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명의] "착한 갑상선암도 '성격' 바뀔 수 있어···조기발견·치료 원칙 지켜야"

작성일 09-0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예후 좋은 유두암도 미분화암 진행되면 생존 기간 6개월 '경구 로봇 수술' 재발률·목소리 회복 측면서 장점 확인 남성 갑상선암 전이·진행 빠르고 예후 안 좋아 수술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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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김훈엽 고려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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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예후 좋지만 조기 치료해야
 고령·면역저하로 급격히 악화되기도
 입 통해 흉터 없이 수술···목소리 신경도 보호
 메디컬 토크 프로그램 '지금, 명의'
 갑상선암 편, 고대안암병원 김훈엽 교수 출연
 6일 오후 9시 서울경제TV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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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명의 고려대안암병원 김훈엽 교수는 "암에 '과잉진단'이란 말은 없다"며 "갑상선암도 조기에 없애야 합병증 위험이 덜하고 수술 결과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입을 통해 로봇으로 갑상선암을 절제하는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을 세계 처음으로 고안한 의사다. 지난 5월엔 2000례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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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은 예후는 좋지만 늘 논란이 많은 암이다. 갑상선암 발생이 급증하다보니 과잉진단 이슈로 한때 0.5cm 이하의 갑상선 결절에 대해선 암 검사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을 정도.
 갑상선암 명의 고려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는 "작은 암이라도 위치나 갑상선 크기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며, 모든 암이 그렇듯 갑상선암도 조기 발견·조기 치료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흔한 유두암은 생존율이 매우 높지만, 고령·면역저하·유전적 요인이 있을 때는 갑상선암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만큼, 수술 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하다. 김훈엽 교수는 환자에게 수술 흉터를 남기지 않고, 목소리 등을 최대한 보호하는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을 세계 처음으로 고안했다. 입을 통해 로봇으로 갑상선암을 절제하는 이 수술은 지난 5월 세계 처음으로 2000례를 넘어섰다.
 갑상선암 수술 권위자 김훈엽 교수가 6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메디컬 토크 프로그램 '지금, 명의'에 출연한다. 갑상선암의 진단 원칙과 최신 수술법, 환자들이 많이 묻는 질문에 세세히 답변해줬다.
 -1999년에는 갑상선암 환자 3408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만 명을 훌쩍 넘는다. 왜 이렇게 늘었나?
 의학적으로 갑상선암의 확실한 원인은 ‘방사선 노출’인데, 노출 후 20년 정도 지나야 갑상선암이 발병한다. 국내에서 급증한 이유는 초음파 검진이 보편화 됐기 때문으로 해석해야 한다. 갑상선은 초음파로 관찰이 가장 쉬운 장기 중 하나라, 발견 자체가 많아졌다고 봐야 한다.
 - ‘과잉진단’ 논란, 어떻게 보나?
 암을 암으로 진단하는 걸 ‘과잉’이라 보긴 어렵다. 작아도 위험한 위치(기도·식도·반회후두신경 인접)라면 기능 손상과 재앙적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사람마다 갑상선 크기·해부학이 달라 단순한 크기 기준(0.5cm·1cm)만으로는 판단이 곤란하다. 다른 암에서 조기 발견·조기 치료 원칙이 중요하듯, 갑상선암에서도 이런 원칙이 유효하다.
 -‘착한 암’이라는 인식, 맞나?
 갑상선암의 95%를 차지하는 유두암은 대체로 예후가 아주 좋다. 5년 생존율이 99~100% 수준이다. 그러나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고령이거나 면역저하가 있다면 유두암이 역형성 변화로 미분화암으로 진행해 극단적으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 유두암이 미분화암으로 바뀌면 생존 기간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또 TERT 유전자 변이 등 분자생물학적 위험인자가 있는 유두암은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 갑상선 수질암 역시 예후가 썩 좋지는 않다. 림프절 전이도 많이 하고 간이나 폐 전이도 많이 생긴다.
 -갑상선 양성결절, 수술해야 할 때는? 
 3cm 이상이면 기도·식도 압박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확실하게 양성 결절인 것이 확인되면 고주파 절제술로 크기만 줄이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여포성 종양 가능성이 의심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세계 최초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을 고안한 배경은?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 환자들이 평생 목에 흉터가 남아 큰 스트레스를 겪는다. 입 안으로 접근해 겉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 루트를 개발했고, 로봇의 3D 고배율 화면과 정교한 기구를 활용해 암을 절제하면서도 성대 신경(반회후두신경·상후두신경 외측가지) 보존을 유리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재발률·목소리 회복 측면에서 장점이 확인됐다.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은 ‘미용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밀도와 합병증 최소화라는 수술 결과의 이점이 분명히 있다.
 -모든 갑상선암 환자에게 경구 로봇 수술을 적용할 수 있나?
 대부분 가능하지만, 암이 림프절 전이뿐만 아니라 경정맥·경동맥은 물론 턱 밑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경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이상·심한 염증으로 갑상선이 과하게 비대한 경우엔 기구가 들어갈 공간이 형성이 어려워 제한적이다. 경구 로봇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 기간은 일반 절개술과 비슷하거나 더 빠른 편이다. 입원 기간은 갑상선 반절제를 했다면 3박4일, 전절제를 했다면 4박5일이 일반적이다. 경구 갑상선 로봇 수술은 성우·가수 등 목소리가 중요한 직업군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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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언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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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전절제술을 한 환자 중 림프절 전이가 심한 경우 암세포가 잔존하거나 미세 전이 가능성에 대비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과거보다 적응증을 엄격히 하고 용량도 낮춰 불필요 방사선 노출을 줄이고 있다. 장기 추적에서 혈액암(림프종 등) 위험 증가 보고가 있어 무분별한 고용량 치료는 지양하고 있다.
 -미역·다시마 같은 '요오드'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으면 갑상선암 늘어난다는 말이 맞나?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우리 식단 수준의 요오드 섭취가 유두암 발생을 늘린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앞두고 있다면 특정 시기에는 요오드가 많이 든 미역·다시마 같은 식품 섭취를 일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남성 갑상선암이 더 나쁘다?
 임상 경험상 남성은 림프절 전이·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경우가 많다. 발견이 늦은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예후가 안 좋은 만큼 보다 적극적인 수술을 권한다.
 -수술 후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
 갑상선 반절제 수술을 했다면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제 보충 없이 지낸다. 다만 갑상선기능이상·만성염증이 있었다면 남은 갑상선이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초기엔 재발 억제 목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제를 일정 기간 복용하기도 한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했다면 갑상선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암을 예방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 최소화, 일반적 건강수칙(운동·균형 식사·규칙 생활)을 지키고, 초음파 검사를 한번쯤 해봐야 한다. 갑상선암은 ‘작으니까 지켜보자’라며 시간을 지체하다 치료 시기를 놓친 사람들을 자주 본다. 환자 혼자 판단하면 안된다. 전문의와 상의해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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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숙 기자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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