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냄새 속에 피어난 ‘보라색 소나기’... 체인소 맨과 소나기, 슬프고도 아름다운 데자뷔 [노종언의 컬처인컬처] 작성일 02-27 1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T6WPPsADs">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568413fb2188502519e406b9b6bd34b1b9c5de444e3d2031c404d75a3d72872" dmcf-pid="qFL0ooYCEm"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 스틸. 제공=소니픽처스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7/ilgansports/20260227060128375rxcm.jpg" data-org-width="800" dmcf-mid="udBObbjJD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7/ilgansports/20260227060128375rxcm.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 스틸. 제공=소니픽처스 코리아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6933e6e3f199c97fe3c6d5f9667c1e0006fccc9edff632d6c16e55b3e45a4843" dmcf-pid="B3opggGhmr" dmcf-ptype="general">전기톱 소리가 요란한 다크 판타지 만화 ‘체인소 맨’. 그중에서도 수백만 팬을 설레게 한 애니메이션 ‘레제 편’은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문화현상으로 불릴 정도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악마와 피가 난무하는 이 기괴한 세계관 속에서, ‘레제 편’이 유독 특별한 위치를 점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 ‘가장 순수하고 서정적인 첫사랑’ 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소년 덴지와 소녀 레제의 비극적 이별은 한국 문학의 걸작, 황순원의 ‘소나기’와 깊은 정서를 공유한다. 서브컬처에 녹아 있는 클래식의 정서, 그 데자뷔가 기묘하다. </p> <p contents-hash="63f9fcdcf1b634426a99da034c2d40306b5228a26dc21dbaf5e529bc23f80077" dmcf-pid="b0gUaaHlOw" dmcf-ptype="general">두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두 작품의 매개체는 ‘비’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만난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는 두 사람을 원두막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밀어 넣으며 단숨에 거리를 좁힌다. 비는 두 사람을 세상과 고립시키며 그들 만의 내밀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매개체다.</p> <p contents-hash="b2d5963c5e0fc91de7515da72678a248d5654f412bed6294a4204624b726e326" dmcf-pid="KpauNNXSrD" dmcf-ptype="general">‘체인소 맨:레제 편’에서도 ‘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공중전화 박스, 학교 수영장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속의 유영. 덴지와 레제는 물에 젖은 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삭막한 도시의 소음을 지우고 서로에게 집중한다.</p> <p contents-hash="2626815eda517acd3a6ad1d93622cd6446a2273b463353ce22cd6f9c42b3c5db" dmcf-pid="9UN7jjZvOE" dmcf-ptype="general">죽음을 암시하는 비극의 색채 또한 같다. </p> <p contents-hash="bf99bb385ae92dfa578cb9ecade9d0c9cfe729baec5e87a69df261cba4172456" dmcf-pid="2ujzAA5TIk" dmcf-ptype="general">‘소나기’ 속 소녀가 좋아했던 보라색 양산은 신비로움과 동시에 죽음과 애도를 상징했다. 레제 역시 어둠 속 보랏빛 눈동자와 머리색깔, 폭죽의 잔상을 통해 덴지에게 닿을 수 없는 비극적 운명임을 예고한다. 두 소녀는 찰나의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게 피어올랐다가, 소년의 가슴에 흔적 없이 사라진다.</p> <p contents-hash="e70e00e9233a16181ffdcf650bf3f33dc722e2d2896a52f143fb1e2f97ada41b" dmcf-pid="V7Aqcc1yOc" dmcf-ptype="general">이 비교의 백미는 단연 결말에 있다. 두 작품의 비극성은 ‘소녀의 죽음을 모른 채 기다리는 소년’의 무지에서 극대화된다. 소녀가 이사 가는 줄만 알고 호두를 만지며 내일을 기약하는 ‘소나기’의 소년처럼, 덴지 역시 길목에서 목숨을 잃은 레제를 모른 채 꽃다발을 들고 하염없이 카페에서 기다린다. 진실이 전달되지 못한 이 처절한 엇갈림이야말로 인류가 오랜 시간 슬퍼해 온 비극의 원형이다.</p> <p contents-hash="c72bcdcce847c494e5ca6643511b08d616ca486fbf00f06c5cf4771f32284b27" dmcf-pid="fzcBkktWrA" dmcf-ptype="general">잔혹한 액션물인 ‘체인소 맨:레제 편’이 대중을 사로잡은 진짜 힘은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우리의 DNA에 각인된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애틋함에 있다. 20세기의 시골 소년이나 21세기의 전기톱 소년이나 사랑 앞에 서툰 모습은 매한가지다. </p> <p contents-hash="8b0d4c0688ba2a9897ab21216aa82103d0e446949594b8a972e51cd5d33984bc" dmcf-pid="4qkbEEFYwj" dmcf-ptype="general">보라색 소나기가 내리던 날, 소년은 소녀를 잃었다. 그 상실의 기억은 소년을 성장시키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20세기의 황순원이 그렸던 순박한 시골 소년이나, 21세기의 후지모토 타츠키가 그린 전기톱 소년이나, 사랑 앞에 서툰 모습은 매한가지다.</p> <p contents-hash="395a477db16cb11358b9888d8b364e8f2b88cd72a25fb0e6039970506920a6bb" dmcf-pid="8lfv44waIN" dmcf-ptype="general">비록 그 끝이 죽음과 이별일지라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려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두 작품의 데칼코마니 앞에서 마음이 젖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p> <div contents-hash="0c1217ee15c154f387c22ffc689af6a6b6c16c020b9d784ede6ba479df35a163" dmcf-pid="6S4T88rNOa" dmcf-ptype="general">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br>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5e2e68e438537ff39dea21c18f86d403a7cc06228599b5c01b6f9fc14047fbd" dmcf-pid="Pv8y66mjD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노종언 변호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7/ilgansports/20260227060129675lhrd.jpg" data-org-width="800" dmcf-mid="7IbIKKAiO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7/ilgansports/20260227060129675lhr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노종언 변호사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4a7d1bb477510589882f4f534033a20ba0caf7c30660e00078f1eb417a18fc2d" dmcf-pid="QT6WPPsAso" dmcf-ptype="general"> <br>▶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컬처인컬처’(Culture in Culture)는 문화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문화를 성찰해 그 연결 고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악마의 편집 피해자'서 '1위'로..허찬미 "5수는 없다" 눈물의 '미스트롯4' 결승 진출 [★밤TView] 02-27 다음 '이숙캠' 무속 남편 "거울 치료? 난 성질 났다..아내 답답해" 분노 [★밤TV] 02-2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