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입단 기록 깬 천재소년 유하준… "집에 바둑판도 없었는데" 작성일 01-21 48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조훈현 최연소 입단 기록 63년 만에 갈아 치워<br>5세 때 접한 바둑 책으로 4년 만에 신화<br>“머리 쓰는 걸 좋아해... 수학도 잘해요”<br>“이창호 사범님 대단, 롤모델은 신진서”</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1/21/0000910097_001_20260121043134282.jpg" alt="" /><em class="img_desc">63년 만에 조훈현 9단의 최연소 프로 입단 기록을 깬 유하준 초단이 1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em></span><br><br>지난 13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위치한 한국기원. 약속한 인터뷰 시간이 다 됐는데도 유하준(10) 초단은 기원 로비 한 켠에서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한 판만 더 하고 시작하자”며 투정을 부리던 유하준은 막상 대화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의젓한 태도로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풀어냈다.<br><br>유하준은 한국기원 출범 이후 역대 최연소 입단자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열린 12세 이하 입단대회에서 9세 6개월 12일의 나이로 초단(初段)이 되면서 레전드의 이름을 소환했다. '거성(巨星)' 조훈현(73) 9단이 1962년 9세 7개월 5일의 나이로 세운 역대 최연소 입단 기록을 무려 63년 만에 갈아 치운 것. 당시 조훈현의 기록은 바둑계에서 ‘신의 영역’으로 회자됐고, 최연소 입단 2위였던 이창호(51) 9단(당시 11세 1개월)도 넘지 못했던 벽이다.<br><br>유하준은 할아버지뻘인 조훈현을 알고 있었을까. “한국에서 조훈현 사범님 모르는 사람 있나요? 영화(지난해 3월 개봉한 ‘승부’의 실제 주인공)도 봤어요”라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기록 경신에 대해선 “기록을 깬 게 그렇게 좋은 건 아니고… 열심히는 뒀다”는 미지근한 소감을 내놨다. 입단 기록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단 훗날 바둑 실력으로 세계 1등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유하준은 지난 8일 끝난 '2026 SG골프 어린이 세계바둑최강전'에서도 한국 대표로 홀로 남아 중국 선수 3명을 연달아 꺾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69/2026/01/21/0000910097_002_20260121043134307.jpg" alt="" /><em class="img_desc">63년 만에 조훈현 9단의 최연소 프로 입단 기록을 깬 유하준(9) 초단이 1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em></span><br><br>유하준은 바둑계의 돌연변이다. 5세 때 책으로 바둑을 접한 지 약 4년 만에 입단 신화를 썼다. 보통 어린 시절부터 특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들은 부모나 인척의 피와 끼를 물려받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주변 그 누구도 바둑과 무관하다. 유하준의 어머니 이진주(43)씨도 “하준이 아빠와 저도 처음에 신기했다. 집에 바둑판도 없었다. 할아버지가 바둑을 두셨다고는 들었지만, 남성들의 흔한 취미 그 이상은 아니었다”고 했다.<br><br>시작은 도서관이었다. 엄마와 함께 간 도서관에서 어린이용 바둑 입문서를 집어 들었다. 아이들이 휴대폰 게임에 빠지듯, 유하준은 바둑에 빠져들었다. 처음엔 부모도 ‘지나가는 관심’ 정도로 여겼지만, 바둑 사랑은 점점 커졌다. 취미 삼아 5세 때 바둑 학원에 데리고 갔는데, 형들보다 실력이 월등했다. 결국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23년 한국프로기사협회 한종진 회장(9단)이 운영하는 전문 학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프로 입문을 준비했다. 유하준은 “‘잘하는 반’과 ‘부족한 반’ 두 곳이 있는데, 처음엔 부족한 반에 있다가, 1년 반쯤 지나 잘하는 반으로 옮겼다. 옮긴 지 1년밖에 안 됐다”면서 겸손함도 보였다.<br><br>바둑 외 관심사는 뭘까. 그는 “수학을 좋아한다. 시험을 보면 늘 100점을 받는다”고 자랑하면서 “바둑과 수학, 둘 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공통점이 있는데, 머리 쓰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유하준을 옆에서 지켜본 김현찬 6단도 “전투력도 좋지만, 창의적인 바둑을 두는 점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br><br>롤모델을 묻자 ‘바둑 전설’들의 이름을 하나둘 꺼냈다. “이창호 사범님과는 재작년에 이벤트 대국을 했는데 3점을 깔고 시작했는데도 졌어요.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신진서 9단처럼 전투력 강한 기사가 되고 싶어요.”<br><br>재능을 일찍 꽃피웠다고 해서 반드시 대성하리란 보장은 없다. 조훈현도 최근 유하준이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갈 길이 멀다. 앞으로 고비가 많을 것이다. 바둑 공부와 수련만이 길"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br><br>10년쯤 뒤 유하준은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생각하더니 또박또박 답했다. “대단하신 사범님들처럼 세계에서 1등을 하고 싶어요.”<br><br>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br><br> 관련자료 이전 [스브스夜] '우발라디오' 카리나, "정지웅 목소리 너무 좋아"···연습생 동기 김윤이에도 '응원 메시지' 01-21 다음 “비장의 무기 ‘백사이드 1440도’로 밀라노 하늘 수놓겠다” 01-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