-hash="595790888294e2b9345c3c000bbb3a45047d449e8b5180b93ebe623d00a397b0" dmcf-pid="0UhU352uuT" dmcf-ptype="general"> 이 다큐멘터리가 선택하는 전략은 상당한 절제력을 필요로 한다. 감정적인 부분은 최대한 뒤로 미뤄놓은 채, 그저 카메라를 아이들의 방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는다. 생전에 아이들이 사용했던 물품과 가구, 좋아했던 옷과 인형과 같은 사물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모든 물성은 한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이제는 사라져 버린 하나의 세계를 형성해 낸다.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도 생(生)의 증거처럼 제시되지만, 이 또한 희생자의 모습을 투영하기보다 현재 그 세계가 '비어 있음'을 상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겨진다. 그 반복 속에서 관객은 멈춰버린 방 안의 시간이 두 번 다시 움직일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이 공허함은 단순한 부재가 아니라 중단되어 버린 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bcb51e4b71ede203ee4a2ecf08e81e792f55e1fa142acaf483f99ae23999dfe" dmcf-pid="pulu01V73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4412vovh.jpg" data-org-width="1200" dmcf-mid="WWQDcalwz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4412vov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텅 빈 모든 방>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344efe197cc285d2b302b0b111e9b3ebf21e73cd4951cfe6091a4d48b3c7231" dmcf-pid="U7S7ptfzzS" dmcf-ptype="general"> 03. <br><span>"이런 프로젝트는 처음인 것 같아요.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걸 찍는 건요."</span> </div> <p contents-hash="3840613bc910ec944394467f3f3d0db2a52e65b819371bcb14c87203b130fc49" dmcf-pid="uzvzUF4q0l" dmcf-ptype="general">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총기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바꿔놓는 작업을 하트먼이 하고 있다면, 사진작가인 루 보프는 무엇을 바라봄으로써 그 시선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이 작품이 사진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다큐멘터리라는 점, 피해자의 고통이나 사건 자체의 전말을 자극적으로 전사하지 않는 것을 윤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행위적으로는 그저 방 안에 보관되어 있는 물품을 사진 속에 남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이미지는 단순한 증거나 증언이 아니라 그동안 모두가 바라보지 못한, 들여다보고자 하지 않았던 자리를 선명하게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든다.</p> <p contents-hash="6a37c481ff976aa5786b382dada820af47ca634810cf4062af901fc481b3d9ae" dmcf-pid="7qTqu38B3h" dmcf-ptype="general">그와 관련하여 작품이 담아내는 유일한 사적인 지점이 하나 있다. 매일 아침 '삶의 궤적'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가족과 함께 촬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남겨두는 일에 해당한다. 영화가 직접적인 연결을 시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행위는 미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학교 총격 사건의 피해자 방을 반복해서 들여다보는 것과 닮아 있다.</p> <div contents-hash="37c8c5d7b096de535a035ad0914d7a1b5f210982c01aaf782cba5de38d46f47c" dmcf-pid="zByB706bUC" dmcf-ptype="general"> 시간의 궤적이 y축에 해당한다면, 각각의 방이 모여 형성하는 궤적은 x축이 되는 셈이다. 루 보프는 분명한 어조로 다른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겠지만, 하트먼의 제안이었기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영화의 말미에는 그렇게 촬영된 '삶의 궤적' 속 딸의 모습이 빠른 슬라이드 쇼처럼 지나가는 장면이 놓인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71b05bae5ecedac0033ce75adad80f9d28e16985b04f7b48659a946ba61f5d6" dmcf-pid="qbWbzpPKF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5669kmhv.jpg" data-org-width="1200" dmcf-mid="YU9gnewap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ohmynews/20260317151305669kmh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텅 빈 모든 방>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Netflix</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5a0b96404aad227e2a85fc35759038c96947aad4b032361b863bbf088214095" dmcf-pid="B0I0tXKpzO" dmcf-ptype="general"> 04. <br><span>"저는 학교 총격 사건에서 긍정적인 관점을 찾지 않을 겁니다. 더 이상은요."</span> </div> <p contents-hash="ba7dff80af9f4e0e48769631043f36218763a394623df90afee70a87271b31ee" dmcf-pid="bpCpFZ9Ups" dmcf-ptype="general">두 사람의 프로젝트는 촬영된 사진을 사진첩에 담아 부모에게 전달하는 과정으로 마무리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다. 준비된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마지막까지 잊히지 않는 모습이 있다. 수십 번, 수백 번 찾았을 아이들의 방, 그 방문을 열어주는 부모의 얼굴 위로 떠오르고 분명한 감정이다. 우리에게는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마주하고 나면 어떤 단어를 내밀어야 할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릴 정도로 깊다. 마치 그 방마저 사라지고 나면 지금 함께인 존재가 다시 한번 사라져 버리기라도 하는 듯이, 떠나기 전의 마지막 모습 그대로 품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p> <p contents-hash="889b48f2a2b9c8dc0778b123cce36487015e72bb73133fb491bc95f618ca3e2e" dmcf-pid="KUhU352u7m" dmcf-ptype="general">학교 총기 사고를 다룬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에는 사건의 경과도 논쟁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삶이 사라진 뒤에 남겨진 공간만을 바라본다. 개인의 삶, 그 흔적을 통해 숫자로 환원되고, 뜨겁게 타올랐다가 금세 잊혀지고 마는 비극의 자리를 다시 개인의 이야기로 되돌려 놓는 작업인 것이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 그저 방 안을 채운 사물을 바라보는 카메라를 통해 우리는 분명히 깨달아야만 한다. 비어버린 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쩌면 그 모든 사물은 한 사람이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시간일지도 모른다.</p> <p contents-hash="a0d9323297da9d887e8be85f55ff2abba8711caf8d8cafb4ed21ade451c2bbee" dmcf-pid="9ulu01V7Fr" dmcf-ptype="general">미국 사회가 감당해야 했을 가장 무거운 자리를 조용한 공간 안에서 이야기했던 것. 오스카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골프웨어는 이세희처럼…전속모델 발탁 03-17 다음 ‘클라이맥스’ 하지원, 국민 첫사랑에서 추락한 여배우로 완벽 변신 03-1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