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불과 재》 상륙…극장 존재 이유의 증명인가, 익숙함의 반복인가 작성일 12-21 1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서사의 ‘자가복제’ 아쉽지만, 단언컨대 극장 ‘필수관람’ 작품</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uKAVOPKum"> <p contents-hash="93b69e7a5ce6f8f1bf70410e990ad4ffdb460854a0ce4ff39915443735a0a0a6" dmcf-pid="ycmUI2vm0r"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p> <p contents-hash="303f8c6f63381c1c15a2d1e35bcc5dc5d82527f518ad269adccc99f0e756871d" dmcf-pid="WksuCVTspw" dmcf-ptype="general">2009년 《아바타》가 세상에 나왔을 때, 관객들은 100여 년 전 뤼미에르 형제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기차의 도착》(세계 최초의 영화)을 보다가 스크린으로 다가오는 열차에 놀라 대피했을 당시의 심정을 어렴풋하게 대리 체험할 수 있었다. 아, '영화적 체험'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이게 바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묘미구나! 영화라는 것이 아직도 발명되고 있구나! 영화는 거대한 압도감으로 그야말로 사람들을 덮쳤다. 그건 충격적이면서 놀라운 경험이었다. 글로벌 흥행 수익 29억2371만 달러(약 4조551억원).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월드와이드 흥행 1위라는 '난공불락의 성(城)'을 지키고 있는 이유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d7965488dba9f324082cbea5f95249d5334b912aae33d308acd943e5f7d82bdd" dmcf-pid="YEO7hfyOz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아바타: 불과 재》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1/sisapress/20251221090151416mvwh.jpg" data-org-width="580" dmcf-mid="QmFepNqF3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sisapress/20251221090151416mvw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아바타: 불과 재》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a683ef06479ff00c10aa2fde91b1900a0f687eb73dfa0822036ffcb3a2ebe08" dmcf-pid="GDIzl4WIUE" dmcf-ptype="general"><strong>서사와 액션, 2편의 동어반복</strong></p> <p contents-hash="3189c2d0d3f882908914d00fb3e96ffe2051cd675df51869dec1508bcf8350f2" dmcf-pid="HTXP1npX0k" dmcf-ptype="general">그리고 2022년, 13년 만에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나왔다. 이 영화의 정수를 뽑아낸 평가는 '포털 영화'에서 가장 많은 추천 수를 받은 네티즌 평(arch****)만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대신한다. "CG에 돈 많이 썼다는 건 x구라임. 다만 직접 판도라 가서 수중 촬영하긴 빡셌을 거 같음. 나비족 섭외에도 돈 많이 썼겠드만…." 서사의 퇴행이라는 일부 평가에도, 《아바타2》가 또 사랑받은 건 일취월장한 시각적 볼거리였다. '완성도 높다'와 '완벽한 수준'이라는 것은 엄연히 다른데, 《아바타2》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상미를 보여줬으니까.</p> <p contents-hash="691afe80854c56a2b68d6beefb1beb932c0b1e7d425ea771a55f556dfd6f1908" dmcf-pid="XyZQtLUZUc" dmcf-ptype="general">그렇다면 3년 만에 찾아온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3》)는 어떨까. 성공한 많은 시리즈 영화가 그렇듯, 《아바타3》의 경쟁 상대는 '전작'이다. 전작의 명성은 영화 홍보에는 '득'이지만, 관람엔 '실'이 될 때가 많다. 한계효용체감 법칙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1편과 2편 사이엔 13년의 시간이 있었던 만큼 기술력 면에서 차별화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었으나, 2편과 3편은 동시 촬영된 탓에 그럴 가능성도 낮다. 영화가 선사하는 3D 황홀경은 이미 학습된 경험이기에, 전작과 같은 시각적 충격(이른바 '눈뽕')을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중요한 건, 2편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서사의 보충. 그리고 기존과 차별화되는 액션 시퀀스와 캐릭터 개발이다. 아쉽지만 《아바타3》는 두 가지 면에서 그다지 흡족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한다. 왜 그런가.</p> <p contents-hash="9729b1ae3302c0fb6c0f57522eaafb210e91d19fdef3c42051c9ff5ae765ad1f" dmcf-pid="ZW5xFou5zA" dmcf-ptype="general">영화는 인간과의 전쟁에서 장남 네테이얌을 잃은 후 상실감에 휩싸인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이 살다나)를 비추며 시작한다. 부모의 방황은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된다. 아버지의 사랑이 늘 고팠던 둘째 로아크(브리튼 돌턴)는 형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보는 듯한 아버지로 인해 괴롭고, 입양 딸 키리(시고니 위고)와 막내 투크(트리니티 블리스), 그들과 함께 자란 인간 친구 스파이더(잭 체피언) 역시 네테이얌의 빈자리를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이 와중에 새로운 나비족이자 약탈자인 재의 부족이 나타나고,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을 앞세운 인간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면서 설리 가족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p> <p contents-hash="f9b964686889916353c54b4b7cd2b243697dc3b78d51827cf64bd842222ef596" dmcf-pid="5Y1M3g71zj" dmcf-ptype="general">제임스 카메론이 창조한 판도라 행성의 특이점 중 하나는, 같은 나비족(원주민)이라도 사는 지역에 따라 다른 생활습성과 신체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와 흡사한데 환경에 따라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 혹은 변형돼온 탓이다(국내로 한정해 바라본다면, 지역에 따라 다른 사투리와 정치색을 띠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2편에서 전면에 나선 '물의 부족' 멧카이나는 바다에서 살기 이롭도록 팔과 다리가 지느러미처럼 넓적한 것이 특징이었다.</p> <p contents-hash="f2fd72666afd9816f2f5498327a0a6ecd325167ee21b83befab19f7ccc36ebfc" dmcf-pid="1GtR0azt3N" dmcf-ptype="general">부제가 암시하듯, 이번 편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부족은 바랑(우나 채플린)이 이끄는 재의 부족 망콴이다. 이 부족은 멧카이나 부족과 달리 생김새보다 성격이 더 두드러진 면이 있는데, 이는 탄생 비화와 깊은 연결성을 보인다.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 파푸아뉴기니에서 목격한 화산 피해 지역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재의 부족은, 그 출발이 폐허가 된 공간이었던 만큼 감정적으로 거칠다. 아픔이 폭력과 혐오로 번져 흑화된 부족인 셈이다. 이 망콴족이 쿼리치 대령 편에 서면서 인간과 원주민의 관계가 좀 더 복잡해졌다. 원주민 입장에선 외부의 적(인간) 외에,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p> <p contents-hash="35897fceaf88bb0af2c8a31a979033fc556e22a7ca4192596e03cb789e62bb9a" dmcf-pid="tHFepNqFFa" dmcf-ptype="general">다만 2편에서 물의 부족 등장과 함께 '바다'라는 새로운 공간이 제시되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떠돌이 생활에 익숙한 '재의 부족'은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공간을 제시하지 못한다. 캐릭터의 태생적 한계는 영화의 한계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전투의 메인 무대는 '바다'가 되는데, 이로 인해 액션 시퀀스 전반에서 피로도가 느껴진다. 액션 자체가 2편과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p> <p contents-hash="e56d85413ffad5d730256bd1120c8ecbd804fc716c022a162e43ad492f8cf167" dmcf-pid="FX3dUjB37g" dmcf-ptype="general">더 뼈아픈 건 서사의 '자가복제'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로아크의 외로움, 로아크와 바다 생명체 툴쿤의 우정이 2편에서처럼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부자지간인 쿼리치 대령과 스파이더의 애증의 서사 역시 놀랍게도 2편에서와 같은 패턴을 보이고 만다. 가족의 소중함, 인간 욕망에 대한 비판, 불법 포경에 대한 은유, 자연과의 공존 등 메시지도 딱히 새로울 게 없다. 답습할 뿐이다.</p> <p contents-hash="5746b8bbf788c44deb9cab7800e9dbeee5982ff191aca075d107c5c0c1b3e810" dmcf-pid="3Z0JuAb0Uo" dmcf-ptype="general"><strong>여전히 막강하고 독보적인 스펙터클</strong></p> <p contents-hash="1f3bed10bd1c532d949ab411ae328f40e6090ba6a9958e022877f7e753629ddc" dmcf-pid="0Y1M3g71uL" dmcf-ptype="general">그나마 전진된 서사는 스파이더를 통해 보여준다. 실제로 3편에서 존재감을 가장 키운 인물은 스파이더다. 인간이지만 나비족 손에서 자란 스파이더는 이번 편에서 모든 갈등의 중심에 서있으며,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향후 《아바타》가 뻗어나갈 서사의 중요한 키를 휘두르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인간이 엄청난 자원이 매장된 판도라 행성에 '굳이' 원주민 외형의 아바타를 만들어 침투한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바로 '산소'다. 인간이 숨 쉴 수 없는 독한 공기로 가득 찬 행성이기에 인간은 산소마스크를 계속 바꿔 끼우지 않으면 이 행성에 머무를 수 없다. 이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게 바로 원격 조종하는 아바타였다.</p> <p contents-hash="7a3d04a1ab62b6189645f44ca48de808d20f729197be4103786bb84e7be826f5" dmcf-pid="pGtR0aztzn" dmcf-ptype="general">그런데 만약, 산소 없이 판도라에 머무를 수 있다면? 지구인의 대이동도 가능하게 되니, 인간에겐 엄청난 기회가 된다. 반면 가뜩이나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골치 아픈 원주민으로선 터전을 빼앗길 수 있는 거대한 위기가 된다. 스파이더가 이번 편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존재가 된 건, 키리의 능력으로 산소마스크 없이 숨을 쉴 수 있게 되면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그 비밀이 인간과 원주민 양쪽의 뇌관으로 기능한다. 인간 입장에선 상대편이지만 그 비밀을 풀기 위해 죽여서는 안 되는 인물. 나비족 입장에선 같은 편이지만 중요한 정보를 인간에게 제공할 위험이 있기에 살아있는 게 위험한 인물. 이 딜레마를 두고 설리와 네이티리 부부가 고민하는 양육관 차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p> <p contents-hash="e6b82793f99e2b493ed0abebcf61817910ae907c4aa0252449b3047c865190e3" dmcf-pid="UHFepNqFFi" dmcf-ptype="general">여러 아쉬움을 늘어놓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바타》라는 시리즈에 한정한 감상이라는 점을 명기한다. 다른 여타의 영화와 비교하면 《아바타3》가 보여주는 시각적 스펙터클은 독보적이고 막강하니 말이다.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문제로 가뜩이나 극장의 위기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상황에서 《아바타3》 같은 영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건 다행스러운 면도 있다. 부디 제임스 카메론이 4편에서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공을 들여, 극장의 존재 이유를 더 살벌하게 증명해 보이길 바란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힘든 시간 보내" 전현무, 'KBS 연예대상' 수상에 놀란 이유…개인사 고백까지[종합] 12-21 다음 기안84, '낭만러너' 심진석 사기당할까 염려…"너무 순수해 주변서 걱정 많을 듯" [RE:뷰] 12-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