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순위' 저평가받았던 함지훈, '왕조와 전설' 남기고 떠난다 작성일 01-28 33 목록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랜차이즈스타 함지훈이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난다. 지난 27일 현대모비스 구단은 "함지훈이 2025-2026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br><br>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원클럽맨으로 오랫동안 구단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시즌후 함지훈의 등번호 12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여 예우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구단 역사상 김유택(14번), 우지원(10번), 양동근(6번)에 이어 네 번째이자 프로농구 전체로는 열세 번째 영구 결번이 된다.<br><br>또한 현대모비스는 내달 6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함지훈의 '은퇴 투어'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식 은퇴식은 4월 8일 창원 LG와의 홈경기로 예정되어 있다. 함지훈은 당초 은퇴 투어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구단의 권유와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긴다는 측면에서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br><br>다만 함지훈이 은퇴를 발표한 27일 현대모비스는 고양 소노와의 원정경기에서 54-99, 무려 45점차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마침 함지훈의 은퇴 소식으로 미디어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고 말았다. 함지훈은 이날 5분 23초를 출장하며 무득점에 어시스트 1개에 그쳤다.<br><br>양동근 감독은 "아무 것도 못하고 졌다. 함지훈의 은퇴 발표가 선수들에게 영향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이런 경기도 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역설적으로 함지훈이 그만큼 현대모비스 선수단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br><br>1984년생인 함지훈은 처음 농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또래들보다 키도 작고 뚱뚱해서 오히려 눈에 띄는 농구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훗날 동료가 되는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레전드 양동근 감독은 어린 시절 함지훈을 처음 보고서는 그냥 '살 빼려고 농구하는 학생' 정도로만 생각했던 일화도 있다.<br><br>하지만 함지훈은 부단한 노력을 통하여 체중을 줄이고 신장과 기량이 차츰 성장하면서 청소년 대표급 선수로 성장했다. 경복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후에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지않고 18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의 원클럽맨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공적인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br><br>특히 함지훈이 데뷔했던 2007년 KBL 신인드래프트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황금세대'를 배출한 드래프트로 꼽힌다. 김태술(SK), 이동준(오리온스), 양희종(KT&G, 현 정관장), 박상오(KTF, 현 KT), 신명호(KCC), 이광재(동부, 현 DB), 김영환(KTF) 등은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주전이거나 올스타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다수다.<br><br>1라운드에 꼴찌로 간신히 턱걸이한 10순위라는 지명 순위는, 훗날 함지훈의 커리어를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순번이었다. 이는 함지훈이 프로에 데뷔하던 시기가, 외국인 선수들이 골밑을 장악하면서 서장훈, 김주성 등 일부 엘리트 선수들을 제외하면 '토종빅맨'의 수요가 저평가를 받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br><br>대학시절까지 197cm(맨발신장)의 작은 키로 센터 포지션을 소화했고 운동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 '언더사이즈 빅맨'이었던 함지훈은, 쟁쟁한 동기들에 비하여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br><br>하지만 결과적으로 함지훈은 프로무대에서 저마다 큰 족적을 남긴 '2007 황금세대' 동기들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선수가 됐다. 함지훈은 작은 신장과 운동능력의 단점을, 영리한 농구센스와 피벗플레이라는 특유의 장점으로 극복해내며 데뷔 첫해부터 당당히 팀의 주전이자 엘리트 파워포워드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br><br>함지훈은 데뷔 첫해 신인왕은 동기 김태술에게 아쉽게 내줬지만, 2년차인 2008-2009시즌 식스맨상을 수상했고, 3년차인 2009-2010시즌에는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를 동시에 석권하고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br><br>이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함지훈은, 라건아, 문태영, 양동근 등 초호화 멤버를 구축한 현대모비스에서 KBL 역대 최고의 '왕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현대모비스는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KBL 역사상 유일무이한 챔피언결정전 쓰리핏(3연패) 달성을 이뤄낸다. 함지훈은 2018-2019 시즌에도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다섯 손가락에 모두 우승 반지를 채우는데 성공했다.<br><br>함지훈은 28일 기준 정규리그 통산 839경기에서 9.9점, 4.7리바운드. 3.5어시스트, 플레이오프 88경기에서 4.8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누적 8338득점은 현대모비스 구단 역사상 1위 기록이다.<br><br>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지능적인 플레이스타일과 탄탄한 기본기, 커리어 내내 큰 부상이 거의 없었던 내구성,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좀처럼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지 않는 여유롭고 느긋한 성향 등은, 함지훈이 빅맨임에도 42세까지 팀의 중심으로 장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팀의 리더인 양동근이 다재다능한 '모범생'이었다면, 함지훈은 잘한다고 들뜨지 않고, 못한다고 주눅 들지도 않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헌신하던 2인자였다.<br><br>미국 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레전드 팀 던컨에 빗댄 '함던컨'이라는 별명처럼, 함지훈은 화려한 스타성은 없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기복없는 활약을 앞세워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소속팀에 다수의 우승을 선사한 레전드로 자리매김한 빅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함지훈은 2007년 드래프트 동기중에서는 2023년 은퇴한 양희종(전 정관장)에 이어 두번째로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br><br>황금세대 동기들이 세월의 흐름속에 하나둘씩 은퇴하던 상황에서도 함지훈은 유일하게 202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동갑내기 김태술이 은퇴 후 지난 시즌 고양 소노의 감독까지 역임했고, 친정팀 현대모비스는 동고동락했던 3년 선배 양동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만큼 세월이 흘렀다.<br><br>함지훈은 2021-2022시즌을 기점으로 출전시간이 서서히 줄어들며 식스맨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노련한 플레이로 후배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했다. 2025-2026시즌에는 34경기에 출장하여 평균 12분 6초를 소화하며 3.7점, 2.3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br><br>아쉽게도 현대모비스는 레전드의 마지막 시즌에 부진한 모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3승 22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PO 마지노선인 6위 부산 KCC(17승 18패)와는 4게임 차이로 뒤지며 함지훈의 마지막 '봄농구'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br><br>그럼에도 양동근 감독은 "함지훈과 함께 한 팀에서 함께 청춘을 바쳤다. 선수 시절에도 함지훈에게 항상 '내일 은퇴해도 아쉽지 않게 뛰자'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함지훈도 은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br><br>함지훈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은퇴 소식을 뉴스로 보니까 시원섭섭했다"는 소감을 전하며 "'한결같다'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제 농구 인생을 요약하는 단어가 됐으면 좋겠다. 신인 때부터 늘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자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 18년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br><br>묵묵히 농구와 팀에 헌신했던 함지훈의 한결같은 18년 프로 경력은, 모든 농구 선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만하다. 그리고 아직 함지훈의 농구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br> 관련자료 이전 이상적 기술의 캘러웨이 ‘퀀텀’...“손 끝에 전해지는 게 더 신기” 01-28 다음 美 정부 ICE 요원 동계올림픽 파견...“이민 단속 아니다” 해명에도 개최 도시는 반발 01-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