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헐렁한 옷 입으면 3m 더 날아간대서… 작성일 01-24 25 목록 <b>[밀라노, 요건 몰랐죠?]<br>스키점프 깐깐한 복장 단속, 왜?</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1/24/0003954914_001_20260124004509348.jpg" alt="" /><em class="img_desc">노르웨이의 하버 에네르 그라네루드가 두 차례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비행하는 모습./EPA 연합뉴스</em></span><br> 최근 세계 스키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 2명과 코치와 장비 담당자 등 3명이 스키복(suit)을 불법 개조한 혐의로 FIS(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에서 최대 18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작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때 사전 검사를 통과한 스키복의 사타구니 부분을 뜯어낸 뒤 딱딱한 보강재를 넣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짓가랑이 부분이 몸에 밀착되지 않게 의도적으로 늘린 것이다.<br><br>이들이 이런 ‘반칙’을 저지른 것은 스키복이 비행 거리를 늘리는 ‘날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키점프 선수들은 다리와 스키를 ‘V자’ 형태로 벌려 비행하는데 바람을 많이 받는 가랑이 부위에 스키복 원단이 1㎝만 추가돼도 거리가 2.5~3m쯤 늘어난다는 연구가 있다. 몸에 딱 붙지 않아 헐렁한 스키복이 바람을 맞으면 요트의 돛처럼 팽팽하게 펼쳐지고, 이때 물체를 위로 밀어올리는 양력(揚力)이 발생한다. 노르웨이 코치진이 선수의 스키복에 보강재를 넣은 것도 양력을 증가시켜 체공 시간을 길게 만들려는 의도였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6/01/24/0003954914_002_20260124004509460.png" alt="" /><em class="img_desc">그래픽=백형선</em></span><br> 얼마나 멀리 날고, 안정적으로 착지했는지를 겨루는 스키점프는 동계 스포츠 중 복장과 장비 규정이 가장 엄격한 종목으로 꼽힌다. 옷이나 스키 등을 통해 추가적인 양력을 얻는 선수가 나오지 않게 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같은 주요 대회마다 장비 규정을 통과하지 못해 실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br><br>FIS에 따르면, 선수들이 입는 스키복은 겨드랑이나 가랑이 등 모든 신체 부위와 같은 치수로 만들어 몸에 밀착해야 한다. 몸과 옷 치수의 오차 범위는 최대 4㎝까지만 허용된다. 또한 스키복은 공기가 잘 통하는 소재로 만들어야 하며 옷감의 두께는 4㎜가 넘어야 하는데 6㎜를 초과할 순 없다.<br><br>스키 규격도 엄격하게 따진다. 스키가 길고 넓을수록, 무게는 가벼울수록 선수가 멀리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선수들이 몸무게를 줄여 거식증에 걸리는 등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일정 몸무게를 유지하지 않으면 짧은 길이의 스키를 타야 하는 불이익을 준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가 21 이상이면 본인 키의 최대 1.45배 길이의 스키를 탈 수 있다. 체질량 지수가 21이 안 되는 날씬한 선수는 신을 수 있는 스키의 길이가 더 짧아진다. 부츠는 선수 발 모양과 크기에 일치해야 하며 최대 20㎜까지만 오차가 허용된다.<br><br>이번 노르웨이 대표팀처럼 의도적으로 스키복 규정을 무시한 부정 행위는 극히 이례적이다. FIS는 “선수들이 몸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스키복이 헐렁해져 실격되는 건 경기의 일부지만, 이처럼 시스템을 속이려는 뻔뻔한 시도는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비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기 전 3D 스캐너로 유니폼을 착용한 선수들의 규정 준수 여부를 평가해 조작 가능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스키복에 위조 방지 마이크로칩을 심고, 스캐너를 통해 점프 전후로 칩들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br><br>스포츠계에선 경기복이나 장비를 불법 개조하는 부정행위를 ‘기술 도핑(techno doping)’이라고 부른다. 2016년 한 국제 사이클 대회에서 벨기에 여성 선수가 자전거 안장 밑 프레임에 소형 전기 모터를 장착했다가 적발된 게 대표적 사례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추가 동력으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태블릿PC를 활용한 자기장 검사를 통해 적발됐고, 해당 선수는 6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br><br>2000년 시드니 올림픽 수영에선 많은 선수가 상어 피부를 형상화한 전신 수영복을 입고 나왔는데, 세계신기록이 15개가 쏟아졌다. 의류 제조 기술의 발전이 본의 아니게 스포츠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에도 전신 수영복은 진화를 거듭했고, 2009년 세계선수권에선 세계신기록 43개가 나왔다. 결국 2010년부터 국제 대회에서 전신 수영복이 금지됐다.<br><br> 관련자료 이전 국민체육진흥공단,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수상…농어촌 상생 발전 기여 인정 받아 01-24 다음 [내일의 경기] 2026년 1월 25일 01-2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