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설원 위 가장 뜨거운 ‘왁싱’ 작성일 02-19 24 목록 <table class="nbd_table"><tbody><tr><td>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96/2026/02/19/0000736142_001_20260219184415840.jpg" alt="" /></span> </td></tr><tr><td>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10㎞+10㎞ 스키애슬론 경기 장면. 사진=뉴시스 </td></tr></tbody></table> 경기 결과뿐 아니라 출전 자격까지 좌우하는 ‘왁싱(Waxing)’이 동계 스포츠의 성패를 가르는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선수들의 발밑으로 향하고 있다. 왁싱을 통해 스키 속도를 최대 18%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자칫하면 왁싱 한번에 4년의 땀방울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br> <br> 지난 10일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에 나선 이의진과 한다솜은 4년의 기다림 끝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br> <br> 각각 70위와 74위에 머물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데 이어, 경기 직후 진행된 불소 왁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실격 판정까지 받게 된 것이다. 비록 순위권 밖의 성적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불소 검출’이라는 변수는 선수들에게 성적 이상의 당혹감을 안겼다. 지난 9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일본의 시마 마사키도 예선 1차에서 44초 68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불소 검사로 실격처리 됐다.<br> <br> 불소(Fluorine) 성분은 눈 표면의 물기를 강력하게 밀어내는 발수성이 탁월해 스키와 스노보드 바닥면과 눈 사이의 마찰력을 극적으로 줄여 활주 성능을 높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불소는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고 환경 및 인체에 축적되는 ‘과불화화합물(PFAS)’로 분류돼 건강과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국제스키연맹(FIS)은 지난 2019년 불소 함유 왁스 사용 금지를 발표했으며 2023년과 2024년 시즌부터 모든 공식 경기에서 이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br> <br> 이처럼 속출하는 실격 사태는 역설적으로 왁싱이 단순한 정비를 넘어 경기의 판도를 뒤바꾸고 선수의 운명까지 결정짓는 사실을 방증한다. <br> <br> 실제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프리스타일, 노르딕 복합 등 스키의 여러 세부 종목에서 왁싱은 올림픽 선수들을 결승선으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왁싱은 바닥면에 특수 왁스를 바르는 과정을 말한다. 고체 왁스를 녹이거나 액체 왁스를 바른 후 남은 부분을 긁어내고 솔질해 매끄럽고 내구성 있는 표면을 만드는 작업이다.<br> <br> NBC에 따르면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사용되는 왁스는 글라이드 왁스(Glide wax)와 킥 왁스(Kick wax) 두 가지가 있다. 글라이드 왁스는 스키와 눈 사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프리스타일 경기에서는 스키 전체에 바르지만 그 외 종목에서는 앞부분과 뒷부분 끝에만 바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그립 왁스라고도 불리는 킥 왁스는 마찰력을 높여 추진력을 향상시킨다. 클래식 크로스컨트리 경기의 경우 스키 중간 부분에 킥 왁스를 바른다.<br> <br> 동계 올림픽 강자인 스웨덴의 경우 경기장 주차장 한편에 8명의 전담 기술진으로 구성된 전용 캐빈을 운영한다. 이들은 선수들에게 최상의 스키 상태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긴 시간 사투를 벌인다.<br> <br> 스웨덴 왁싱 팀 수장 울프 에릭손은 “항상 경기 시작 6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해 그날 사용할 스키를 준비한다”며 “시작 3시간 반 전부터는 직접 눈 위에서 스키를 테스트하고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 이어지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왁싱 작업을 마친다”고 설명했다.<br> <br> 반면 스웨덴처럼 자체적인 기술진을 갖추지 못한 덴마크나 영국의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타국의 조력에 의존해야하는 처지다. 스웨덴 기술진이 인도적 차원에서 영국 팀의 왁싱을 돕고는 있지만 승부와 직결되는 핵심 노하우만큼은 철저히 보안에 부치고 있다.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정보 전쟁이 펼쳐지는 올림픽 무대에서 기술 공유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br> <br> 미세한 감각이 성패를 가르는 왁싱의 특성상 기술 팀 대신 선수 본인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파트너와 손을 잡는 경우도 있다. 미국 알파인 스키 폴라 몰찬은 남편이 왁싱을 담당한다. 몰찬은 “월드컵 투어에서 우리 같은 부부 듀오는 아마 유일할 것”이라며 “그는 어떤 눈 상태에서든 내가 스키를 어떤 상태로 선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br> <br> 동계 올림픽의 화려한 조명은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지만 승부의 향방은 종종 조명조차 닿지 않는 스키 바닥면에서 결정되곤 한다. 규제와 성능, 시스템과 신뢰 사이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발밑의 전쟁. 왁싱은 이제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동계 스포츠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정교하고도 처절한 과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br> 관련자료 이전 두 바퀴 남기고 ‘쇼트트랙 전설’ 폰타나 추월…‘람보르길리’ 포효 02-19 다음 '金길이' 보인다! 김길리 추월 성공 후 그대로 금메달 골인→두 번 역전 허용은 없었다[2026동계올림픽] 02-1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