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통해 세계관 정립한 남자의 음모론, 어디까지 믿을까 작성일 12-12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영화 리뷰] <부고니아></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e75JxZvF5"> <p contents-hash="961272f939f5f4bcb5e3dcdefcbcf06676a975ed748d46558f664d0b1efe6c3c" dmcf-pid="Fdz1iM5T7Z" dmcf-ptype="general">[김형욱 기자]</p> <p contents-hash="524ef7ac8697a09a60bf32c0abd70602e39e1d5164d28268893ecfc2a6f8991b" dmcf-pid="3JqtnR1yuX" dmcf-ptype="general"><span>(*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p> <p contents-hash="14a837e50605e967ce3df7b23babe6fadb68a86e513e84d0bc9b8b2cbd4ba741" dmcf-pid="0iBFLetWUH" dmcf-ptype="general">2003년 장준환 감독의 문제작 <지구를 지켜라!>는 한국 영화사에서 유례없는 작품이었다. 광기 어린 외계인 고문극을 블랙코미디로 펼쳐 보이며 '보는 사람의 정신까지 뒤흔드는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관객에겐 낯설었고, 평론가들에겐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기묘한 이 영화가 20년이 지난 지금 그리스의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에 의해 <부고니아>로 다시 태어났다.</p> <p contents-hash="910f9ea77f070a082eebb653d16e74cae3d6a9c9957a61f723cb5c7479f99e6a" dmcf-pid="pnb3odFY0G" dmcf-ptype="general">리메이크 소식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캐스팅은 그 기대에 더욱 기름을 붓는다. 미셸 CEO 역엔 엠마 스톤, 테디 역엔 제시 플레먼스가 들어가며 '란티모스 월드'의 핵심 배우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활화산 같은 에너지는 원작의 톤을 가져오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공기를 만들어낸다.</p> <p contents-hash="a570ce0e26f53b3c5cf8432f95cc70a901a69cc21687ce277e0e42fece3bae78" dmcf-pid="ULK0gJ3GzY" dmcf-ptype="general"><부고니아>가 흥미로운 지점은 '원작을 완전히 재현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란티모스는 원작이 가진 블랙코미디의 기조를 유지하되, 보다 서늘한 시선으로 테디와 미셸의 대립을 자본주의적 우화로 확장시킨다. 다시 말해, 황당한 외계인 고문극 속에서도 "우리가 믿는 진실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끌어낸다. 그 질문이 관객의 호흡을 끝까지 붙잡는 핵심 동력이다.</p> <div contents-hash="5e526f21a53b6530190ab07bd2ee50563b14e3cea83b4f1bd1629a1871da3906" dmcf-pid="uo9pai0HzW" dmcf-ptype="general"> <strong>음모론자 테디</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0a6b2b61a266880a4241262bdca88f5c782bf9f91186a6e2bcf68ac5ca4c0a1" dmcf-pid="7KGC2qIk7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6214grna.jpg" data-org-width="1280" dmcf-mid="Z3x5JxZv3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6214grn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부고니아>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CJ ENM MOVIE</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4a5d7a331626bdfdb1c18a10953b61fbe792e288b7e35795f0ec5f31e4cd895" dmcf-pid="z9HhVBCEUT" dmcf-ptype="general"> 테디는 거대 바이오 기업의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양봉을 하는 평범한 노동자다. 그런데 그가 믿어 의심치 않는 사실은 이렇다. "벌이 사라지고, 인류는 고통받고, 지구는 병들었다. 그 배후에는 외계인의 침공 계획이 있다." </div> <p contents-hash="6becb1695b017676b7075e87c7d7dfca15bcc3237219bf518e7400e2897d179a" dmcf-pid="q2XlfbhDzv" dmcf-ptype="general">그의 논리는 황당무계하지만, 설명 방식은 지나치게 진지하다. 유튜브에서 수집한 정보, 주변인에게서 들은 소문, 과거의 개인적 경험이 뒤섞이며 그 나름의 '정교한 세계관'을 세운다. 그리고 그 세계관의 결론이 '내가 다니는 바이오 기업 CEO 미셸이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것이다.</p> <p contents-hash="e736721ab70f738e783bb268fbb5b882c5cffbe1b254a928e8b8114b3f1cb352" dmcf-pid="BVZS4Klw0S" dmcf-ptype="general">흥미로운 건, 이 음모론이 단지 개인의 망상으로 치부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테디의 어머니는 과거 이 기업의 실험 피해자였다. 회사는 사과 아닌 사과로 사건을 덮었고, 테디는 그때부터 비뚤어진 '정의감'을 품고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그의 행동은 무모하지만, 그 근저에는 사회에 의해 외면받은 개인의 분노가 깔려 있다.</p> <p contents-hash="aa3d4c976d46b1443c397e8a5a9f314bd417e11cd7bfc4c29e3f293dc540cca3" dmcf-pid="bf5v89Srul" dmcf-ptype="general">미셸을 납치한 뒤 벌어지는 사건들은 '음모론'과 '복수극'이 뒤엉킨 듯 보이지만, 란티모스는 이 둘을 더 큰 주제로 끌고 간다. 테디는 자본주의 체계에서 낙오한 자이며, 미셸은 그 체계를 굴리는 힘의 상징이다. 두 인물의 충돌은 곧 구조의 균열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그렇기에 <부고니아>는 단순한 광기 코미디가 아닌,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우리를 어떻게 파괴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자본주의 우화에 가깝다.</p> <div contents-hash="927eb9fca013cad640376089111671b03f82aca963158031f1b71c0404a0734c" dmcf-pid="K41T62vm7h" dmcf-ptype="general"> <strong>지구를 지킬 자격</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ef87ed4fab3a94024eeb4ec2428d9dea93e2d8c6351dafdac18f3772cb30a01" dmcf-pid="98tyPVTsFC"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7527vlej.jpg" data-org-width="1280" dmcf-mid="5CratHgRz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7527vle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부고니아>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CJ ENM MOVIE</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2c8fa26b19e344db59e3fcb9d2bba6ce58b3ebac442f280e872c6fe0d12200a" dmcf-pid="26FWQfyO0I" dmcf-ptype="general"> <부고니아>의 가장 뛰어난 점은, 결말을 알고 있어도 영화가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엔 미셸과 테디가 있다. </div> <p contents-hash="69e18bcbcab604758523c58211ed496c0190062146495264b97f17fce1ddc16e" dmcf-pid="VP3Yx4WIFO" dmcf-ptype="general">엠마 스톤이 연기한 미셸은 '정체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독특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때로는 냉정하고, 때로는 공포에 질린 듯하지만, 그 모든 감정이 마치 계산된 움직임처럼 보인다. 관객은 테디의 광기를 비웃으면서도, 어느 순간 '혹시?'라는 의심을 품는다.</p> <p contents-hash="31e44c9a795a3850f29890ce87c6658b85a78bbd278912598fb7fb6edec84000" dmcf-pid="fiBFLetW0s" dmcf-ptype="general">반면 테디는 이야기의 유일한 능동적 캐릭터다. 그는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이지만, 그 행동 뒤에는 상처 받은 인간의 절규가 있다. 그래서 광인이면서 희극적이고, 폭력적이면서도 어딘가 짠하다. 플레먼스는 이 모순적인 인물을 자연스럽게 끌고 가며 영화의 중심축을 탄탄하게 붙든다.</p> <p contents-hash="104c67930bc0f78d3c48ccad74b114657455ec6fef563ab14bfc7a1e9a1dae70" dmcf-pid="4nb3odFY3m" dmcf-ptype="general">원작이 장르적 실험과 코믹 요소에 더 집중했다면, <부고니아>는 인물과 메시지에 훨씬 무게를 둔다. 란티모스 특유의 기묘한 유머, 생경한 화면, 서늘한 감정의 결들이 더해지며 관객에게 두 가지 질문을 굵직하게 던진다. "우리는 정말 지구를 지킬 자격이 있는가?" "인간이 만든 문제를 인간이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건 과연 정당한가?"</p> <p contents-hash="9167e549ae55097b68b809244c592bd0136d8910cc8f09a4d45a882605d1bf76" dmcf-pid="8LK0gJ3Gpr" dmcf-ptype="general">테디가 외계인의 짓이라 믿었던 '꿀벌 군집붕괴 현상'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테디가 벌인 모든 행동은 결국 인간이 스스로 저지른 일의 또 다른 반복일 뿐이다. 그 아이러니를 확인하는 순간, <부고니아>는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지금 이 시대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가 된다.</p> <p contents-hash="c6d2e1332cc1cbb0ae94636c1b3fa823df458cb876ae5f8b05cc0e63ad9f99cc" dmcf-pid="6o9pai0H7w" dmcf-ptype="general"><부고니아>는 원작의 틀을 가져오면서도 란티모스의 미학을 한껏 담은 작품이다. 황당한 이야기 안에서 인간의 모순과 시스템의 그림자를 건져 올리며 '영화란 이런 것'이라는 감독 특유의 감각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p> <p contents-hash="6f5c246aff84970c497cc335e66c44ecba5453d6115842f669b558afb5c0dd98" dmcf-pid="Pg2UNnpXpD" dmcf-ptype="general">관객은 이 작품을 블랙코미디로 즐길 수도 있고, 사회 풍자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며, 인간의 무력함을 조명하는 우화로 느낄 수도 있다. 해석의 폭이 넓다는 것 자체가 <부고니아>라는 영화의 힘이다.</p> <div contents-hash="5c2661e349e9f7a8ed3f39e36636fcfd2bda4445eda70eed71dddca46234d04e" dmcf-pid="QaVujLUZ7E" dmcf-ptype="general"> 독특한 재미는 확실히 보장한다. 다만 특별함을 발견하는 일은, 영화가 아닌 관객 스스로의 몫이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부고니아>는 기괴한 코미디가 될 수도,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건 하나, 이 영화는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당신을 다시 되돌아보게 할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f8f37cd0422806c5da8750702c10eb2ee34dd18c0aa4a21cfcf9524baf3aef9" dmcf-pid="xNf7Aou5uk"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8825lxva.jpg" data-org-width="895" dmcf-mid="1Ib3odFYp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ohmynews/20251212131818825lxv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부고니아>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CJ ENM MOVIE</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413331991c07a7de2634cd99f784f243938bfc08573cf8af17271ec6f8de6738" dmcf-pid="y0CkUtcnuc"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정준호 측 "AI 통한 초상권 무단 사용 사례 확인, 법적 대응 할 것" 12-12 다음 김성은♥정조국, 결혼 16주년 손 꼭 잡고 독일 여행‥기성용도 부러워 12-1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