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일 일해 '863억' 벌었다"…직원들도 '싱글벙글'

작성일 09-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주7일 근무…불 꺼지지 않는 엔비디아 AI 경쟁…세계 1위에 밤은 없다 밤낮없는 연구가 일상 된 직원들 '혁신의 주역' 자긍심으로 버텨내 이직률 2.5%…파격보상도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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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는 매일 밤 유독 빛나는 건물이 하나 있다. 세계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이자 미국 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본사 ‘보이저’(사진)다. 3일(현지시간)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방문했을 때도 주차장에는 새벽이 가까워질 때까지 차량이 드나들었다. 날로 커지는 글로벌 AI 시장에 그들의 깃발을 더 꽂을 수 있다는 희열, 화웨이 등 중국의 막강한 경쟁자가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절박함이 엔비디아의 매일을 전시(戰時)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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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낮없는 근무는 엔비디아 직원들에게 일상이다. 높은 근무 강도로 ‘압력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그런데도 올해 직원 이직률은 2.5%로 반도체업계 평균(16.4%)보다 낮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은 앤디 그로브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말한 ‘전략적 변곡점’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은 ‘환희와 고통’의 연속이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비상장기업 등극을 앞둔 오픈AI 임직원은 막대한 금전적 보상과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 아래 사투를 마다치 않는다.
 중국의 빅테크는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그들의 ‘하드 워크’ 문화를 철저히 추종하고 있다. 화웨이 임직원은 저마다 캐비닛을 갖고 있는데 그 속에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 ‘라꾸라꾸’로 불리는 간이침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2016년 창업한 중국의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캠브리콘이 ‘중국판 엔비디아’로 급성장한 것은 중국 정부의 보호와 보조금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은 AI 반도체 전쟁에서 후발주자로 전락했음에도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규제와 노조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정기국회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뺀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밤 9시 퇴근하자 "반차 썼냐"…밥먹듯 철야하며 세계 1위 지킨다 기술전쟁 한복판…엔비디아의 이유있는 '극한근무'
 “올림픽 선수들도 아침 훈련을 할 때는 불평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높은 업무 강도를 불평하는 직원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아침에 눈 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주 7일 일한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그의 ‘일중독’은 테크업계에 잘 알려진 얘기다.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등극한 엔비디아의 일에 대한 몰두는 창업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거의 모든 직원이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정신없이 일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극한의 업무 몰입을 공유하게 된 것은 ‘1위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엔비디아의 기업 DNA와 개별 직원도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가 결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뒤에 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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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간) 밤 10시쯤 방문한 엔비디아 본사 ‘보이저’는 새벽 무렵까지도 불빛이 꺼지지 않은 사무실이 꽤 많았다. 창문 너머로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않는 직원들 뒤로 음료수를 나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직원은 종종 주 7일, 새벽 2시까지 근무한다. 하루에 10번 이상, 30명 이상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리기도 하고 분위기가 격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앤드루 로건 전 엔비디아 마케팅 이사는 책 &lt;엔비디아 레볼루션&gt;에서 “저녁 9시30분에 퇴근하자 동료가 ‘반차를 쓰냐’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구축한 강도 높은 근무 환경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황 CEO는 “우리가 망할 때까지 30일 남았다”며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지난 7월에도 그는 “매 순간 우리는 파산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황 CEO가 가장 경계하는 경쟁자는 중국 기업들이다. 그는 5월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기업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이 아주 가까이 쫓아왔다”고 했다.
 황 CEO의 위기감이 채찍이라면 당근은 금전적 인센티브다. 엔비디아는 직원에게 매년 2월과 8월 2만5000달러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직원주식매입제도(ESPP)를 운영한다. 시장보다 15% 싼 가격에 특정 기간 매입 가격이 고정되는 조건이다. 엔비디아 주식을 받아 든 직원들에게 ‘회사의 성공은 곧 개인의 성공’이 됐다. 2022년 11월 챗GPT 등장 이후 엔비디아 매출은 지난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엔비디아 주가는 11배 이상 뛰었다. 미국 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의 한 중간급 직원이 18년간 엔비디아 주식을 모은 결과 재산이 6200만달러(약 863억원)에 달했다.
 ◇로봇 시장도 장악하나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엔비디아의 기세는 멈출 줄 모른다. 황 CEO는 지난달 27일 콘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됐고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5년간 AI 인프라 시장이 3조~4조달러 추가 성장해 엄청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용 그래픽카드에서 시작해 대규모언어모델(LLM) 시대의 패자가 된 엔비디아는 ‘로봇’을 다음 전장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올 6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AI와 로봇공학은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성장 기회이며 수십조달러 규모의 시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AI 열풍을 타고 제2의 엔비디아를 꿈꾸는 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AI 의사를 개발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슈퍼파워의 맥스 마르키오네 공동창업자는 “사무실에서 살면서 1주일에 100시간 넘게 일한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한 벤처 투자자는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혁신을 이끌고 있으니 눈을 빛내며 일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규제 환경에서 혁신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황정수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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