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두번 보니 다르네? '윗집 사람들'에 담긴 현실 풍자 작성일 12-14 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윗집 사람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elZ7bhDz3"> <p contents-hash="8c1cf986836fb485bcdf18b8517e0c920dd234180aca88a53b56548646dee057" dmcf-pid="4dS5zKlwpF" dmcf-ptype="general">[변지혜 기자]</p> <p contents-hash="83984d5a32f9fd1a43d1cc4f252886f520de1279bf4e24680c6da5da6042e172" dmcf-pid="8Jv1q9SrFt" dmcf-ptype="general">매일 밤 윗집에서 들려오는 과도한 교성. 윗집 부부는 사이가 좋기도 한가보다. 어떤 사람들일까? 각방 생활이 몸에 익은 아랫집 부부. 마치 반강제 다이어트 중인데, 코앞에서 과도한 먹방을 선보이는 존재마냥 윗집 부부가 부럽기도 하고, 짜증스럽기도 하다. 그러던 중 각방 부부는 윗집 부부를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이 자리에서 공동 향락 체험 제안을 받게 된다.</p> <p contents-hash="dd601cc632e26d59285d799d074953edf00db038521e6d248c99c6611479d4bc" dmcf-pid="6sufdLUZu1" dmcf-ptype="general">이달 3일 개봉한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주토피아 2>가 극장가에서 선전하는 가운데 색다르게 어필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p> <p contents-hash="f2497d2c4625599ea280bec26b1d8dfb9de93c78c7ad82ea37283a528eea9028" dmcf-pid="PO74Jou5F5" dmcf-ptype="general">본격적인 영화 리뷰에 앞서 밝히자면 배우 하정우의 오랜 팬이다. 2006년 대학 교양수업 시간에 본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그를 알게 됐고, 할리우드 고전 영화 속 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감에 더 많은 작품에서 그를 볼 수 있길 소망했던 기억이 난다.</p> <p contents-hash="0419de5616c2d6d131e54edd1f48077ca9fefb6eec97c2e33c5c03ecc274fdee" dmcf-pid="QIz8ig71FZ" dmcf-ptype="general">어느덧 19년이 흘러 이제는 감독이 된 그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보았다. 십여 년간 쓰지 않았던 영화 리뷰를 오랜만에 쓸 마음이 드는 영화였다. 팬심과는 별개의 영화평임을 밝혀둔다.</p> <p contents-hash="012c18945f1839ea78d0b806679046e928a69045883ba151332e575ac1c62ae3" dmcf-pid="xCq6naztUX" dmcf-ptype="general"><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상영 시간은 107분, 길지도 짧지도 않은 러닝타임이다. 사이가 소원한 부부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는 밤이면 밤마다 윗집에서 들려오는 과도한 신음에 시달리다 윗집 부부 김 선생(하정우)과 수경(이하늬)를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이 자리에서 그룹섹스 제안을 받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로그 라인이다.</p> <p contents-hash="125ca63a48a4bf92f5a10c65da75d4c2e7bac9632352e3ccbcdff0228d1b9daa" dmcf-pid="yfDS53Eo3H" dmcf-ptype="general">로그 라인만으로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조금 어렵다. 관계의 매너리즘에 시달리는 부부 이야기는 수많은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에서 재생산되어 왔기에 그렇다. 배경도 일상적인 공간, 집이다.</p> <div contents-hash="997b95309896f804cfd6002204b6760131f11c486eae957cc705d65f9c7b20b7" dmcf-pid="W4wv10DgpG" dmcf-ptype="general"> 게다가 아랫집 부부 정아와 현수가 받게 되는 그룹섹스 제안은 굳이 호불호를 따지자면 불호에 가까운 제안이기도 하다. 아무리 사이 나쁜 부부라 해도 가장 은밀한 행위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할까. 와이파이 비번 공유 요청도 아니고 말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c863bf068384008a24ee0aae338fddf6e0cf4288a73f9c0fa7595279e70ed0a" dmcf-pid="Y8rTtpwap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4/ohmynews/20251214105715097vklq.jpg" data-org-width="1280" dmcf-mid="2TkKxdFYz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4/ohmynews/20251214105715097vkl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윗집 사람들> 속 아랫집 부부, 현수와 정아</td> </tr> <tr> <td align="left">ⓒ ㈜바이포엠스튜디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aa34cd3c092a12278c574be9afae96d8c06650f3daae6a60831f118f684d3f5" dmcf-pid="G6myFUrNuW" dmcf-ptype="general"> <strong>네 배우의 찰진 연기 앙상블</strong> </div> <p contents-hash="2c3812bc794a177f0a7ad6cb4544e4cfe0ccd3502b879d5252663f527842e47a" dmcf-pid="HtRNshMV3y" dmcf-ptype="general">그러나 큰 기대 없이 뚜껑을 열어보니 이 영화, 조금 특별한 데가 있다. 설정이나 배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호연과 그들의 호흡, 그리고 감독 하정우가 선보이는 말맛이 그것이다. 굳이 영화 속 대사인 '풍수지리', '피카추'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쉴 새 없이 흐르는 말들이 유쾌하고 리드미컬하다. 전반적으로 워딩이 세고 직설적인 면이 있지만, 배우들의 입을 통해 듣는 대사는 천박하거나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p> <p contents-hash="0edcc3a87be2e9ab5aedb67a39a075afd75403ca2bfda2df709f199bdd58c021" dmcf-pid="XFejOlRf7T" dmcf-ptype="general">극 중 고등학교 한문 선생인 '김 선생'은 어딘가 모르게 (하정우가 인터뷰에서 롤 모델이라고 밝힌 바 있는) 찰리 채플린을 닮아있다. 왠지 들떠있는 듯하기도 하고 과장된 언행을 보이기도 하지만 잔잔한 뚝심이 느껴진다. 우아한 말투로 19금 대사를 민망한 기색 없이 내뱉는 수경도, 이웃사촌 맺고 싶은 배려심과 러블리함을 간직한 정아도, 융통성이 부족하고 까칠함을 방어기제로 내세우는 인물 현수마저도 김 선생과 묘하게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다. 하정우의 입김을 불어넣은, 하정우스러운 인물들이다.</p> <p contents-hash="9e95399fbb5bcd620a44cc421547417e6632306954e0f8b1c7e4f7e0a7534701" dmcf-pid="Z3dAISe4Uv" dmcf-ptype="general">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살아있다'. 사실 이 영화를 개봉 전 첫 무대인사 때 한 번, 개봉 이후 한 번, 총 두 번 보았는데 첫날 개인적인 불찰로 앞의 10분을 놓쳐서 다시 보게 된 것도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섬세하게 보고 싶었던 것이 재관람의 이유다. 이름값에 맞는 커리어를 지닌 네 주연 배우는 그간의 커리어가 단순히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최고로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인다.</p> <div contents-hash="6dc1f1d8cfba0da27afc79d8bf40d69534af6e2a74683958e4065bd81c2cc851" dmcf-pid="50JcCvd8US" dmcf-ptype="general">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영화 전체에 한글 자막을 삽입한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두 번째 관람에서는 자막에 관심을 끄고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자막을 읽지 않아도 대사는 전체적으로 정확하고 부드럽게 잘 들렸다. 자막은 대사를 놓쳐 흐름을 따라잡지 못할지도 모르는 관객을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자막을 신경 쓰지 않고 배우들의 표정을 따라가며 감상하는 방식도 추천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af1fb7c05ff47c8c4f2b92c1b00e71349729164b09c604b31bb880ae9a13f29" dmcf-pid="1pikhTJ6u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4/ohmynews/20251214105716394cppm.jpg" data-org-width="1280" dmcf-mid="VNCHUqIk0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4/ohmynews/20251214105716394cppm.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윗집 사람들>의 주요 배경인 정아와 현수의 집. 아늑하고 컬러풀한 미장센을 자랑한다.</td> </tr> <tr> <td align="left">ⓒ ㈜바이포엠스튜디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da235119afd0a96d2612f1b288adbde0d63cb4b65312f1375e5476f187b6e78" dmcf-pid="tUnElyiP0h" dmcf-ptype="general"> <strong>극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는 컬러풀한 미장센</strong> </div> <p contents-hash="93e49227ff1e7a3860406527ff4ae147305213154ba668fd0b91cf4763968369" dmcf-pid="FuLDSWnQ7C" dmcf-ptype="general">창작물은 창작자의 영혼을 닮아있듯이, 화가로도 활동하는 감독의 고유한 개성은 영화 곳곳에 톡톡히 묻어난다. 집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미술강사인 정아의 직업에 맞게 컬러풀하고 아늑하다. 하정우가 직접 그린 그림 액자, 매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나오는 강렬한 색감의 그림,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은 관객이 스크린 밖 객석에서가 아닌, 정아와 현수의 집안에서 이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 동석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p> <p contents-hash="b5635e1f95e6a133eb3690f43bc94978bfce3b90bb15de9fe0b3337c42e6d14b" dmcf-pid="37owvYLx0I" dmcf-ptype="general">이렇듯 영화는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단조로움을 뛰어넘는 장점을 갖춘 데다,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가장 공감할 법한 캐릭터 정아를 통해 이야기가 공중부양하는 것을 막는다. 정아는 현실에서 보기 어려울 법한 -약간 미친 것 같기도 한- 윗집 부부의 존재감을 적당히 중화시키며, 관객들의 주의가 삼천포로 흐르지 않도록 조율한다. 정아가 없었다면 마치 불닭볶음면처럼 맵기만 했을 이야기가 치즈 혹은 우유로 균형감을 찾았달까.</p> <p contents-hash="fa1e0c5e8979266c635a3ff8e4b58356591c786877c048b807c38ffda0a5c3f7" dmcf-pid="0VElZFkLFO" dmcf-ptype="general">중반 이후 여전히 쏟아지는 대사, 변함없는 장소에 대한 적응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질 때 즈음 영화는 숨겨뒀던 진심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한다.</p> <p contents-hash="de202a3cd12f92745c1868fcae6ffc53c812c54143c2d3381c62a7f551d57e44" dmcf-pid="pfDS53Eozs" dmcf-ptype="general">'인생은 영혼의 성장을 위한 학교이며, 결혼은 지옥훈련 코스'라는 웃픈 말처럼.</p> <p contents-hash="537b581ab97a109631a481159e355e72c095c181a961591f8c1d6c41d217f73d" dmcf-pid="U4wv10Dg3m" dmcf-ptype="general">한 집에 있으면서도 카톡으로 대화하는 등 각자의 껍질에 갇힌 채 소통하던 정아와 현수. 그들은 남몰래 감춰둔 '그림자 자아'와도 같은 윗집 부부의 등장으로 인해 비로소 껍질을 깨고 나와 서로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어쩌면 '윗집 부부'가 없었다면 '아랫집 부부'는 내내 각방에서 소통했을지 모른다. 달걀 껍데기를 깨기 위해서는 어딘가에 부딪히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윗집 부부의 방문은 정아와 현수의 관계에 충격 요법으로 작용한 셈이다.</p> <p contents-hash="5774d5d6e7b892abdb5a81f3f35d6ab1c9187907d5688e371a4c1ec3c61f6e29" dmcf-pid="u8rTtpwaur" dmcf-ptype="general">영화는 두 사람이 진심을 열어 보이는 순간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제까지의 현란한 대화와 미장센은 결국 이 순간을 위한 장치였으리라. 포장지가 아무리 화려해도 알맹이가 시원찮으면 선물 받은 사람은 맥빠지기 마련. 하지만 이 영화는 적당히 화려한 포장에 잘 여문 알맹이가 들어있어 만족감과 감동을 선사한다.</p> <p contents-hash="ce309e8607f20a257ffd36f0bef99769964d5c63fb094b1b57951366d491cb07" dmcf-pid="76myFUrN7w" dmcf-ptype="general">아무리 AI와 대화하는 시대라 해도 결국 사람은 타인과의 교류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며,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타인은 나를 가장 나답게 성장시킨다는 교훈을 영화는 '부부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인생은 영혼의 성장을 위한 학교이며, 결혼은 지옥훈련 코스'라는 뼈 때리는 진실을 유머라는 장치에 숨겨둔 채.</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신유빈-임종훈 콤비, WTT 파이널스 혼합복식 첫 우승 쾌거 12-14 다음 장윤주 "부부 돈 관리 따로 하고 있어...남편 자산·수입 모른다" [RE:뷰] 12-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