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물열전] ⑾'맨발의 영웅 아베베'…한국전 참전한 마라토너 작성일 03-14 15 목록 <strong style="display:block;overflow:hidden;position:relative;margin:33px 20px 10px 3px;padding-left:11px;font-weight:bold;border-left: 2px solid #141414;">아프리카 흑인의 첫 올림픽 금메달과 2연패…1966년 한국 대회 마지막 우승도</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3/14/AKR20260310138100898_01_i_P4_20260314080033434.jpg" alt="" /><em class="img_desc">1966년 서울수복 기념 제3회 국제마라톤대회 우승자 아베베 인터뷰<br>[국가기록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이다. 이 종목에서 맨발로 우승해 전설이 된 아프리카 선수가 있다.<br><br>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1932∼1973)다.<br><br> 1960년 9월 10일 로마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무명의 에티오피아 선수였던 아베베는 맨발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br><br> 당시 마라톤에서 마(魔)의 벽으로 여겨졌던 2시간 20분을 5분가량 앞당긴 세계신기록(2시간 15분 16초)으로 우승하며 아프리카 대륙 흑인으로는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br><br> '흑인은 장거리를 뛸 수 없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어버린 쾌거였다.<br><br> 맨발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은 올림픽 역사에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br><br> 아베베는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의 근위대에 들어갔다가 스웨덴 코치의 눈에 띄어 마라톤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br><br> 로마 대회 이전까지는 국제대회 참가 경력이 없는 무명 선수에 불과했다.<br><br> 그런 아베베가 1935년 자국을 침공한 적국이었던 이탈리아 수도 로마 한복판에서 뜨거운 도로를 맨발로 달려 우승했다는 소식은 세계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br><br> 사실 아베베는 처음부터 맨발로 대회에 나갈 생각은 아니었다. 대회 직전 새 육상화가 발에 맞지 않아 물집이 생겼다. 그러자 그는 신발을 신지 않고 달리기로 결정했고 맨발은 그의 영원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br><br> 아베베는 로마에 이어 4년 뒤인 1964년 도쿄올림픽 마라톤에는 운동화를 신고 나와 또 한 번 월계관을 썼다. 올림픽 최초로 마라톤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br><br> 특히 도쿄 대회에서는 출전 40일 전에 충수염 수술을 받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나섰으나 2시간 12분 11초로 직전 대회에 이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섰다.<br><br> 목동으로 가난하게 자란 아베베는 이미 준비된 마라토너였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3/14/PCM20250619000130990_P4_20260314080033438.jpg" alt="" /><em class="img_desc">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도<br>[제작 양진규]</em></span><br><br>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인 고향에서 소를 몰거나 뛰어놀던 그에게 로마의 42.195㎞ 거리는 그리 어려운 코스가 아니었을 것이다.<br><br> 아베베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선수였다.<br><br> 그는 6·25전쟁 때 에티오피아 군인으로 한국에 파병됐다.<br><br> 이탈리아에 나라를 잃은 경험이 있는 셀라시에 황제는 유엔이 군사 지원을 요청하자 황실근위대 최정예병으로 구성된 '강뉴'(Kagnew) 부대를 파견했다.<br><br> 1951년 강뉴부대 2진으로 한국에 왔을 당시 아베베는 19세였다. 최전선에는 투입되지 않고 부대장 호위병으로 복무했다.<br><br> 아베베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신도 한국전 참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br><br> 한국에 대한 그의 사랑은 이후 한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출전으로까지 이어졌다.<br><br>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마라톤의 전설인 아베베는 도쿄올림픽 2년 뒤인 1966년 당시 스포츠계 변방인 한국에서 개최된 무명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br><br> 6·25전쟁 참전 인연으로 '9·28 서울수복 기념 제3회 국제마라톤대회' 참석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었다.<br><br> 이 대회는 '맨발의 왕자'가 완주한 마지막 공식 마라톤 대회였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3/14/AKR20260310138100898_02_i_P4_20260314080033441.jpg" alt="" /><em class="img_desc">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강뉴부대<br>[한국해비타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아베베는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에도 출전했으나 경기 도중 다리 문제로 출발 17㎞ 지점에서 기권했다.<br><br> 그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일도 그의 불굴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br><br> 아베베는 1969년 차를 몰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내 하반신이 마비됐다.<br><br> 세계 최고의 육상 선수가 하반신 마비로 혼자서 걷지도 못하고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상황은 운명의 아이러니였다.<br><br> 그렇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상반신 훈련에 집중해 오늘날 패럴림픽의 전신인 1970년 스토크맨더빌게임스에서 양궁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br><br> 그는 1973년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4년 전 교통사고의 후유증인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장례는 셀라시에 황제와 많은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국장으로 치러졌다.<br><br> 세계육상연맹은 "로마올림픽에서 아베베의 우승은 이후 수십 년간 그의 발자국을 따른 아프리카, 특히 동아프리카 육상 선수들에게 불빛이 됐다"고 평가했다.<br><br> sungjinpark@yna.co.kr<br><br> 관련자료 이전 [패럴림픽] '개인전 4메달' 김윤지, 하나 더하면 한국 스포츠사 '단독 1위' 03-14 다음 ‘금1·은3’ 김윤지, 올림픽·패럴림픽 통틀어 ‘개인전 최다 메달 4개’…안현수-홍석만 다 넘었다 [2026 밀라노] 03-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