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힙'함의 상징"…유현준 교수가 말하는 경계없는 OTT 시대 작성일 12-23 3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WlTiVb0vq">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63eab6c0c1b74d26c2b4d697e07d101523af18890ba7f3388e014d7110581a1" dmcf-pid="yM8QZIrNT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유현준 교수 /사진=임형택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3/ked/20251223141502853femb.jpg" data-org-width="1200" dmcf-mid="UxvCMBu5l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3/ked/20251223141502853fem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유현준 교수 /사진=임형택 기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d0bca5e290730c625ae35c15be4d0cd3cc8fce085d9001e7b1a4a06cf29e1b2" dmcf-pid="WR6x5CmjT7" dmcf-ptype="general"><br>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K-콘텐츠의 힘을 단순한 한류 유행이 아닌 ‘공간의 이동’으로 설명했다. 드라마와 음악, 영화가 스토리를 넘어 한국의 도시 풍경과 일상, 삶의 방식을 함께 전파하며, 서울이라는 공간 자체를 세계인이 선망하는 무대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p> <p contents-hash="dd8a1aceb9d34936fb42fac06436fa055310bf7c7b118a469334ab541ef88254" dmcf-pid="YePM1hsAWu" dmcf-ptype="general">넷플릭스는 23일 서울 성수 앤더슨씨에서 '넷플릭스 인사이트' 행사를 열어 K-콘텐츠가 가져온 글로벌 문화 지형의 변화를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유 교수 연사로 나서 '경계 없는 OTT 시대, 건축학적·도시학적 관점에서 OTT는 한국을 어떻게 바꿨나'를 주제로 강연했다.</p> <p contents-hash="55b83bd2f64b400f4709e09c2ca73a00b355e6651eea353e1a2a94169f0d8487" dmcf-pid="GdQRtlOcCU"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먼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의 개념부터 짚었다. 그는 "1994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인터넷 가상공간이었다"며 "당시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텍스트 몇 줄뿐이었는데, 왜 이걸 공간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문은 그가 로마 여행 중 성당 천장화를 보며 해소됐다고 했다. 그는 "천장 높이는 10미터 남짓이지만, 르네상스 투시법으로 그려진 천장은 무한히 뚫린 하늘처럼 보였다"며 "인간은 2차원 위에 3차원, 나아가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존재"라고 설명했다.</p> <p contents-hash="c842683a65351259f11f8a2fcf714f8edc0fc45724c3c532a50a3c52feef1521" dmcf-pid="HJxeFSIkTp"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인간이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에도 주목했다. 그는 "인간은 망막으로는 2차원 이미지만 받아들이지만, 뇌는 이를 조합해 3차원 공간을 이해한다"며 "이는 단기 기억력 덕분"이라고 했다. 인간의 뇌는 1초에 약 200장의 이미지를 연산해 공간을 구성하는데, 영화는 초당 32프레임, 만화책은 초당 1컷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간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머지는 인간의 의식이 채워 넣는다"며 "인터넷과 OTT 역시 화면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80acb7eb429eab7dc229447610eb6822ca27e0060af15cfb8e7b4e914cda32f4" dmcf-pid="XiMd3vCEW0" dmcf-ptype="general">그는 현대 시점에 대해 "현대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약 3분의 1을 가상공간에서 보낸다"며 "현대인의 절반은 온라인, 절반은 오프라인에 살고 있다"고 했다. TV와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p> <p contents-hash="a5a13d06d9958ad39faec10c7268a9a3de65eb05e195793b6c2b9b9147b00d5c" dmcf-pid="ZnRJ0ThDl3"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인간은 본래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온 동물"이라며 "마당이 있던 전통 공간은 계절·날씨·해의 위치에 따라 늘 달라졌지만, 현대의 아파트 거실은 벽지와 형광등이 늘 같다"고 말했다. 변화가 사라진 환경 속에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찾고, 그 역할을 미디어가 대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p> <p contents-hash="6934967cc625501412b62f8ac10c96746b660fcfa47218497fa2e9335fadfcd0" dmcf-pid="5LeipylwvF"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콘텐츠가 공동체를 형성하는 힘도 강조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반원형 극장을 언급하며 "한 번에 1만2000명 규모의 관객이 비극을 보며 같은 감정을 공유했고, 그 공통의 감정이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국민 드라마였던 ‘모래시계’도 실시간 시청을 통해 국민 전체가 같은 감정 상태에 놓였던 경험"이라고 했다. 오늘날에는 스마트폰과 OTT가 그 역할을 대신하며, '오징어 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콘텐츠가 전 세계인의 공통 화제가 된다고 설명했다.</p> <p contents-hash="9cf1235eeb05b1f2dad40d59ebbbcbfdaddb04087672fb7c1b86520ec98d2748" dmcf-pid="1odnUWSrCt" dmcf-ptype="general">그는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신전이나 제단처럼 높은 곳에 선 사람이 권력을 가졌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미디어 노출이 곧 힘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정보의 양 차이가 곧 힘의 차이"라며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받는 사람과 공간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했다.</p> <p contents-hash="2d4b6f64480f3606822faf854f92f4df9d974e476b1e2bef99d08b402855db0b" dmcf-pid="tAoNBZYCT1" dmcf-ptype="general">이 같은 원리는 역사 속에서도 반복돼 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유 교수는 유럽의 해양 무역,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 일본 목판화가 서구 예술에 끼친 영향을 사례로 들며 "첨단 제품을 수출하면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이 함께 전파된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72e32d34695bcb0e20381b5883cf4952845494617a173f38537c510e66ba679f" dmcf-pid="Fcgjb5Ghv5" dmcf-ptype="general">이어 그는 20세기 후반 미국의 문화 패권과 한국의 부상을 연결 지었다. 그는 "70~90년대 전 세계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나라는 미국이었다"며 "'백 투 더 퓨처'나 ‘600만불의 사나이’ 같은 콘텐츠는 미국 기술력에 대한 동경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후 제조업 중심이 일본과 독일, 중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반도체와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p> <p contents-hash="cf4fb6f0ea8884dfae57b4120a68149c05dd71f2a5d7d755b3397cc51e860487" dmcf-pid="3kaAK1HlWZ" dmcf-ptype="general">그는 1999년 미국 NBC 방송의 휴대전화 실험을 언급하며 "삼성 애니콜이 물에 담갔다 꺼내도 작동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방영되면서 한국은 '첨단 기술 국가'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고 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대한 관심이 확산됐고, 2020년대에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그 확산 속도를 폭발적으로 높였다는 것이다.</p> <p contents-hash="cb8493df0a80769d0a50f54f053707ac7d2fb9152235d91a2d38a483ea2f8b68" dmcf-pid="0ENc9tXSyX"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과거에는 콘텐츠가 로컬 방송사를 통해서만 유통됐지만, 이제는 OTT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진다"며 "K-콘텐츠를 소비하는 외국인은 사실상 한국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서울의 거리, 삼겹살을 구워 먹는 장면, 일상의 공간이 그대로 세계인의 선망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p> <p contents-hash="41d776ae88fa438311c9da9f6b6f20bb707f0e12c50bbd79704e9d6a4d4f8509" dmcf-pid="pDjk2FZvyH" dmcf-ptype="general">그는 이를 "공간 자체가 힘을 가지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유 교수는 "과거에는 '프렌즈' 속 맨해튼이 가장 힙한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서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일상 공간조차 '힙함'의 상징이 된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78668020e82e34cbb8f806a1f19e02c503540a026bdc871ced0340334aa8eea1" dmcf-pid="UwAEV35TTG" dmcf-ptype="general">또 유 교수는 한국 사회의 공간 혁명을 언급했다. 아파트를 통한 입체적 도시 개발,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가상공간에 대한 빠른 적응이 오늘날 K-컬처의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MP3, 싸이월드 등 가상공간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체험한 나라 중 하나였다"며 "이 경험이 콘텐츠를 빠르게 수출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28d274f2417a8ee6b456474db8f6751170ca25fd2012fe6c05dabbf10c4f873e" dmcf-pid="urcDf01yWY" dmcf-ptype="general">유 교수는 "첨단 기술, 네트워크, 콘텐츠의 결합이 오늘날 K-컬처의 힘"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경계가 사라진 OTT 시대, 한국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세계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메시지였다.</p> <p contents-hash="db6686bcc0fa076acea54dbcc738087eac2a34e3b4611d8416f06d88ba06c5f0" dmcf-pid="7mkw4ptWWW" dmcf-ptype="general">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재용-샘 올트먼 회동 첫 결실···삼성, 오픈AI와 韓 AX 전환 본격화 12-23 다음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8조 재산분할' 후폭풍…통합법인 앞두고 지배구조 '안갯속' [더게이트 게임] 12-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