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하의 밀라노리포트]밀라노에 울려퍼진 ‘에케케이리아’ 열망 작성일 02-06 38 목록 <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1/2026/02/06/0002769447_002_20260206114018871.png" alt="" /></span></td></tr><tr><td></td></tr></table><br><br>올림픽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가?<br><br>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 밀라노로 입성한 성화를 맞느라 시내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비 내리던 하늘도 환하게 개여 겨울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br><br>“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존 레논의 노래 이 한 줄은 단순한 가사가 아니라,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온 가장 간절한 꿈을 담고 있다.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상상하고, 그 상상이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그 염원이 다시금 불꽃으로 피어난다. 밀라노와 코르티나에서는 올림픽 성화가 타오르며, 인류가 하나 되어 평화를 향한 길을 걷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게 될 것이다.<br><br>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만큼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에케케이리아(ἐκεχειρία, ‘무기를 내려놓음’)라는 협정을 맺었다.<br><br>이 휴전은 단순히 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제도가 아니었다. 올림픽은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제전이었기에, 전쟁을 끌어들이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따라서 올림픽 휴전은 종교적·문화적 의미를 지닌 신성한 규범이었다. 또한, 도시국가들이 올림픽을 통해 “우리는 결국 같은 그리스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림픽은 전쟁의 시대에도 잠시나마 평화를 가능케 하는 장치였고, 그리스인들에게는 화합과 연대의 상징이었다.<br><br>현대 올림픽은 이 고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 1993년 유엔 총회는 올림픽 전후로 전쟁을 멈추자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른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7일 후까지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분쟁을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br><br>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가 평화의 이상을 존중하고자 하는 상징적 약속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에도 동서 진영이 함께 올림픽에 참여했고, 남북한이 공동 입장하는 장면은 세계인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갈등을 잠시 멈추고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외교적 계기가 되어왔다.<br><br>또한, 유엔은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통해 스포츠가 단순한 오락이나 경쟁을 넘어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수단임을 강조했다. 올림픽은 인류 공동체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상징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br><br>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현대 국제정치의 복잡성과 무력 충돌의 규모는 고대보다 훨씬 크다. 올림픽만으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유엔의 휴전결의안도 상징적 의미에 머무를 뿐 실제로 올림픽 기간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br><br>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여전히 평화의 이상을 구현하는 장이다. 선수들이 국적과 언어, 종교를 넘어 같은 경기장에서 땀을 흘리고, 관중들이 서로 다른 깃발을 흔들며 같은 순간을 공유하는 그 자체가 평화의 메시지다. 올림픽은 전쟁을 끝내지 못할지라도, 인류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킨다.<br><br>밀라노와 코르티나에서 불타오를 성화는 인류가 여전히 평화를 꿈꾸고 있다는 증거이며, 스포츠가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림픽은 전쟁을 끝내지 못할지라도, 인류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을 밝히는 상징이다.<br><br>존 레논이 노래한 상상은 올림픽의 성화 속에서 다시금 현실세계에서 피어난다. 올림픽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평화를 상상하는 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함께 걸을 것인가?”<br><br> 관련자료 이전 “선수시절 못간 올림픽, K팝 가수로 가 영광” 02-06 다음 [박은하의 밀라노리포트]밀라노에 내리는 비와, 다시 쓰여질 역사 02-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