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사장님에서 '장제사'로…50대 도전이 만든 인생의 전환점 작성일 12-11 13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오광석 씨, 장제사로 새로운 도전 중 <br>마사회 장제 교육과 현장 실습 통해 '말과 함께하는 직업'으로 재도약</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1/2025/12/11/0008654433_001_20251211061011145.jpg" alt="" /><em class="img_desc">오광석 장제교육생. (한국마사회 제공)</em></span><br><br>(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말 한 마리의 발굽에는 그 삶이 담겨 있다. '장제사'는 단순한 발굽 손질을 넘어 말의 걸음, 체형, 근육 상태를 살피며 건강과 경기력을 관리하는 전문 직업이다. 계절·훈련량·체중 변화에 따라 발굽의 형태가 달라져 AI 대체가 쉽지 않고, 수의사와 함께 말의 움직임을 책임지는 핵심 역할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br><br>이 분야에 50대 늦깎이로 뛰어들어 한국마사회 장제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국가자격증까지 취득한 이가 있다. 바로 1973년생 오광석 씨다. 지역에서 10년 넘게 마트를 운영하며 일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온 그는 우연한 계기로 말 산업을 접하며 새로운 인생의 방향을 찾았다.<br><br>대학 프로그램의 승마 체험에서 처음 '장제'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이후 호스피아 홈페이지의 장제 캠프를 접하며 관심이 커졌다. "말을 직접 만져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마사회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 번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은 호기심은 결국 그의 인생을 바꾸는 선택으로 이어졌다.<div class="navernews_end_title">"마트 불 끄고 말발굽으로”… 50대의 도전, 국가자격증으로 결실</div>안정적인 가게 운영에도 불구하고 오 씨는 늘 '두 번째 인생'을 고민해 왔다.<br><br>낮에는 한국마사회 장제 교육생으로 실습을 받고, 밤에는 마트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은퇴 시기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가족들의 지원도 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br><br>장제 공부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발굽 구조, 말의 해부학, 장제 기초, 법규 등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따라갔지만, 생소한 용어는 큰 벽이었다.<br><br>오 씨는 "글자로만 보면 이해가 어렵다. 한국마사회 장제사 선생님들이 끝까지 도와줬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계속 찾아보며 익혔다"고 미소 지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1/2025/12/11/0008654433_002_20251211061011244.jpg" alt="" /><em class="img_desc">오광석 장제교육생. (한국마사회 제공)</em></span><br><br>그는 장제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매력으로 '집중'과 '책임감'을 꼽았다. "마트에서는 하루 종일 사람들과 부딪쳤지만, 장제를 할 때만큼은 말과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이라며 "말이 편하게 발굽을 내어줄 때면 '이 동물을 잘 돌봐야 한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br><br>오 씨는 장제사가 고소득 직업으로 알려졌지만 무엇보다 '말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br><br>그는 "말의 상태를 보고 맞춤형 편자를 만들어주는 과정이 정말 보람 있다"고 미소 지었다. 결국 그의 꾸준함은 성과로 이어졌고, 지난 12월 4일 장제사 국가 자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div class="navernews_end_title">"말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도전 가능"… 말의 삶을 지키는 작은 손길</div>오 씨는 장제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말의 복지 전반을 좌우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br><br>그는 "맞지 않는 편자를 신기면 절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치료 장제는 발굽 질환을 교정하는 과정이라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br><br>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장제의 전문성을 더 체감한 그는 개인 장제소 운영, 찾아가는 장제 서비스, 향후 승마장 운영까지 진로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1/2025/12/11/0008654433_003_20251211061011341.jpg" alt="" /><em class="img_desc">장제 챔피언십 대회의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em></span><br><br>오 씨는 승마 산업의 대중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한국마사회가 도심승마체험, 힐링승마, 비용 지원 등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면서도 "다만 승마가 여전히 '부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부분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br><br>장제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연령이나 경력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체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div class="navernews_end_title">말 산업 기반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손'… 장제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다</div>50대에 새로운 기술을 익혀 현장에 뛰어든 오 씨의 사례는 말 산업 인력 저변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숙련 인력 부족이 이어진 장제 분야에서 그의 진입은 작은 변화지만 산업에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br><br>장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말에게 '신발을 신기는 일'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발굽 하나의 균형이 말의 생애와 경기력, 복지까지 결정짓는다. 산업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근본을 지탱하는 작업인 셈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1/2025/12/11/0008654433_004_20251211061011412.jpg" alt="" /><em class="img_desc">장제 챔피언십 대회의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em></span><br><br>국내 장제 기술은 꾸준히 발전 중이다.<br><br>한국마사회는 한국장제사챔피언십을 통해 기술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호주 국제장제사 대회에서도 초급·중급 전 부문 입상 성과를 냈다. 캐나다·호주·미국 등 해외 대회에서도 꾸준히 입상하며 한국 장제 기술의 위상을 넓히고 있다.<br><br>마사회는 '장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일반인에게 장제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말 복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장제 분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앞으로도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1/2025/12/11/0008654433_005_20251211061011474.jpg" alt="" /><em class="img_desc">장제아카데미 1기 입소식. (한국마사회 제공)</em></span> 관련자료 이전 민주당, 오늘 스테이블코인법 대책회의…“당론 빨리 확정” 12-11 다음 ◇오늘의 경기(11일) 12-1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