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틀을 깨자, 절대권위 내려놓고 선수들 동반자로 [2026 신년특집] 작성일 01-04 44 목록 <div style="width: 100%; border: 2px #d7d7d7 solid"> <div style="width: 100%; padding: 15px; background-color: #f7f7f7; font-weight: 600; text-align: justify"> <strong>감독의 틀을 깨자</strong> </div> 호통은 줄고, 대화는 늘었다. 전술판 앞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던 감독은 선수들 곁으로 내려왔고, 로커룸의 공기는 분명히 달라졌다. ‘감독=절대 권위’라는 오랜 공식은 이제 경기·인천 체육 현장에서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이는 세대 유행이 아니라 현장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div> <br> <span style="color:#2980b9;"><strong>■ 부천FC, ‘지시형 감독’서 ‘의사결정 공유자’로</strong></span> <br> <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66/2026/01/04/0000092296_003_20260104070113957.png" alt="" /><em class="img_desc">이영민 부천 감독은 지시보다 질문을 앞세운 소통 방식으로 성과를 이끌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em></span> <br> 이영민 부천 감독의 리더십은 조용하다. 그는 스스로를 “표현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 대신 결정의 과정을 숨기지 않는다. <br> <br> 선수 기용, 훈련 방식, 전술 변화까지 모든 선택은 코치진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공유된다. 이는 선수들에게 결과보다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br> <br> “결정은 위에서 내려오지만 과정은 함께 만든다.” <br> <br> 부천의 팀 미팅은 전통적인 ‘전달식 회의’가 아니다. 영상 분석 자리에서 이 감독은 먼저 질문을 던진다. “이 장면, 너희는 어떻게 봤나.” <br> <br> 선수들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말하도록 유도하는 이 방식은 전술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선수들을 수동적 수행자에서 주체적 판단자로 바꿨다. <br> <br> 운동장에서 의견이 충돌하는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갈등을 통제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리한다. <br> <br> 그 다음이 더욱 핵심이다. 그 일을 개인 감정으로 가져가지 않는 것. 이 일관성은 로커룸문화를 바꿨다. 의견 개진은 자유롭지만 불이익은 없다. 책임은 개인이 아닌 팀이 진다. <br> <br>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이해하기 위해 가정에서조차 자녀들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이는 ‘MZ 맞춤형 리더십’이 아니라 지도자가 먼저 내려오는 구조 전환이다. <br> <br> 부천의 승격은 전술의 승리가 아닌 관계 구조 변화의 결과였다. <br> <br> <span style="color:#2980b9;"><strong>■ 인천도시공사, 실업 스포츠에 ‘수평 구조’를 이식하다</strong></span> <br> <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66/2026/01/04/0000092296_001_20260104070113867.png" alt="" /><em class="img_desc">‘실업 스포츠의 틀’을 깬 장인익 인천도시공사 감독의 동반자 리더십. 한국핸드볼연맹 제공</em></span> <br> 보수적 문화가 강한 실업 스포츠 현장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br> <br> 인천도시공사 핸드볼팀의 장인익 감독은 팀 개편의 출발점을 회의 구조로 잡았다. 월 1회 정례 미팅에서 선수들은 연차·포지션 구분 없이 팀의 문제를 직접 말한다. 감독의 평가가 아닌 선수 스스로의 진단이다. <br> <br> 장 감독은 “누구든 투입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명확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흐려지자 벤치의 태도부터 달라졌다. 이는 곧 경기력 안정으로 이어졌고 인천도시공사는 상위권 경쟁에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br> <br> 흥미로운 점은 훈련 강도다. 수평 문화는 느슨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들은 “훈련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왜 이 훈련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br> <br> 인천의 변화는 실업 스포츠에서도 ‘동반자형 리더십’이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br> <br> 그 결과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현재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선두 질주. 팀 창단 최초로 ‘대권 도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고 있다. <br> <br> <span style="color:#2980b9;"><strong>■ 최은종 경기도청 감독, ‘권위를 내려놓은 지도자’가 오래 강한 이유</strong></span> <br> <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66/2026/01/04/0000092296_002_20260104070113922.jpg" alt="" /><em class="img_desc">최은종 경기도청 근대5종 감독. 경기일보DB</em></span> <br> 체육 최고 훈장인 청룡장을 수상하며 지도력과 성과 모두에서 한국 체육계의 신뢰를 받아온 최은종 근대5종 경기도청팀 감독. 최 감독은 동반자형 리더십이 일시적 유행이나 세대 타협이 아니라 가장 오래 버티는 지도 방식임을 증명한 사례다. <br> <br> “메달은 선수 몫이고 실패는 제 책임입니다.” <br> <br> 이 문장은 겸손의 수사가 아니다. 지도자의 역할을 성과의 주인이 아닌 책임의 최종선으로 재정의한 선언에 가깝다. 선수는 결과에 도전하고 지도자는 그 과정 전체를 떠안는다. 최 감독의 리더십은 바로 이 구조 위에 세워졌다. <br> <br> 그는 한국 체육이 반복적으로 흔들려온 이유를 ‘성과 중심 통제 구조’에서 찾는다. 그는 “선수에게 결과 책임을 전가하고 지도자는 평가에서 벗어나면 팀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그래서 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록이 아니라 신뢰의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br> <br> 훈련 강도는 높지만 선수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 전술·컨디션·훈련 방식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지 않고 선수들이 ‘왜 이 과정을 거치는지’를 이해하도록 만든다. <br> <br> 그 결과는 성적으로 증명됐다.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 세계선수권 제패, 올림픽 메달 배출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이를 개인 성과로 묶는 데 거리를 둔다. 그는 “이 성과는 시스템이 만든 것”이라며 “내가 아닌 선수들이 만든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br> <br> 부천FC와 인천도시공사가 ‘현재형 변화’를 보여준다면 경기도청 근대5종팀은 동반자형 리더십이 장기적으로도 성과를 낳을 수 있음을 증명한 미래형 사례다. <br> <br> <span style="color:#2980b9;"><strong>■ 로커룸에서 시작된 변화, 이제는 체육 시스템을 향한 질문</strong></span> <br> <br> 부천FC, 인천도시공사, 경기도청. 세 팀의 사례는 하나의 공통된 결론으로 수렴된다. ‘갑—을 구조’를 벗어난 팀일수록 성과는 오래 지속됐다는 점이다. <br> <br>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감독 개인의 성향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현장은 이미 달라졌지만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다. <br> <br> 전문가들은 △선수 의견 수렴 절차의 제도화 △팀 문화·소통 지표의 지도자 평가 반영 △지도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한 교육·검증 체계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성적만이 아닌 팀을 어떻게 운영했는가를 평가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br> <br> 경기·인천지역은 이 변화를 실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학교·실업·프로가 촘촘히 연결된 구조 속에서 동반자형 리더십은 이미 성과로 검증되고 있다. <br> <br> 이제 필요한 것은 현장의 성공을 개인 사례로 소비하지 않고 지역 체육 정책의 모델로 확장하는 일이다. <br> <br> 감독의 목소리가 낮아질수록 선수의 책임은 커졌다. 통제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방임이 아니라 신뢰였다. 체육계는 “‘감독=절대 권위’는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부천의 승격, 인천도시공사의 반등, 경기도청 근대5종팀의 지속성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 체육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스타가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란 것을. 관련자료 이전 한국 꿈나무들이 배운 '진짜 럭비...하나조노가 보여준 정신 01-04 다음 [종합] "김건모, 음악 떠난 적 없다"…작곡가 윤일상 입에서 나온 근황 01-0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