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주 마지막 코너링, 복근으로 金 지켰죠” 작성일 02-26 32 목록 <b>‘쇼트트랙 여제’ 김길리 인터뷰</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26/0003961123_001_20260226004224626.jpg" alt="" /><em class="img_desc">김길리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건 채 포즈를 취했다. 김길리는 “혼성 계주 때는 속상해서, 1000m에선 꿈꾸던 무대에서 메달(동)을 땄다는 실감에, 여자 계주에서는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1500m 때는 최민정 언니가 은퇴한다고 해서 그렇게 네 번 울었다”고 했다./김지호 기자</em></span><br>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난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22·성남시청)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가방에서 금빛 메달 두 개(여자 3000m 계주, 1500m)와 동메달(1000m)을 꺼내들 때 얼굴에 절로 퍼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길리가 메달 세 개를 한꺼번에 목에 걸자 검은색 티셔츠와 대비돼 더욱 반짝거렸다. 인사처럼 밀라노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질주와 ‘추월 쇼’를 언급했더니 예상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br><br>“올림픽 내내 ‘넘어지지만 말자’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 것 같아요.”<br><br>김길리는 대회 초반이던 지난 10일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에서 미국 선수에게 걸려 넘어졌고, 한국은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16일 1000m 준결선에서도 벨기에 선수에게 밀려 다시 빙판을 뒹굴었지만, 다행히 구제 조치를 받아 결선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는 “두 번이나 넘어지니 또 걸려 넘어질까 두려움이 계속 이어졌다”며 “계주와 1500m 땐 ‘안전하게만 타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br><br>넘어지지 말자는 그의 다짐이 고스란히 나타난 장면이 있었다.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길리는 레이스 막판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속도가 너무 빨라 바깥으로 밀려나는 듯했지만, 그는 두 손으로 빙판을 짚으면서 악착같이 버텼다.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에 밀라노 올림픽 쇼트트랙 첫 금메달을 안겼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26/0003961123_002_20260226004227256.jpg" alt="" /><em class="img_desc">18일 밤 (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김길리가 질주를 하고 있다. 밀라노=장련성 기자</em></span><br> 김길리의 ‘네 발 코너링’은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 매일 반복한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파워를 키우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덕을 봤다”고 말했다. 단순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빠른 스피드로 코너를 돌 때 낮은 자세로 원심력을 버티며 코스 바깥으로 밀려나가지 않는 힘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상체를 웅크리고 한 발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외발 쿠션’ 훈련, 허리에 고무 밴드를 메고 옆으로 끌어당기는 ‘코너 벨트’ 훈련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했다. 김길리는 “자세 훈련을 하면서 복근을 강화하는 운동도 많이 했는데, 이 덕분에 밸런스가 좋아져서 (계주 결선 때) 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br><br>그는 “올림픽 기간에 네 번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혼성 계주 준결선 때 넘어지고서 “팀에 민폐를 끼쳤다”며 속상해하며 처음 울었다. 나머지 세 번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두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뿐만 아니라 1000m 동메달을 따고 나서도 감격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1000m 결선에 나서기 전부터 꿈꾸던 올림픽 무대에 섰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다”며 “여기서 내가 진짜 메달을 딴 게 맞나 실감이 안 났다”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26/0003961123_003_20260226004228991.jpg" alt="" /></span><br> 김길리는 ‘밀라노 올림픽 최고의 순간’으로 “언니들과 함께 딴 3000m 계주 금메달을 땄을 때”라고 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계주 금메달을 위해 ‘원팀’으로 뭉쳤다. 껄끄러운 관계였던 최민정과 심석희가 감정을 내려놓고 힘을 모았다. 김길리는 “작년 5월 첫 소집 때부터 다 같이 대화하는 자리를 많이 가졌다”며 “언니들이 팀을 위해 노력하니까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가 강해졌고, 저절로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희 언니가 민정 언니를 밀어주면서 순위를 끌어올리고, 민정 언니가 최대한 속도를 높여서 나에게 넘겨주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올림픽에서 이게 그대로 맞아떨어져 깜짝 놀랐다”고 했다.<br><br>두 번째 금메달을 딴 여자 1500m 결선은 대표팀 내에서 가장 친한 선배이자 멘토인 최민정과 함께 뛴 마지막 올림픽 경기였다. 그는 “민정 언니가 올림픽 은퇴한다는 걸 몰랐다”며 “언니가 몇 년은 더 대표팀 할 수 있을 정도로 잘하기 때문에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평소에 전혀 힘든 내색을 안 하는 민정 언니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울면서 얘기하길래 나도 같이 눈물이 났어요.” 최민정에게서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계보를 물려받았다는 평가에 대해선 “부담감도 있지만 인정받는 느낌이라 뿌듯하다”며 “민정 언니가 이룬 화려한 업적들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2/26/0003961123_004_20260226004229407.JPG" alt="" /><em class="img_desc">쇼트트랙 여자 1500m,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2관왕을 차지한 김길리가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람보르기니에 탑승하고 있다. 쇼트트랙 김길리의 별명은 '람보르길리'로 람보르기니의 슈퍼카처럼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뉴스1</em></span><br>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오니 별명이 ‘람보르길리’(람보르기니+김길리)인 그를 위해 수퍼카 업체가 공항에 차를 보내주고, 각종 방송 출연 제의가 밀려 들어오는 상황이다. 김길리는 “꿈꾸는 기분이다. 연예인 체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br><br>‘올림픽 스타’로 누리는 달콤함도 잠시, 그는 “이번 주 일요일(1일)에 곧바로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다음 달 13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길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시즌을 마치고 대학교에 복학할 예정이라 설렌다”고 했다.<br><br> 관련자료 이전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서른 번째 결승전 02-26 다음 [오늘의 경기] 2026년 2월 26일 02-2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