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정치 작성일 02-15 39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2/15/AKR20260214018400072_06_i_P4_20260215073619035.jpg" alt="" /><em class="img_desc">슈퍼볼 하프타임쇼 공연 중인 배드 버니<br>[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챔피언십 결승전인 슈퍼볼이 지난 8일(현지시간) 열렸다.<br><br> 평소 미식축구를 즐겨보지 않거나 경기 룰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도 이날은 TV 앞에 선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음식이 소비되는 날이기도 하다.<br><br> 올해 경기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시애틀 시호크스가 맞붙어 시호크스가 승리했는데, 정작 시호크스의 우승은 대중의 머릿속에서 금세 잊혔다.<br><br> 경기가 끝나고 미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것은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이었던 가수 '배드 버니'(본명 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였다.<br><br>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배드 버니는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핫한' 가수다.<br><br> 슈퍼볼 공연에 한 주 앞서 그래미 어워즈에서 가장 영예로운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고, 그의 앨범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025년 글로벌 인기 앨범 1위를 차지했다.<br><br> 인기 아티스트 순위에서도 테일러 스위프트(2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2/15/AKR20260214018400072_05_i_P4_20260215073619037.jpg" alt="" /><em class="img_desc">그래미 올해의앨범상 트로피 받는 배드 버니(오른쪽)<br>[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공연이 너무 핫해서 SNS를 달궜느냐고? 절반만 맞는 말인 것 같다.<br><br> SNS를 넘어 정치권까지 논란이 된 핵심에는 언어가 자리 잡고 있다. 하프타임 쇼 무대가 대부분 스페인어로 채워졌기 때문이다.<br><br>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아무도 이 남자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라고 불평했다.<br><br> 배드 버니가 공연 도중 던진 메시지도 논란이 됐다.<br><br> 배드 버니는 중남미 각국의 국기 퍼레이드와 함께 앞으로 걸어 나오면서 중남미 각국의 이름을 하나씩 나열하다가 푸에르토리코, 미국, 캐나다를 마지막으로 외친 뒤 "함께할 때 우리는 아메리카"(Together, We Are America)라고 적힌 풋볼 공을 던졌다.<br><br> 미국인들의 일상 언어생활에서 '아메리카'는 곧 미국을 뜻한다. 배드 버니의 아메리카는 아메리카 대륙을 뜻했다.<br><br> 라틴 아메리카 출신자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이민 당국 요원들에 불심검문과 체포 대상이 되는 일이 미국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보수층 입장에선 도발 행위였다.<br><br> 사실 배드 버니는 지난달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른 여러 가수와 함께 "ICE(이민세관단속국) 아웃"을 외치며 이미 긴장을 예고한 상태였다.<br><br> 배드 버니는 공연 도중 푸에르토리코 깃발을 흔들었는데 삼각형 부분의 파란색이 평소 보던 것보다 다소 연했다. 처음엔 필터 효과로 TV 화면상 색상이 바뀌어 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푸에르토리코 독립을 상징하는 깃발이라고 했다. 미국이 1952년 깃발 색을 성조기 색에 맞춰 바꾸게 했다고 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2/15/AKR20260214018400072_03_i_P4_20260215073619039.jpg" alt="" /><em class="img_desc">독립 상징하는 푸에르토 깃발 들고 있는 배드 버니<br>[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정말로 끔찍했다"였다. "미국의 위대함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했다.<br><br> 공화당 일부 의원은 NFL과 주관 방송사 NBC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SNS에서는 배드 버니가 성조기를 불태우는 딥페이크 사진이 나돌았다.<br><br> 미국 '청년 우파'의 상징인 고(故) 찰리 커크가 만든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는 배드 버니 공연 시간 보수 성향 가수 키드록과 컨트리 가수 브랜틀리 길버트 등이 출연한 '올아메리칸 하프타임쇼'를 대신 스트리밍 방송했다.<br><br> 반면 이민자들과 중남미 팬, 반(反) 트럼프 진영에선 이번 공연이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br><br> 지난달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인 여성 르네 굿과 미국인 남성 알렉스 프레티가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이민단속 정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였다.<br><br> 현재 미국 사회의 극단적인 분열 상황이 슈퍼볼 공연을 둘러싼 논란으로 다시 표출되는 모습이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2/15/AKR20260214018400072_04_i_P4_20260215073619042.jpg" alt="" /><em class="img_desc">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수놓은 중남미 각국 국기들<br>[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처음부터 논란은 예고됐다는 시각도 있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1억 명이 넘는 미국인이 동시에 시청하는 유일한 행사다 보니 태생적으로 미국의 대표성을 둘러싼 '문화전쟁'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br><br> 정치인 입장에서는 논란을 부추기고 그에 편승하는 것 자체가 지지층을 결집하고 주목도를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br><br> 트럼프 대통령이 공연 후 지체없이 '끔찍했다'는 반응을 올린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br><br> NFL 측은 왜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고 배드 버니를 공연자로 택했을까.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논란이 돼야 시청률이 올라가잖아."<br><br> 시청률을 찾아봤다.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이번 하프타임 공연은 평균 1억2천820만 명이 지켜봤다고 한다. 역대 4위 기록이다.<br><br>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30초짜리 광고는 평균 800만달러(약 115억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완판됐다. 일부 광고는 1천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떠들석한 논란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것은 NFL 아닐까.<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2/15/AKR20260214018400072_07_i_P4_20260215073619044.jpg" alt="" /><em class="img_desc">슈퍼볼 경기가 열린 미 샌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br>[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em></span><br><br> pan@yna.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진출…19일 금메달 도전 02-15 다음 황대헌, 쇼트트랙 1500m 은메달…여자 계주 결선행(종합)[올림픽] 02-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