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 비상'의 숨은 공신 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 "하루 두 시간 쪽잠 자며 왁스 칠하고 장비 점검... 그래도 선수들 덕분에 행복하다" 작성일 02-20 2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장비전담팀 소속<br>'마찰력과의 싸움' 승리 일등공신<br>유승은의 "선생님 믿고 뛰어 보겠다" 말에 울림<br>선수들의 좌절과 환호 동시에 보며<br>"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 새삼 깨달아"</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0/0000915402_001_20260220190110591.jpg" alt="" /><em class="img_desc">이종열(왼쪽) 서비스 테크니션이 10일 이탈리아 리비뇨에 차린 작업실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 제공</em></span><br><br>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이 날아올랐다. 맏형 김상겸(37)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포문을 열자 '고교생 보더' 유승은(18)이 빅에어 동메달로 바통을 이어받았고, 하프파이프의 최가온(18)이 '금빛 드라마'로 마침표를 찍었다.<br><br>그런데 주목할 점은 메달을 수확한 세부 종목이 모두 달랐다는 점이다. 점프, 연기, 기술 등 평가요소가 전혀 다른 세 종목에서 '동시 비상'한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다. 이탈리아 리비뇨 설산과의 마찰력 싸움에서 승리하도록 뒷받침한 장비 지원팀의 헌신이다. 이들은 대회 기간 내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수들의 보드에 왁스를 바르고 장비를 점검한 ‘숨은 공신’이었다.<br><br>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장비전담팀의 이종열(47) 서비스 테크니션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20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이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고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이번 대회를 치르는 소감을 전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0/0000915402_002_20260220190110620.jpg" alt="" /><em class="img_desc">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이 스노보드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 설원 위에서 선수들의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종열 제공</em></span><br><br>이 테크니션의 주된 업무는 스노보드와 스키 밑바닥에 왁스를 도포하는 일이다. 그는 "장비 밑바닥과 설면의 마찰력을 줄여 최적의 속도를 내기 위한 작업”이라며 "우선 장비에 묻은 잔여 왁스와 이물질을 제거한 후 새 왁스를 바르고 다림질한다. 이후 침투되지 않은 왁스를 긁어내고 브러싱(솔질)과 폴리싱(미세한 천으로 잔여 왁스를 펴는 작업)으로 마무리한다"고 설명했다.<br><br>이 공정에만 보통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린다. 이번 대회에서 △스노보드 알파인 △프리보드 빅에어 △하프파이프 △크로스 △슬로프스타일 등 모든 세부 종목을 담당하고 있기에 하루의 대부분을 왁스 작업에 쏟아부어야 했다. 에지(사이드 면)를 다듬고, 고장 난 장비를 수리·교체하는 업무도 그의 몫이다.<br><br>이렇듯 담당 업무가 광범위해서 가지고 다니는 짐만 해도 만만치 않다. 40L·80L·90L 용량의 캠핑 박스 세 개에 100여 종의 왁스를 나눠 담고, 30㎏에 달하는 에지 장비 두 대와 이동 작업대도 챙겨 다녀야 하는 고된 일정이다.<br><br>시시각각 변하는 코스 환경도 늘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 테크니션은 "설상 종목은 온도, 습도, 강설량 등에 따라 주행 속도가 확연히 달라져 그때그때 맞춤 대응을 해야 한다"며 "주행 중 발생하는 마찰열까지 고려해 스타트 지점에서 다시 브러싱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0/0000915402_003_20260220190110649.jpg" alt="" /><em class="img_desc">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작업 일정. 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 제공</em></span><br><br>전천후 업무를 소화하다 보니 이 테크니션은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설상가상, 함께 파견됐던 강주표 테크니션이 김상겸 경기 후 귀국하면서 작업량이 더 늘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매일 두 시간밖에 못 잤다"며 "최근엔 작업실 가방 위에서 잠시 눈을 붙였을 정도"라며 웃었다.<br><br>'쪽잠 투혼'을 벌이고 있는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은 바로 선수들과의 추억이다. 그는 "(유)승은이가 경기 전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 이창호 코치와 함께 '스태프를 믿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용기를 북돋았던 기억이 난다"며 "그 말을 들은 승은이가 '나 자신은 못 믿지만, 코치님과 테크니션 선생님을 믿고 뛰어보겠다'고 경기에 나서더라"며 흐뭇해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0/0000915402_004_20260220190110675.jpg" alt="" /><em class="img_desc">이종열(오른쪽) 서비스 테크니션이 '배추보이' 이상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열 서비스 테크니션 제공</em></span><br><br>입상 선수만 울림을 준 건 아니다. '배추보이' 이상호(31)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16강에서 탈락했을 때는 이틀 동안 눈물을 흘렸고, 우수빈(23)이 크로스에서 개인 기록을 단축했을 때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선수들의 좌절과 환호를 함께하면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곤 한다"고 말했다.<br><br>2021~22시즌 대표팀에 합류한 이 테크니션은 1년에 절반 가까이 해외에 체류하며 정보를 습득한다. 그는 "정보와 기술이 축적된 유럽 테크니션들과 교류하기 위해 그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가지고 다닌다"며 "노하우 공유를 꺼리는 문화가 짙어 거절당할 때도 많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새로운 정보를 쌓아야 하는 게 내 일"이라며 웃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2/20/0000915402_005_20260220190110701.png" alt="" /></span><br><br> 관련자료 이전 '운명전쟁49' 측, 고인 모독 논란에 사과 "숭고함 되새기려 했다" 02-20 다음 김재순 8골·이민호 10세이브 맹활약… 하남시청, 상무 피닉스 꺾고 3위 수성 02-2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