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넘어선 투자…철인3종, 자전거 등에 수천만 원 쓰는 사람들 작성일 12-19 32 목록 <!--GETTY--><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12/19/0001087041_001_20251219080713614.png" alt="" /><em class="img_desc">바이크를 타고 있는 선수. 게티이미지</em></span><br><!--//GETTY--><br><br>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한 남성이 모래 위를 힘겹게 걸어간다. 등에는 최대 15㎏짜리 보급품이 실려 있고, 그는 이미 7일째 이동 중이다. 생존 훈련이 아니다. 참가비를 내고 출전한 경기다. 이 대회는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열리는 마라톤 데 사블 레전더리로, 총 250㎞를 자급자족 방식으로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이다. CNN은 18일 “참가자들은 이 대회에 수천 달러의 비용을 지불한다”며 자건거, 달리기 등에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일상과 이유 등을 소개했다.<br><br>아일랜드 멀링가 출신의 항공운항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아마추어 지구력 선수인 토미 패럴은 2024년 이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별다른 이유 없이 충동적으로 신청했다. 그전에는 마라톤도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패럴은 전 세계에서 열리는 고난도 지구력 대회에 큰 비용을 지불하며 참가하는 아마추어 선수 집단의 한 사례다.<br><br>2026년 마라톤 데 사블 레전더리 참가비는 3950~4350유로다. 여기에 항공권, 현지 이동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완주에 성공할 경우 메달이 제공된다. 패럴은 이후 풀코스 아이언맨 트라이애슬론 2회, UTMB 월드 시리즈 울트라마라톤 1회를 추가로 완주했다. 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UTMB 월드 시리즈 일부 대회의 참가비는 700달러에 육박하고,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리는 가장 비싼 아이언맨 대회는 참가비만 최대 1000달러에 이른다. 패럴은 “참가비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과 러닝 훈련 장비로 연간 약 2000유로를 썼다고 밝혔다. 카본 플레이트 러닝화, GPS 시계, 웨트슈트, 수영 장비, 수영장 이용권 등이 포함된다. 가장 큰 비용은 자전거다. 패럴의 자전거는 약 4500유로였고 추가 업그레이드도 했다. 그는 “지인 중에는 자전거에만 1만2000유로를 쓴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숙박, 이동, 자전거 운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는 지난해 아이언맨 한 대회당 평균 1만 유로를 지출했다고 추산했다.<br><br>이 같은 비용 구조는 참가자층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트라이애슬론공사(WTC)가 2015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이언맨 참가자의 평균 가구 소득은 24만7000달러였다. 아이언맨 측은 최근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프로 트라이애슬론 선수이자 코치인 나타샤 반 더 메르베는 개인 코칭에 월 1500달러를 받고 있다. 그는 고객 대부분을 “매우 성공한 사업가”라고 설명했다. 반 더 메르베는 “이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 훈련을 대신 관리해 주는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출장, 회의, 스트레스 상황을 고려해 주 단위로 훈련 일정을 설계하며, 영양·훈련 상담을 상시 제공하고 대회 현장까지 동행하기도 한다. 추가 비용을 내면 칼로리 소모 분석, VO₂맥스 검사 등 실험실 수준의 피트니스 분석도 제공된다.<br><br>이 같은 흐름은 트라이애슬론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프로 사이클팀 EF 에듀케이션-이지포스트의 아마추어 코칭 조직인 팀 EF 코칭은 9000달러에 가까운 비용으로 스페인 지로나에서 열리는 1주일짜리 훈련 캠프를 운영한다. 참가자는 프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팀 차량 지원, 전문 바이크 피팅, 실험실 검사, 개인 영양 상담을 받고 5성급 호텔에 머문다. 장비 세척, 마사지, 세탁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팀 EF 콜비 피어스 디렉터는 “월드투어 프로 선수의 생활 방식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피어스는 “고급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지만, 그만큼 가격 장벽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일부 인기 대회의 높은 참가비가 이미 아마추어 선수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br><br>이 시장의 참가자층은 중년 남성에 집중돼 있다. 팀 EF 코칭 고객의 대부분은 45~55세 남성이며, 반 더 메르베의 고객도 80~85%가 남성(40~50대)이다. 아이언맨 통계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여성 참가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풀코스 아이언맨 대회에서 남성 참가자는 여성의 4배 이상이다. 영국 단체 셰레이시스(SheRACES)는 2022년 보고서에서 높은 비용 구조가 여성 참여를 제한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평균 소득이 낮은 여성에게 참가비, 장비, 여행·숙박 비용은 더 큰 장벽이 된다. 조사 대상 여성의 3분의 2는 비용 때문에 트라이애슬론 참가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br><br>반 더 메르베는 중고 장비를 활용하면 2000달러 수준의 예산으로도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패럴은 “최상급 장비를 사용하는 선수들과의 격차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만 유로짜리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훨씬 적은 힘으로도 빠르게 지나간다”며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부산소식] 부산시, 어르신 스포츠강좌 국비 32억원 확보 12-19 다음 선우용여, "내 집에서 죽을 것" 선언했다…유산은 "날 돌봐준 사람한테"('최화정이에요) [종합] 12-1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