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리사이틀 '프랑스의 메아리' 청중 매혹시켜 작성일 12-10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드뷔시는 쇼팽과 같은 레벨의 천재" 확인시켜 준 탁월한 연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RBXagd8pW"> <p contents-hash="41154d9a1d7fc1b8be9273e587ece8887a7001b335690110eacacb39691ab184" dmcf-pid="FebZNaJ63y" dmcf-ptype="general">[이채훈 기자]</p> <p contents-hash="801e6c4e55949d855fc38b2c15ec1856f66a5866ec7356f7c742ec4995f563ac" dmcf-pid="36UyiJQ90T" dmcf-ptype="general">피아니스트 김수연이 돌아왔다. 2021년 몬트리얼 콩쿠르 우승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해 온 그가 12월 7일 저녁,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그는 음악적 지성과 표현력이 탁월한 피아니스트로, 소탈하고 정직한 품성이 음악에 자연스레 배어난다. 우리나라 젊은 피아니스트 가운데 김수연은 테크닉 위주의 상업성으로 흐르지 않고 꾸준히 자기 음악 세계를 가꿔 나가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다.</p> <p contents-hash="dbe943ffa82c53cf8a37f3d6e000856e512073b75e2850597a0aff89c562c495" dmcf-pid="0PuWnix2zv" dmcf-ptype="general">이번 리사이틀은 '에코 프랑세즈', 즉 '프랑스의 메아리'란 타이틀을 내걸었다. 음악회의 콘셉트를 직접 정하고 해설을 직접 쓴 것도 김수연다웠다. 그동안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만, 라벨, 스크리아빈, 라흐마니노프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준 그가 이번에는 프랑스 음악으로 지평을 넓혔다. 그가 인사말에서 밝힌 바와 같이 "프랑스 음악의 색채와 감각, 세련된 어법"을 통해 "프랑스 특유의 재치와 유머, 세심함"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 그가 프랑스 문화권에서 연주하며 체험한 프랑스 문화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감성을 기대할 만한 자리였다.</p> <p contents-hash="c28653243a864bda3108c605f3db5becf4711ff308f9dc1efb5094e5f6a3b920" dmcf-pid="pQ7YLnMVFS" dmcf-ptype="general">1부는 쿠프랭과 바흐, 풀랑과 리스트였고, 2부는 드뷔시 <프렐류드> 1집이었다. 쿠프랭의 <떠도는 그림자>는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2번과 같은 C단조였는데 공교롭게도 바흐의 모음곡에는 프렐류드가 없고, 이 때문에 쿠프랭의 소품이 바흐 모음곡의 프렐류드처럼 들렸다. 이렇게 배치한 게 김수연의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프랑스 거장 쿠프랭의 음악이 바흐 모음곡에 메아리치는 것처럼 느껴졌고, '프랑스의 메아리'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레 살아났다.</p> <p contents-hash="b82437439da938d04a70d54a2f955578dbd33cb281c010a9d6a756b6a3bdbc9e" dmcf-pid="UxzGoLRfFl" dmcf-ptype="general">풀랑의 <녹턴> 세 곡은 처음 듣는데도 흥미로웠다. 김수연의 해설대로 '경건함과 유머가 공존하며', '쉬운 멜로디 아래 살짝 꼬집어서 뒤틀어 놓은 이색적인 화성진행이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특히 3곡 <말린의 종소리>는 벨기에 말린 성당 앞 광장에 울려 퍼지는 카리용 종소리를 묘사했다는데, 수십 개의 종이 서로 다른 음정으로 은은히 어우러지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매혹적이었다. 이어진 풀랑의 <토카타>는 불협화음 위주였지만 경쾌한 리듬과 신선한 효과가 상큼하게 다가왔다.</p> <p contents-hash="5151679321a0d61b7d28138ea2f54d3add920e385b2947ac9254459634812b85" dmcf-pid="uMqHgoe4ph" dmcf-ptype="general">1부 마지막곡은 리스트의 <오베르망의 골짜기>였다. 제네바에서 세낭쿠르의 소설 <오베르망>을 읽고 쓴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캐물으며 '완전한 평화'를 찾아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이미지를 묘사한다. 김수연은 대립하며 발전하는 두 주제를 섬세하게 대조시켰고, 그의 손끝에서 피어난 색채감은 알프스의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처럼 찬란했다. 하지만 화려한 테크닉을 과시하는 리스트의 음악은 어쩐지 김수연의 감성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p> <p contents-hash="ce581fd867791a7a3af95e3e4e472ad81a9dc12354a7ae77d52c4f6bae2eca8d" dmcf-pid="7RBXagd87C" dmcf-ptype="general">나만의 편견일까? 그의 '테크닉 놀이'는 재작년 '필리아 모차르트' 때 들려준 볼로도스 편곡의 <터키 행진곡>, 그리고 이날 두 번째 앙코르곡인 크라이슬러-라흐마니노프 <사랑의 슬픔> 정도가 적절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아직 본인에게 물어보지 못했지만, 김수연을 '섬세한 감성의 학구적인 음악가'로 규정하는 건 오만한 고정관념일지도 모르겠다.</p> <p contents-hash="44774f448796696e2ac2fd2ea7c2340320fea7e8aa8ecd74461366df0f479a7f" dmcf-pid="zebZNaJ6uI" dmcf-ptype="general">'프랑스의 메아리'는 2부 드뷔시 <프렐류드> 1집에서 절정에 도달했다. 드뷔시가 자기의 개성을 깊이 있게 담아낸 12곡의 작품집으로, 여덟 번째 곡인 '아마빛 머리의 소녀'의 주제가 익숙할 뿐, 나머지 곡들은 아직 제대로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날 김수연은 드뷔시 음악이 좋다는 걸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 첫 곡 '델포이의 무희들'부터 마음을 사로잡았고, 둘째 곡 '돛'은 풍부한 음향과 유연한 화음이 흥미로웠다. 셋째 곡 '평야 위의 바람'부터 마지막 곡 '음유시인'까지, 한 곡 한 곡 매력 넘치는 작품이었다. (그러고 보니, '돛'은 프랑스 음악학자 롤랑 마뉘엘이 <음악의 기쁨>에서 드뷔시의 대표작으로 꼽은 바로 그 곡이다.)</p> <p contents-hash="e5674f961dfec7003eb9d9a5ba07bb5c70e0aeae0b009be508cda83021c135aa" dmcf-pid="qdK5jNiP0O" dmcf-ptype="general">드뷔시가 각 곡의 타이틀을 악보 맨 앞이 아니라 맨 뒤에 적어놓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듣는 이의 상상력을 구속하지 않기 위해 이렇게 배려한 드뷔시는 역시 비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 <p contents-hash="fbda0d73ec92256bc9b66b2f16719a1bf554b9d27f0d5325b8687df7a199b3cd" dmcf-pid="BdK5jNiP0s" dmcf-ptype="general">앙코르 요청에 응해 김수연은 드뷔시의 <달빛>, 크라이슬러-라흐마니노프 <사랑의 슬픔>, 풀랑의 <토카타> 등 세 곡을 선사했다. 하지만, 드뷔시의 <프렐류드>가 준 감동이 앙코르 후에도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드뷔시의 <프렐류드>는 쇼팽의 <프렐류드> Op.28에 비해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드뷔시는 쇼팽과 비슷한 레벨의 천재 음악가인데, 이 사실을 실감케 해 준 게 이날 김수연의 연주였다. 김수연은 모차르트와 쇼팽에 이어 드뷔시로 내게 감동을 안겨 주었다.</p> <p contents-hash="945f98501e987c97659f0a42c11718fa5c26aaf48470f0bc54543f1b721c8fe3" dmcf-pid="bJ91AjnQ0m" dmcf-ptype="general">이채훈 음악사 연구가, <모차르트 평전> 저자</p> <p contents-hash="9d93618d66020727ccb0fe4143bdef7e7234b7a16b54eb2bc4277545207f4e31" dmcf-pid="Ki2tcALxFr"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서울문화투데이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한지일, 故이순재 떠나보내고 故김지미와도 작별…"존경했던 선배님, 편히 쉬세요" 12-10 다음 이준호, 1월 팬미팅 개최…'스터닝 어스', 특별한 시작 12-1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