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권력 뒤흔든 이들, '여성의날'에 집 떠올린 까닭 작성일 03-09 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안지훈의 연극 읽기]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Gc9QYYB3uQ"> <p contents-hash="ee61edbb6f6bfecd8f9732ae258e773d7ced8c3c97f5f814f3f03016495dfe0e" dmcf-pid="Hk2xGGb0FP" dmcf-ptype="general">[안지훈 기자]</p> <p contents-hash="0ffb040a8076b71311e8608c564071ea0476ffc09db6444d4f721d75d82e624c" dmcf-pid="XsPitt4q06" dmcf-ptype="general">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을 관람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중심 화자인 '나'가 세 여성 '엄마', '마마', '꾸엔'과 만나 삶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연극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발탁되어 오는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p> <p contents-hash="580945105bdb78e26b56c7bf582000e18a5a7d4d64fb6e36ee945426fc1cb6ed" dmcf-pid="ZOQnFF8B38" dmcf-ptype="general">'나'가 만나는 세 여성은 억압을 경험한 존재다. 엄마는 여성으로서의 억압을 경험했고, 마마나 꾸엔은 여성으로서의 억압뿐만 아니라 이주민으로서의 억압도 동시에 경험했다. 여성의 억압을 그리고, 해방을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세계 여성의 날에 이 연극을 관람한 게 더 뜻깊게 다가왔다.</p> <div contents-hash="970f0beb913674006549e61ba1de16bcaac212b0f3cede8329ffbdf42e5b608f" dmcf-pid="5IxL336bp4" dmcf-ptype="general"> 극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단순히 사건과 행위를 재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고, 들은 이야기를 고백하고, 엉킨 이야기를 스스로 교정한다. 여성의 말하기는 오늘날 성평등 운동의 핵심적인 요소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의 전개 방식 역시 여성의 말하기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는 여성의 말하기 등을 연구해온 작가 김지승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ac120bd20c9af6ea19668a32f9d4c24f734eb303db21dcdd19dc7ecc0ed580e" dmcf-pid="1CMo00PK7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0431roec.jpg" data-org-width="1280" dmcf-mid="x0W5gglw0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0431roec.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극단 적 / ⓒsol__Kim</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592132bebd5f4a81c0aa0cb4071e76ccd0b0c0b317c2031b36836c3849adcf9b" dmcf-pid="thRgppQ90V" dmcf-ptype="general"> <strong>억압과 차별의 역사를 말하다</strong> </div> <p contents-hash="4c7a2e2f399501ce7aec8a0aad23c01e0e18b65ba4fe9d09a4559d47e1fc9215" dmcf-pid="FleaUUx202" dmcf-ptype="general">사회학자 조형근은 저서 <앎과 삶 사이에서>에서 20세기 중반 이후 한국 여성, 특히 딸이 겪어야 했던 억압과 차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p>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d2d073aa342bac0400d8cc62f5ad0394b802ad1ea90a50cf1f6786762e28a2e5" dmcf-pid="3SdNuuMVz9" dmcf-ptype="blockquote2"> 십 대 후반이나 이십 대가 되면 언니는 여공이 되고 버스 차장이 됐다. 작은 월급이나마 떼어서 고향에 부쳤다. 그 돈으로 남자 형제들이 고등학교도 가고, 대학생도 되고 했다. (중략) 언니들은 '희생양'이었다.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큰딸의 학업을 중단시켰다. 아들보다 먼저 노동시장에 방출했고, 결혼도 최대한 늦췄다.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웠다. <br>- 조형근, <앎과 삶 사이에서>, 43~44쪽. </blockquote> <div contents-hash="285b09c1d46dee9fa6c2197968bc47f87d022a8847f91b4cf1fdcd657fd8c181" dmcf-pid="0x5uDDHluK" dmcf-ptype="general"> <br>연극에 등장하는 엄마의 삶이 그랬다. 아버지의 학대를 피해 일찍이 독립했지만, 여전히 집에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버스 운전대를 잡다가 힘겹게 노력해서 택시 운전사가 되었다. 소득은 적은데 오빠의 학비를 위해 집에 돈을 부쳐야 하니, 뱃속 아이를 지울까 생각하기도 했다. 연극의 중심 화자인 '나'는 이처럼 힘겹게 태어났다. </div> <p contents-hash="ed49d88e7e29262d32f522a2dd89a7ef27c13db2dfa49c53e2d2fd1528e38c2f" dmcf-pid="pM17wwXSUb" dmcf-ptype="general">'나'는 엄마와 마마의 기억을 소환한다. 마마는 화교 출신으로, 서울에 가게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주민은 온전한 사회 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므로, 가게는 자연스레 남편의 명의가 된다. 마마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인데, 그래서 가해자 남편의 다정한 스킨십에도 화들짝 놀란다.</p> <div contents-hash="a23ef17a99ed3b8f95348d064657abe5d87ecd7f858f4e1df4d6d198a2a4111e" dmcf-pid="URtzrrZv3B" dmcf-ptype="general"> 그래서 마마는 떠나고 싶어 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고향으로 떠나고자 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마마는 고향으로 돌아가더라도 이방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가 싫기에 떠나고자 한다. 도망치기, 곧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자 하는 건 이 세계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도망치고 싶어 하는 건 엄마도 마찬가지다. 마마와 엄마는 서로를 보고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39e93df58d09c417a6a844b01b300b71f9e9caa2d28c688f76b4ff94b86ab89" dmcf-pid="ueFqmm5TF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1762gluh.jpg" data-org-width="1280" dmcf-mid="yIY1aaSrF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1762glu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극단 적 / ⓒsol__Kim</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85706260b9bfc54325c0d3af7f32d7fbb349cc2661da9b80a45d22af1b815a8" dmcf-pid="7d3Bss1ypz" dmcf-ptype="general"> <strong>여성 서사와 거짓말, 그리고 집의 상징성</strong> </div> <p contents-hash="695911172fdaf96282baada754af8234d0480b53eb4497ce50c913597410b2ca" dmcf-pid="zJ0bOOtWu7" dmcf-ptype="general">엄마와 마마는 각자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둘의 이야기에는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내가 살던 그 집엔>을 여는 곡은 1971년 발매된 김추자의 노래 '거짓말이야'이다. 이 노래가 극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발화에 거짓말이 섞여 있다는 힌트를 준다. 거짓말이 섞여 있기에 '나'는 헷갈리고, 관객도 헷갈린다. 그러나 거짓말은 여성 서사에서 대단히 중요한데, 공연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이 점이 다뤄졌다.</p> <p contents-hash="81673aa21e166eaa6105a809a49e186d80be49317d41dd36375a09ef16e82474" dmcf-pid="qipKIIFY0u" dmcf-ptype="general"><span>"거짓말과 여성 서사는 긴밀한 관계가 있어요. 여성 서사에서 거짓말은 진실을 다르게 표현하는 언어적 장치가 된다고 생각해요. 거짓말이 때로는 권력을 뒤흔들기도 하고요." - 김지승 모더레이터</span></p> <p contents-hash="bbf2583fe19dd5aed5e6ad383ed5de44415902898fb332ba5784c10afda1602d" dmcf-pid="Bo7VllpXpU" dmcf-ptype="general"><span>"말하는 사람은 다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모든 대사가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누구의 말은 거짓이고, 누구의 말은 진실이라고 볼 수 없어요. 둘이 서 있는 위치가 달랐을 뿐이거든요. 그래서 서로 가지고 있는 마음의 방향이 달랐죠." - 마정화 작가</span></p> <p contents-hash="2a123c2c9703a6eb0bf48e0db04267c8dddb256c4b301577e8752b1432ea7ae8" dmcf-pid="bgzfSSUZFp" dmcf-ptype="general">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든, 여성들의 발화가 가리키는 것은 하나다. 지금 겪고 있는 억압과 차별이 싫고, 그래서 벗어나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는 것이다. 여기서 연극의 제목에도 포함된 '집'이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한다. 이들은 집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집을 떠나고자 한다. 안온해야 할 집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여성인 자신이 집을 지탱하고 있지만 정작 집의 주인은 남성이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756418aff057b8458cfb9dd9d4c002d42bb117e811cc93632258a511b9f44802" dmcf-pid="Kaq4vvu5U0" dmcf-ptype="general">아이러니한 건 이들이 떠나서 향해야 할 곳도 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곤 연출가는 집을 단순한 거주지의 의미를 넘어서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와 관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연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여성, 꾸엔은 집을 지킴으로써 고유한 자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인물이다.</p> <div contents-hash="8e933b91715948a0ea499e4979710d8832229aea6d8655c769a04bc669611eee" dmcf-pid="9NB8TT71u3" dmcf-ptype="general"> '나'와 세 여성을 축으로 이야기가 쌓이다가 해제되고 엇갈리기도 하며 다시 조립이 시도되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완성할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다.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 이야기는 모두 여성들의 바람에 힘을 실어주는 결말을 상상하고 있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a39c9fa4f7e83412fec7c35feaf1fcf878035a7da155e5c2f7f2256cbfe1fd5" dmcf-pid="2jb6yyzt3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3039vxej.jpg" data-org-width="1280" dmcf-mid="YNB8TT71F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ohmynews/20260309175233039vxe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사진</td> </tr> <tr> <td align="left">ⓒ 극단 적 / ⓒsol__Kim</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드래곤포니, 셀프 프로듀싱에 청춘 성장 서사…심장 뛰는 '런런런' 03-09 다음 "술은 단칼에 거절"… 구자성, 진세연과 극과 극 소개팅 현장 ('사처방') 03-0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