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에는 《흑백요리사》가 있다 작성일 09-06 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드라마에 글로벌 입맛 사로잡은 퓨전의 맛 담아내</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17XD8h2XUn"> <p contents-hash="2cb9bbee3677e173677c63521c83bb5d662d419712a5ee5c510a6b5a75bd9395" dmcf-pid="tzZw6lVZ7i"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정덕현 문화 평론가)</p> <p contents-hash="97cb99bca833886425cffb4088e6cebf9655fb9db87af6db88eed134236b57a9" dmcf-pid="Fq5rPSf5FJ" dmcf-ptype="general">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 대한 글로벌 반응이 심상찮다. 첫 주 2회분이 방영된 후 글로벌 OTT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토록 단기간에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은 이 드라마의 저력은 뭘까.</p> <p contents-hash="4e8859e0ccce75803733f78ae1c9c5767a432597668d93f2d389602633d3f3bb" dmcf-pid="3B1mQv41Fd" dmcf-ptype="general">《폭군의 셰프》를 향한 폭발적인 국내외 반응은 여러 지표를 통해 알려졌다. 일단 시청률이 폭등했다. 첫 회 시청률 4.9%(닐슨코리아)로 시작한 드라마는 4회 만에 11.1%를 기록하며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드라마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넘기기 어려운 현실을 떠올려보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이 작품에 대한 글로벌 반응이 영향을 미쳤다. 《폭군의 셰프》는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인 투둠에서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2위를 차지했다. 73개국에서 톱10에 들었고, 그중 29개국에서는 TV쇼 부문 1위를 기록했다.</p> <p contents-hash="6d93e99189a29cc854676b69ed473c5cd608087c624833ce718df5e230cf315d" dmcf-pid="0btsxT8t0e" dmcf-ptype="general">《폭군의 셰프》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는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증폭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한몫을 했다. 이 놀라운 애니메이션은 K팝만이 아니라, 한국 음식과 전통문화에 관한 관심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저승사자의 갓과 호랑이·까치 캐릭터가 환기한 작호도에 대한 관심, 나아가 한국의 무속에 관한 관심이 그것이다. 그러니 마침 조선시대로 타임리프한 프렌치 셰프의 판타지를 소재로 한 《폭군의 셰프》는 소재만으로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극 배경의 전통적인 한국 문화가 담긴 작품이면서, 보편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음식이 소재로 들어있어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d92ca600a40370771da2964951a05688954957801b1cdf586a6aa8a6438dc42" dmcf-pid="pKFOMy6F3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드라마 《폭군의 셰프》스틸컷 ⓒtvN"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6/sisapress/20250906090149007jzon.jpg" data-org-width="800" dmcf-mid="XAj3rBkP3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6/sisapress/20250906090149007jzo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드라마 《폭군의 셰프》스틸컷 ⓒtvN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dc1c4341c32aaffd40a29ea2d99c22fb011b60bd52f3d8d478d860dafadf7f96" dmcf-pid="U93IRWP3uM" dmcf-ptype="general"><strong>한식 열풍의 주역 《대장금》과도 같은 듯 다른 전개</strong></p> <p contents-hash="534e7f786d43e6efb4853c7f0d34712be100db4fe9a4268038c99c97419739f3" dmcf-pid="ulkP5iGk0x" dmcf-ptype="general">특히 한국 음식이라는 소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라면과 김밥, 어묵, 순대, 핫도그, 냉면, 설렁탕과 반찬들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이미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식의 저력이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라면은 '매운맛 챌린지'가 해외 먹방의 트렌드가 될 정도로 K푸드 일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제는 여기서 나아가 냉면이나 국밥 같은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한식들도 저변이 생기는 중이다. 한식이라는 소재가 《폭군의 셰프》의 글로벌 반응을 폭발시킨 셈이다.</p> <p contents-hash="a4ca2cf282299d41a0100825a4462974c8da62b82ea64426e66cfc75f46a1e82" dmcf-pid="7SEQ1nHEUQ" dmcf-ptype="general">일찍이 한식을 소재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K드라마가 있다. 바로 2003년 방영된 《대장금》이다. 조선을 배경으로 어린 장금이가 수라간 나인으로 시작해 의녀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왕의 입맛을 사로잡는 장금이의 요리가 주요 이야기 소재인지라 다양한 궁중음식이 소개됐다. 당시 《대장금》은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특히 중동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음식에 관심이 높은 대만이나 홍콩 같은 중화권에는 드라마 성공에 이어 한식 열풍도 불었다.</p> <p contents-hash="e4b3a924d9d593c72950d580e82f06c822bd8d7ba07fc3daa69ad1da2e7fb376" dmcf-pid="zvDxtLXDFP" dmcf-ptype="general">조선이 배경이고, 음식이 소재다. 나아가 왕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살아남는 음식 서바이벌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폭군의 셰프》는 《대장금》을 닮았다. 하지만 2003년과 2025년의 달라진 트렌드를 반영하듯 두 작품에는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 연지영(윤아)이 한식 셰프가 아니라 프렌치 셰프라는 점이다. 그녀는 프랑스에서 열린 요리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래된 신비한 조리서 《망운록》에 의해 조선시대로 타임슬립을 한다. 그곳에서 최악의 폭군 이헌(이채민)을 만나 목숨을 건 요리 서바이벌을 하게 된다. 그러니 연지영이 선보이는 요리법은 서구의 것이다.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수비드 조리법을 쓰고, 천연재료로 MSG를 만들기 위해 분자요리 방식을 쓰기도 한다. 흥미로운 건 이 프렌치 셰프가 시간 이동을 한 곳이 조선 사회라는 점에서 한식과의 퓨전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점이다. 한국의 식재료들만을 쓸 수 있고, 또 조리도구들도 한식의 도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p> <p contents-hash="b99d9481ab1c8827d56a193d184ffc6e685bd199ba1b938b21cadb27c858551c" dmcf-pid="qTwMFoZwF6" dmcf-ptype="general">여기서는 여러 나라 요리법들이 합쳐져 대결을 펼치는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떠오른다. 에드워드 리 같은 한국계 미국인 요리사가 서구의 조리법을 활용해 한식을 구현했던 일련의 광경들이 연지영이라는 인물의 요리에서 겹쳐진다. 또한 만들어진 요리를 맛보고 평가하는 왕가 사람들의 모습은 음식 서바이벌 예능의 심사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일종의 경연 프로그램이 갖는 묘미가 드라마, 그것도 사극이라는 틀로 엮여 있는 퓨전의 절묘함이 느껴진다. 조선 사회에서는 단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스테이크나 육회 타르타르, 프랑스식 코스요리 오트 퀴진이 등장하는 음식의 퓨전도 있지만 드라마와 예능, 사극과 현대극, 정치극과 멜로를 넘나드는 장르의 퓨전 역시 흥미로운 맛을 내는 작품이다.</p> <p contents-hash="8eddd0b6825607126b585a47886569cac0146a45e5d48e187369bbdde56f7279" dmcf-pid="ByrR3g5r78" dmcf-ptype="general">《폭군의 셰프》는 요리 서바이벌이 중심에 서있는 드라마지만, 사극이 갖는 정치극 성격과 K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성격도 섞여있는 작품이다. 언제부턴가 웹소설 등에서 '혐오 관계 로맨스'가 트렌드로 자리하게 되면서 떠오른 캐릭터가 '폭군'이다. 중장년층 여성들을 겨냥한 이들 작품은 폭군이라는 막강한 권력자이자 성격도 모난 인물을 내세워, 그와 갈등을 일으키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결국은 그 인물을 바꿔나가는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를 그린다. 《폭군의 셰프》도 그 구도를 가져온 작품으로, 어머니의 죽음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폭군 이헌을 연지영이 음식을 통해 바꿔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연지영이 만든 음식을 맛본 이헌이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위로받는 모습은 그 분노를 잠재워 폭군을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지만.</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f77c2836937a87d3b71588eea5c696a3ff26b60efe3ad3e645f58aaeb6ec104" dmcf-pid="bWme0a1mu4"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스틸컷 ⓒ넷플릭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6/sisapress/20250906090150336auqv.jpg" data-org-width="800" dmcf-mid="5ADxtLXD3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6/sisapress/20250906090150336auqv.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스틸컷 ⓒ넷플릭스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098154aafc551b53601224717c9e9a9633bfc6743b2be1117c5ee29c17305d8c" dmcf-pid="KYsdpNtsUf" dmcf-ptype="general"><strong>과도한 한식 자랑을 피한 적당한 거리감 돋보여</strong></p> <p contents-hash="cf8cb272ff423fda975adfc620a46e6cb1ff4ce915b3dd27661717c60c4a5a08" dmcf-pid="9GOJUjFO3V" dmcf-ptype="general">중요한 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드러내는 이 작품이 과도한 자의식을 표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식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프렌치 셰프라는 글로벌한 프리즘을 끼워 퓨전화된 한식을 선보인다는 점이 그렇다. 조선으로 타임리프한 연지영이 폭군 이헌을 우연히 만나 처음으로 선보인 요리가 '고추장 버터 비빔밥'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운 배경이다. 당대에는 아직 고추가 들어오지 않아 고추장은 물론 버터도 없었지만, 이것을 비빔밥에 넣어 요리할 수 있었던 건 연지영이 타임리프 전에 비행기에서 고추장과 버터를 챙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번째로 등장한 이 음식은 《폭군의 셰프》라는 드라마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당대에는 없는 음식이 등장할 거라는 것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고추장과 서구 식재료인 버터가 비벼진 퓨전화된 요리가 나올 것이며, 나아가 드라마 역시 다양한 장르의 퓨전을 보여줄 거라는 예고이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ddda82936ae35ce7dbac0d625bc8aabff56b66b992f88a6acf6a1d908a4f284d" dmcf-pid="2tvabw7vz2" dmcf-ptype="general">그래서 '고추장 버터 비빔밥' 같은 이 사극은 고추장처럼 적당히 한식의 자부심이 들어가면서도 버터 같은 서구 식재료를 더함으로써 그 자부심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균형감이 느껴진다. 이미 글로벌 영향력을 갖게 된 K콘텐츠는 이제 스스로 한국 문화에 대한 자의식을 드러내는 방식 자체를 오글거리게 느끼기 시작했다. 대신 글로벌에 어울리는 적당한 거리감과 균형감을 요구하고 있다. 《폭군의 셰프》가 등장과 함께 글로벌한 주목을 받는 건 바로 이처럼 변화된 모습이 담겨있어서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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