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너머 인간으로 재현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연극 작성일 01-26 20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온스테이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Zw3klEoR3"> <p contents-hash="eb5da5e952ffb0be2ac8334ae9294f4499d11362e68660cdc7f6a64af1281a45" dmcf-pid="25r0ESDgeF" dmcf-ptype="general">[문현호 기자]</p> <p contents-hash="92fff8fdf1fa70d5703eacfcd7a38cd8b409af01220a312ab1ff53310ddbda6e" dmcf-pid="V1mpDvwadt" dmcf-ptype="general">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001년 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미 하나의 고전이자 신화입니다. 이 거대한 상상력의 세계가 연극 무대라는 물리적 제약 속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던 것도 사실입니다. 애니메이션의 환상적인 장면들과 색채를 과연 '실재하는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p> <div contents-hash="6158af7fdd4de2551616737aeb14af27735e2e9debb87c5e81e8b391869bf51b" dmcf-pid="ftsUwTrNL1" dmcf-ptype="general"> 그러나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온스테이지는 그러한 우려를 기우에 그치게 합니다. 이 작품은 기술의 화려함 뒤로 숨는 대신, 인간의 신체와 아날로그적인 장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그 담백하고도 치밀한 연출은 원작의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무대 예술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물성(物性)의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d3e23848c8d2bf946c874a3b445d88cc2da21fa27782c2ff00186cc30b7574b" dmcf-pid="4KG4y3WIn5"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0037cyca.jpg" data-org-width="1280" dmcf-mid="7O5oUfu5J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0037cyc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라이브 온 스테이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작을 존 케어드(John Caird) 연출이 무대 위 실체로 빚어냈습니다.</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4c103cc6f407dd1a6bb42cadaa9120d739eca31b35b42c9443066d21290c1df" dmcf-pid="89H8W0YCLZ" dmcf-ptype="general"> 공연의 막이 오르고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숨결을 빌려 극장 안을 부드럽게 감쌀 때, 저는 비로소 치히로가 마주했던 그 낯선 터널 앞에 조심스럽게 함께 서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미디어 아트나 화려한 영상 효과로 환상을 손쉽게 치장하려 하는 요즘의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은 360도로 회전하며 입체적인 위용을 드러내는 온천장 '아부라야' 세트를 통해 물리적 실체가 전하는 묵직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div> <div contents-hash="1c531e620058cab34935903c7e89b4cd4891cb177314e9a04bae3efc5fedf317" dmcf-pid="62X6YpGhiX" dmcf-ptype="general"> 배우들이 직접 문과 벽을 옮기며 엘리베이터의 층간 이동을 묘사하고, 천 조각의 크기를 섬세하게 조절해 하늘을 나는 용의 원근감을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눈맛'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연출의 정수였으며, 특히 오물 신으로 오해받았던 강의 신이 목욕탕에 들어와 정화되는 과정에서 그의 몸속에 박힌 인간들의 폐기물을 배우들이 온몸으로 받아내고 끌어올리는 의식은,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이 인간의 노동과 만났을 때 비로소 획득되는 숭고한 생동감을 깊이 있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2bf64d1b786df10ce0a274bdb32decb3c093b99d94fcedfc136393cddf6966e" dmcf-pid="PVZPGUHli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1354oamf.jpg" data-org-width="1280" dmcf-mid="zetNz6qFe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1354oam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무대 연출] 360도 회전하는 온천장 '아부라야(油屋)' 세트. 아날로그적인 장치와 배우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무대 예술만의 묵직한 힘을 더합니다.</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27c1ab02769187f5c61b1c3e17059fb99fb09ef83a135f8b3719db5f336e536" dmcf-pid="Qf5QHuXSnG" dmcf-ptype="general"> 이러한 정교함은 일본 특유의 치밀한 정밀함과 장인 정신에서 기인한 것임이 분명해 보였는데, 4000가닥의 털을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심어 넣었다는 하쿠의 용 퍼펫이나 십 수명의 배우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폭주하는 가오나시의 거대한 몸집을 구현해내는 신체 연기는 감탄을 넘어 경건한 마음마저 불러일으켰습니다. </div> <p contents-hash="b2b5144cf159c64b46a55b1ded7f6ad55b37e14a7365c056ade465879b04a45e" dmcf-pid="x41xX7ZveY" dmcf-ptype="general">퍼펫을 조종하고 무대의 배경이 되어준 앙상블 배우들의 헌신적인 몸짓은, 이 거대한 세계관이 단순히 한두 사람의 주역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조화로운 합을 통해 유지되고 있음을 고요히 웅변하고 있었으며, 여기에 11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라이브 음악은 장면마다 섬세한 리듬을 부여하며 관객의 호흡을 세밀하게 이끌었습니다.</p> <div contents-hash="01aeec370f70676a102d4cdd5555dfecdb7aac977bf6e6cd6465e07512054df7" dmcf-pid="yhLyJkiPiW" dmcf-ptype="general"> 치히로와 가오나시가 전차를 타고 제니바의 집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그 적막과 선율의 조화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본질을 응시해도 괜찮다'는 따뜻하고도 사색적인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d83ba45aa28de1e2f9e7ca98d6242712469a1bdae13f39e7b554a0693b3fefb" dmcf-pid="WloWiEnQL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2678bmmq.jpg" data-org-width="1280" dmcf-mid="qupkKM9UL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2678bmm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공연 장면] 가오나시와 함께 전차를 타고 제니바의 집으로 향하는 치히로. 적막한 선율 속에서 잠시 멈추어 본질을 응시하는 위로의 시간입니다.</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68b7ef6bf377319b64f6a32fa02cf8c1d148018bc5fb6e067c6dde482740a39" dmcf-pid="YSgYnDLxRT" dmcf-ptype="general"> 무대 위 배우들의 호연 또한 원작에 대한 깊은 존중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었는데, 치히로 역의 카미시라이시 모네 배우는 결코 벽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당당히 서 있으려 노력하는 열 살 소녀의 강단을 탁월하게 체득해 보여주었습니다. </div> <p contents-hash="ba359e78ff26523b3f658a394f0c40d8fca7387c639721c671d1c7a4c4653feb" dmcf-pid="GvaGLwoMnv" dmcf-ptype="general">원작의 성우이기도 했던 나츠키 마리 배우가 유바바가 되어 내뱉는 서늘하고도 힘 있는 발성은 극 전체의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아주었으며, 그녀가 보여준 제니바의 소박한 면모는 존재가 지닌 다면적인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p> <div contents-hash="01f2d7b371404245abff8e7534b685466234fd3b61d7ba73d86fae506391c455" dmcf-pid="HTNHorgReS" dmcf-ptype="general"> 또한 가오나시를 연기하는 배우의 절제된 움직임은 현대인이 느끼는 근원적인 외로움과 공허함을 투영하고 있었으며, 그가 치히로의 담백한 배려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514e04c9aa41e4559ecf43d3ac3286648ac517ed8dad25eec453639b39884fd" dmcf-pid="XyjXgmaei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4012jzce.jpg" data-org-width="1280" dmcf-mid="Bw1a78zte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4012jzc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유바바 역의 나츠키 마리. 원작에 대한 존중을 담은 열연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6322895568585a42b19eba62093c50aa535aa19a08781e7dafd8f3bacfb6ff3" dmcf-pid="ZWAZasNdMh" dmcf-ptype="general"> 무엇보다 저의 마음을 가장 깊게 파고든 것은 '이름'이라는 존재론적 주제였는데, 마녀 유바바는 인간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숫자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을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전락시킵니다. </div> <div contents-hash="5b5c4d0a17d034864ef264789673d87e5ec0afb9c69af81ba1b95be6d138c37b" dmcf-pid="5SgYnDLxRC" dmcf-ptype="general"> '천 길의 깊이'라는 무한한 존재의 가치를 담은 이름 '치히로'가 단순한 숫자 1000인 '센'으로 치환되는 과정은, 결과와 효율만을 중시하며 우리 각자의 본질을 소모시키는 현대 사회의 슬픈 이면을 조용히 상기시킵니다. 이름을 잊는다는 것은 곧 돌아갈 길을 잃는 것이며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일이지만, 치히로가 하쿠의 도움으로 끝내 이름을 잊지 않았기에 인간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쿠 역시 자신의 진짜 이름인 '니기하야미 고하쿠누시'를 기억해내며 비로소 용의 비늘을 벗고 본래의 자아를 회복합니다. 이 두 장면은, 이름이란 단순히 대상을 부르는 호칭을 넘어 한 존재의 본질이자 소중한 약속임을 아름답게 일깨워주었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dd4a9ae09a2fa685b69628becdceaf74a98a034cab8e5d76085789fd63f8015" dmcf-pid="1vaGLwoMn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5358ckaj.jpg" data-org-width="773" dmcf-mid="b25QHuXSM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5358cka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자신의 진짜 이름 '니기하야미 고하쿠누시'를 기억해낸 하쿠. 이름은 존재의 본질이자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유일한 열쇠임을 보여줍니다.</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87b9778ec670efad0906050fa7314752c377fce0fedd4b89c26c6fa18d12f04" dmcf-pid="tTNHorgRnO" dmcf-ptype="general"> "삶에서 가장 참된 것은 만남이다"라는 마르틴 부버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저에게 참된 나 자신과 만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정성을 다해 빚어낸 무대와 유려한 선율, 그리고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가 어우러진 이 시간은, 터널을 빠져나온 치히로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듯이 저에게도 일상을 살아갈 용기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비본질적인 오물을 게워내고 본래의 존재로 회복된 강의 신처럼, 우리 역시 각자의 삶에서 숫자가 아닌 이름으로 존재할 수 있기를, 그리고 서로의 진짜 이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정교하게 재현된 애니메이션의 디테일 속에서 발견한 인간미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은, 오랫동안 저의 가슴속에 은은한 향기처럼 남을 것 같습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381ff09414666c21880f4a13a85680f0da25e3e749a9d3b781b7521741fd5cf" dmcf-pid="FyjXgmaee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6710irhj.jpg" data-org-width="1280" dmcf-mid="KXehxaMVR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ohmynews/20260126131246710irh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라이브 온 스테이지]</td> </tr> <tr> <td align="left">ⓒ TOHO</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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