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난 한 번에 인생이 바뀌어버린 사나이 린샤오쥔 작성일 02-24 30 목록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ab_zoom " >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6/02/24/0003504685_001_20260224000242044.jpg" alt="" /><em class="img_desc">임효준은 중국 국적 린샤오쥔으로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빈손으로 물러났다. [AP=연합뉴스]</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30·한국명 임효준)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중국 미디어 담당관을 통해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변은 한결같이 “안 된다”였다. <br> <br> 경기장 밖 풍경은 달랐다. 그의 얼굴이 담긴 팻말을 든 중국 여성 팬들이 경기장 곳곳에 진을 쳤다. 경기를 마치고 이동할 때는 경호원이 그의 곁을 지켰다. 린샤오쥔은 중국에서 스타다. 팻말을 든 한 팬은 “한국 출신인 걸 알지만 국적은 상관없다”고 했다. <br> <br>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IOC 규정상 국적 취득 후 3년 대기 요건을 채우지 못해 출전조차 못 했다. 밀라노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ab_zoom " >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6/02/24/0003504685_002_20260224000242088.jpg" alt="" /><em class="img_desc">린샤오쥔(林孝埈, 한국명 임효준)이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br> 모든 경기를 마친 21일, 린샤오쥔은 믹스트존에서 비로소 입을 열었다. “8년이란 시간이 길고도 짧게 느껴졌다. 남자로 태어나 주저앉기 싫어 귀도 닫고 눈도 감았다. 쇼트트랙은 내 인생 전부기 때문이다.” 황대헌(27)의 이름을 꺼내자 “다 지난 일이다. 그땐 어렸다. 인생사 새옹지마더라”라고 했다. 사건 이후 처음 국제대회에서 재회했을 때 먼저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넨 것도 린샤오쥔이었다. <br> <br> 린샤오쥔은 귀화 이유를 밝힌 적이 없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2019년 6월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동료 황대헌과의 사건이 시작이었다. <br> <br> 당시 CCTV 영상을 직접 본 관계자는 이렇게 전했다. “훈련 중 황대헌이 암벽 기구를 오르던 여자 선수의 엉덩이를 먼저 주먹으로 쳤다. 이어 암벽에 오르는 황대헌의 반바지를 임효준이 잡아당겼다. 엉덩이 골만 잠시 드러났다.” <br> <br> 황대헌은 동성 간 성추행으로 신고했다. 임효준이 사과를 위해 황대헌의 집까지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황대헌 측은 경찰을 불렀다. 당시는 조재범 코치의 선수 폭행 사건으로 빙상계 전체가 들끓던 시기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여론의 눈치를 살핀 듯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서둘러 내렸다. <br> <br> 목격자였던 여자 국가대표 노도희가 “장난스러운 분위기였다”고 했고, 탄원서를 써준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표 선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쇼트트랙에서 뛰어난 선수의 추락은 다른 선수에겐 호재였을지도 모른다. 적극적으로 나선 이가 많지 않았다.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ab_zoom " >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6/02/24/0003504685_003_20260224000242135.jpg" alt="" /><em class="img_desc">중국 쇼트트랙 선수 린샤오쥔(林孝埈, 한국명 임효준)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 4위를 기록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김종호 기자.</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책임져야 할 어른들은 없었다. 당시 진천선수촌장 신치용은 후에 이렇게 털어놨다. “경고 정도로 끝나야 했다. 그렇게까지 갈 일이 아니었는데, 주변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 사람들이 있었다. 임효준이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성백유 전 평창올림픽 대변인은 더 직설적이었다. “당시 책임지는 어른이 없었다. 대한체육회장, 지도자들, 원로들은 비겁했다.” <br> <br> 빙상 내부에서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쇼트트랙계 거물의 지시를 거스르고 다른 팀을 택해 괘씸죄로 돌아와 중징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그에게 특정 팀 계약을 강요한 인사는 이번 올림픽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br> <br> 빙상연맹은 1년 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사실상 2년 공백이었다. 효력 정지 가처분으로 징계는 일단 무효화됐지만 제대로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때 중국의 귀화 제의가 들어왔다. 김선태 당시 중국 대표팀 감독과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전설 왕멍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br> <br> 2020년 5월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돼 ‘성추행범’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해 9월 항소심에서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최종 판결문에는 “황대헌도 동료 여자선수가 장난으로 받아들일 것을 감지하고 엉덩이를 때리는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ab_zoom " >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6/02/24/0003504685_004_20260224000242176.jpg" alt="" /><em class="img_desc">린샤오쥔(林孝埈, 한국명 임효준)이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무죄 판결이 나왔을 때 임효준은 이미 린샤오쥔이 된 뒤였다. 가처분 결과를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다는 아쉬움은 지금도 남는다. 그러나 안현수(빅토르 안)의 귀화와는 결이 다르다. 안현수는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러시아행을 택했다. 임효준은 달랐다. 선발전을 통과해 국가대표 자격을 가지고도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장난 한 번이 어른들의 눈치보기와 파벌 싸움에 증폭돼 사실상 유배를 떠난 것이다. <br> <br> 생활고 때문에 중국행을 택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임효준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그가 원한 것은 단 하나, 올림픽이었다. 당시 어머니에게 남긴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다른 나라에 가는 것보다 한국이 더 무서워.” <br><br> 관련자료 이전 불륜 고백·늑대개 난입…올림픽서 이런 적 처음이다 02-24 다음 빙상에 설상까지…절반의 성공 거둔 한국, 톱10은 불발 [2026 밀라노 결산] 02-2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