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정하며 조훈현이 말했다... "바둑 본질은 인간의 수, 그게 더 중요" [인터뷰] 작성일 03-05 6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알파고 10년, 바둑 생존기]<br><상> AI와의 공존<br>"AI 이후 바둑, 수가 뻔해 재미 덜하지만<br>책임감 등 배우는 바둑 본질 변하지 않아<br>내 기록 깨는 후배들 보면 오히려 반가워<br>바둑 부흥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할 것"</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3/05/0000917656_001_20260305100008345.jpg" alt="" /><em class="img_desc">조훈현 국수(國手)가 지난달 28일 '제1회 조훈현배 전국 학생바둑대회'가 열린 전남 영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 국수는 "인공지능(AI)을 인간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자신이 둔 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등 바둑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원 제공</em></span><br><br>수는 정확해졌고, 발전도 빨라졌다. <br><br>2016년 3월 9일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패배한 뒤, 바둑계가 무력감에 빠지는 대신 AI를 적극 받아들인 결과다. 인간끼리 하던 대국, 복기, 연구는 이제 AI를 상대로 진행한다. <br><br>"바둑이 재미가 없어졌어요. AI가 가르쳐주는 수는 뻔하거든요. 특히 초반엔 비슷한 모양밖에 안 나와요." 조훈현 국수(國手)는 한국일보와 만나 AI 이후 바둑에 대해 '재미가 없어졌다'고 평했다. 열 살 때 일본 기사 세고에 겐사쿠의 내제자(스승과 동거하며 직접 수련하는 제자)로 들어가 정상에 오른 뒤 아홉 살이던 이창호 9단을 집으로 들여 가르친 그로서는 자연스러운 평가일지 모른다. 바둑기사의 성향과 전략적 성격을 뜻하는 '기풍'에 별 차이가 없어졌다는 게 그의 말이다.<br><br>그러나 그가 부정적으로 얘기했다고 해서 바둑의 미래를 비관한 것은 아니다. AI가 바둑의 양상을 바꾼 게 아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믿고 있었다. "사람은 착각도 하고 실수도 하는데 AI는 그런 게 없어요. 인간과 달리 정답을 알고 있으니 끌려갈 수밖에 없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다만 바둑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아요. 자신이 둔 수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이기는 기쁨과 지는 아픔을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 정신을 구현하고 배우는 건 결국 인간 아니겠어요?" <br><br>그는 AI 출현 이후 인간이 설 자리를 넓혀야 한다는 데 무거운 책임을 느끼는 듯했다. 다음은 지난달 28일 '제1회 조훈현배 전국 학생바둑대회'가 열린 전남 영암에서 진행한 조 국수와의 일문일답.<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3/05/0000917656_002_20260305100008368.png" alt="" /><em class="img_desc">시각물=박종범 기자</em></span><br><br><strong>-본인 이름을 건 바둑대회를 열었다.</strong><br><br>"학생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옛 생각이 났다. 바둑의 전성기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침체기라 할 수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참가한 걸 보니 뿌듯하다. 바둑을 대체할 수 있는 문화, 오락이 많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바둑을 배우는 사람이 적어졌다. 다만 바둑이 나빠져서 이렇게 된 게 아니므로, 바둑이 다시 살아날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br><br>전남 영암군 주최로 2월 28일과 3월 1일 양일간 열린 제1회 조훈현배 전국 학생바둑대회엔 400명이 참가했다. 영암은 조 국수의 고향이다.<br><br><strong>-지난해 12월 유하준이 9세 6개월 12일에 입단하며 1962년 조 국수가 세운 최연소 입단 기록(9세 7개월 5일)을 깼다. 그간 세운 기록이 후배들에 의해 깨지는 걸 어떤 마음으로 보고 있나.</strong><br><br>"누군가 그랬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만들어지는 거라고. 기록이 깨진다는 건 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능한 것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세운 기록이 깨지는 게 오히려 반갑다. 63년 만에 기록이 깨졌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늦게 깨진 것 같기도 하다."<br><br>올해 1월 30일 조 국수는 지난해 12월 18일 프로에 입단한 유하준 초단과 대국해 281수 만에 백 2집 승을 거뒀다. 조 국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유 초단을 평가하면서도 "남들이 4~6시간 공부할 때 10시간, 20시간 공부해야 일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를 활용해 수를 두고 분석하는 다른 프로 기사들과 달리 유 초단은 'AI를 쓰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3/05/0000917656_003_20260305100008399.jpg" alt="" /><em class="img_desc">조훈현(왼쪽) 국수가 유하준 초단과 지난 1월 3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대국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하준이 9세 6개월 12일 나이로 입단하며 1962년 조 국수가 세운 최연소 입단 기록(9세 7개월 5일)을 깼다. 그간 세운 기록이 후배들에 의해 깨지는 데 대해 조 국수는 "기록이 깨진다는 건 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능한 것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세운 기록이 깨지는 게 오히려 반갑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em></span><br><br><strong>-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10년이 흘렀다. AI가 없던 시절 바둑계를 평정한 전설로서, AI 이후 바둑을 어떻게 평가하나.</strong><br><br>"처음 AI가 나왔을 땐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는데, 대단한 착각이었다. 발전 속도도 무시무시하다. 인간이 AI를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기는 게임을 하려면 AI한테 배울 수밖에 없다. 나도 AI를 활용하곤 한다. '나보다 확실히 세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바둑밖에 몰랐던 10대, 20대 시절 AI가 있었다면 아마 밤새도록 붙잡고 있었을 거다. AI 의존도가 커지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 속에서 인간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바둑의 미래를 그려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예전엔 스승을 만나는 게 어려웠는데 지금은 AI가 상대를 해주기 때문에 바둑이 세계적으로 더 확산할 길이 열린 측면도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br><br><strong>-현재 바둑 세계 랭킹을 보면, 신진서 9단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중국 바둑에 밀렸던 한국 바둑이 부활한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세계 랭킹 상위권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과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 바둑, 어떻게 평가하나.</strong><br><br>"잘하는 선수들이 두껍게 있어야 하는데, 신진서 혼자 중국을 상대로 싸우는 것 같아 걱정이다. 중국은 1위만 못하고 있을 뿐, 2~5위 선수들 기량이 엇비슷하게 좋다. 신진서를 이을 후배들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 바둑이 부흥하려면 국가 차원에서 밀어줘야 한다. 좋은 선수가 자라날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바둑에 엄청난 힘을 실어준다. 바둑 성적만 좋아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프로 기사에 대한) 대우도 상당히 좋다. 그러니 잘하는 친구들이 계속 바둑계로 모인다. 국민들도 우리 바둑을 더 응원해주면 좋겠다." <br><br>실제로 신진서 9단은 본보 인터뷰에서 "1등으로서의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신 9단은 2018년 3분기부터 프로바둑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조 국수는 자신도 최정상에 있을 때 엄청난 불안을 느꼈다고 했다. "자리를 빼앗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항상 쫓긴다. 누가 끌어내리든 스스로 망가지든 언젠가는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데, 내려가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다. 매일 불안감을 느끼고 그걸 이겨내면서 매일을 살아가는 거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3/05/0000917656_004_20260305100008425.jpg" alt="" /><em class="img_desc">조훈현 국수(國手)가 지난달 28일 '제1회 조훈현배 전국 학생바둑대회'가 열린 전남 영암실내체육관에 세워진 자신의 등신대와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em></span><br><br><strong>-유 초단과의 대국, 조 국수와 이창호 9단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영화 '승부' 등 여러 이벤트를 만드는 건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바둑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인가.</strong><br><br>"'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겠지' 하면서 기다려서는 절대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예전엔 바둑만 잘하면 사람들이 호응해줬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바둑계에서 자꾸 일을 만들고 알려야 한다. 스타플레이어도 많이 나오는 게 좋다. 이제 승부사로서 조훈현은 끝났으니 경기를 통해 뭔가를 보여줄 순 없다. 그렇지만 바둑계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br><br><strong>-바둑을 하면 뭐가 좋은가.</strong><br><br>"참 좋은 게 많은 스포츠다. 마음이 가라앉고 두뇌도 발달한다.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으뜸이다. 내가 둔 수들이 결국 승리와 패배를 가져오지 않나. 내가 행동한 것(수)에 따르는 결과를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게 정말 중요한 가르침이다." <br><br><div style="position: relative; margin: 32px auto; padding: 46px 30px 30px; max-width: 580px; line-height: 34px; color: #333; border: 1px solid #dbd9d9;"><div style="margin-bottom: 12px; padding-bottom: 12px;"><br><br><strong style="padding-bottom: 4px;">알파고 10년, 바둑 생존기 </strong><br><br></div><ol><li style="position: relative; font-size: 16px; padding: 9px 0;"><div style="font-weight: 700; margin-bottom: 6px;"><strong>① <1> AI와 공존</strong></div><ol><li style="font-size: 16px; line-height: 32px; padding-left: 12px;">• 이세돌 대국 이후 10년… 전세계 '바둑 열풍' 뒤엔 AI 있었다<br>(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320500000019)</li><li style="font-size: 16px; line-height: 32px; padding-left: 12px;">• '바둑 세계 1위' 신진서는 말했다... "이길 수 없는 AI, 내 성장의 동력" [인터뷰]<br>(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0223280005911)</li></ol></li><li style="height: 0"></li></ol></div><br><br> 관련자료 이전 조코비치, 복귀설 있는 세레나에 대해 "윔블던 때 보면 좋겠다" 03-05 다음 [K-VIBE] 김울프의 K-지오그래피…겨울과 봄 사이에 만나는 양양의 파도 03-0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