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둘 ‘바둑 여제’ 루이나이웨이 “요즘은 AI 밑에서 배웁니다” 작성일 09-10 1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사람 많은 중국에<br>강자 많은건 당연하지만<br>이창호·신진서를 보라<br>결국 중요한 건 1인자</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09/10/0001066214_001_20250910041018237.jpg" alt="" /><em class="img_desc">루이나이웨이 9단이 7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며 미소짓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em></span><br><br>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3국이 열렸던 지난 5일. 대국 해설을 맡았던 목진석 9단은 해설 도중 “전설들이 존중을 받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두 사람을 언급했다.<br><br>한 사람은 70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바둑 기보를 공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었다. 다른 한 명은 3국에 출전한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62)이었다. ‘반상의 철녀’, ‘바둑 여제’로 불린 루이나이웨이는 여성으로서 중국은 물론 한국 바둑에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전설 중 전설’이다.<br><br>지난 7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만난 루이나이웨이는 “여기 오니 너무 기쁘다. 같은 시대 활동했던 기사들도 많이 있고, 내가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들도 오셨다. 대회를 핑계 삼아 같이 바둑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다”며 활짝 웃었다.<br><br>루이나이웨이는 현대 일본 바둑의 창시자이자, 신포석과 화점 발견으로 바둑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던 우칭위안 9단의 제자다. 또 우칭위안과 함께 세고에 겐사쿠 9단 밑에서 사사했던 조훈현 9단의 사숙(스승의 사제)이기도 하다.<br><br>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남편인 장주주 9단이 1989년 천안문 6.4 항쟁에 참가했다 수배령이 떨어져 미국과 일본에서 오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조훈현 등 한국 기사들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건너왔다. 1999년 10여 년간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하던 그는 2011년 중국 정부의 특별 사면 결정으로 조국으로 돌아갔다.<br><br>그렇지만 자신의 바둑 인생을 계속 이어가게 해준 한국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루이나이웨이는 “코로나19 유행했을 때만 빼면 한국에 자주 왔다갔다 한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백산수배 같은 대회에도 불러주는 것이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br><br>한국에서 보낸 10년이 조금 넘는 세월 동안 루이나이웨이가 한국 바둑에 남긴 업적은 어마어마했다. 2000년 국수전 예선에서 유창혁 9단, 도전자 결정전에서 당시 전성기를 달리던 이창호 9단을 꺾은 뒤 결승에서 사숙지간인 조훈현 9단마저 제압하고 우승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2004년 맥심커피배에서는 유창혁을 또 꺾고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여성 기사가 남자를 꺾고 우승하는 건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바둑 기사로 최전성기를 보내야 했을 20대~30대 중반에 떠돌이 생활로 온전히 바둑에 집중하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br><br>루이나이웨이는 이 때를 회상하면서 “그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루이나이웨이는 역대 최강의 기사로 꼽히는 이창호를 상대로는 6승5패로 앞섰다. 조훈현을 상대로 4승8패, 유창혁과 4승9패로 선전했다. 현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이 중국의 넓은 인재풀을 부러워하는 인터뷰가 나온 뒤 루이나이웨이는 “중국은 땅도 크고 사람도 많지 않나.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한국보다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며 “하지만 바둑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1인자다. 이창호가 농심신라면배에서 펼쳤던 활약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신진서도 마찬가지”라며 한국 바둑의 힘을 인정하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br><br>많은 바둑 기사들이 여전히 루이나이웨이를 존경하는 이유는, 60이 넘어서도 바둑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줘서다. 아직도 그저 바둑이 좋다는 루이나이웨이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바둑의 많은 것들이 바뀐 지금, 그도 젊은 기사들처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루이나이웨이는 “AI가 등장하면서 기사들의 성장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전체적인 포석이나 여러가지 상황에서 대처하는 법 등 배울게 많다”고 말했다.<br><br>루이나이웨이는 또 “그저 이렇게 바둑을 열심히 하는게 행복하다. 모두와 같이 대국하고, 대국이 끝나면 다 같이 검토를 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 이런 것에서 원동력, 그리고 에너지가 생긴다”며 미소를 지었다. 요즘 활약하는 젊은 기사들이 마땅히 본받아야 할 자세다.<br><br>칭다오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배드민턴 강자' 성심여고,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전국체전 2연패 향해" 09-10 다음 이영애, 학부모는 다르네…'음주방송' 신동엽에 일침 "부모 마음" [마데핫리뷰] 09-1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