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완성하는 우리의 태도 작성일 02-23 33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3/0000915868_001_20260223190012267.jpg" alt="" /><em class="img_desc">일리야 말리닌이 2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서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회상하며 격렬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em></span><br><br>올림픽은 보통 찬란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높이 비상하는 점프, 폭발적인 스퍼트, 화려한 의상을 입고 빙판 위를 수놓는 우아한 연기. 우리가 떠올리는 올림픽은 대개 그런 눈부신 이미지들이다.<br><br>그러나 정작 그 무대에 서는 선수들의 마음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그들에게 올림픽은 기술과 체력의 한계를 겨루는 자리인 동시에 두려움과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다. 환호 이면에는 말없이 감내해야 할 노력의 순간이 있고,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부담도 어깨를 짓누른다.<br><br>문제는 이런 맥락을 간과한 채 결과만으로 선수를 재단하는 일부 관중과 팬들의 태도다.<br><br>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그 단면은 여실히 드러났다. 남자 피겨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리야 말리닌(22·미국)에게 쏟아진 악성 댓글이 대표적이다. 그는 대회 내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잇단 점프 실수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올림픽 무대의 압박감이 정말 크게 다가왔고, 인생의 모든 트라우마 같은 순간들이 떠올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br><br>그러나 패배의 아쉬움보다 더 날카롭게 그의 마음을 파고든 건 화면 너머에서 쏟아진 과도한 비난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입에 담기 힘든 조롱과 공격을 퍼부었다. 말리닌은 "온라인상의 저급하고 악의적인 비방은 마음을 공격하고, 공포는 그 마음을 어둠 속으로 끌어들인다"며 악성 댓글이 남긴 상처를 호소했지만, 비난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br><br>쇼트트랙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대표팀의 코린 스토다드(25)는 경기 중 한국의 김길리(22)와 충돌한 뒤 일부 팬들로부터 과도한 비난 메시지를 받았고, 결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댓글 기능을 닫았다.<br><br>이런 장면은 비단 이번 대회만의 일이 아니다. 평창과 도쿄, 베이징, 파리 등 최근 열린 올림픽에서도 과도한 온라인 비난은 반복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수 보호를 위해 온라인 학대 대응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디지털 공간의 특성상 모든 악성 게시물과 혐오 표현을 원천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br><br>우리가 경기장에서 보는 선수의 모습은 경기 당일, 단 하루, 몇 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 짧은 순간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바친다. 크고 작은 부상을 견디고, 좌절을 딛고 일어서며, 때로는 은퇴까지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단련한다. 결과만으로 그 시간을 재단하거나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선 안 되는 이유다. 무심코 던진 댓글 하나, 가볍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훈련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다시 일어설 힘을 앗아갈 수도 있다.<br><br>올림픽이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잘한 선수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기대에 닿지 못한 선수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보내는 태도, 관중과 팬이 갖춰야 할 이 최소한의 품격이야말로 올림픽을 단순한 경쟁의 장이 아닌, 모두가 함께 완성하는 축제로 만드는 힘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3/0000915868_002_20260223190012307.png" alt="" /></span><br><br> 관련자료 이전 "참 예쁘고, 참 잘했다"… 짐 내려놓고 활짝 웃은 차준환·이해인, 빛나는 미래를 보다 [2026 밀라노] 02-23 다음 강원도장애인체육회 2026년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02-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