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앞둔 구제 상가, 그녀가 시장 한구석에서 꼭 하는 일 작성일 09-05 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25] 영화 <미래의 내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NjUzC9H7f">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4jAuqh2X0V"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5a656341898279f456e830ac593da0d10c807e1babe17d8ab801f3268da55a5" dmcf-pid="8Ac7BlVZ7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1704qvhp.jpg" data-org-width="1200" dmcf-mid="KJEKVWP3u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1704qvhp.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래의 내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6959bc35ea3863a2f57421ccc7f4f0bf2380df0834ce8208b06fafe67731838" dmcf-pid="6ckzbSf509" dmcf-ptype="general">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cce86570e8bed563671a87ecbeb8b40fc94726503e214177b9129a073095a489" dmcf-pid="P6PTYg5r7K" dmcf-ptype="general">01.<br>"우리는 여기에 말뚝을 박겠다는 입장인데. 이럴 때일수록 똘똘 뭉쳐야 되는데."</p> <p contents-hash="e5abc4d56d8e0da5c6233831ca211bcf07459d8c0bc4681374e25de10bda4def" dmcf-pid="QPQyGa1mpb" dmcf-ptype="general">미래(이영아 분)는 시장 안 작은 구제 상가에서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 구제 상가에서는 대형 플랫폼이 입점한다는 소식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벌써 어떤 매장은 권리금 명목의 인센티브를 받고 나갔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가깝게 지내고 있는 복희네 의상실 사장님(김영선 분)을 중심으로 강경한 대책위원회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재개발 반대를 주장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이러다가 나중에 내쫓기듯 거리로 내몰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이 모두에게 있다.</p> <p contents-hash="aea41de197ceb9eccb85ab19f6e05cdc43eee64f3122c6d0fe620c72f94f0b75" dmcf-pid="xQxWHNtsUB" dmcf-ptype="general">최한결 감독의 영화 <미래의 내일>은 재개발과 자본의 논리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소재로 삼고 있으면서도 사건 전체의 향방보다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균열을 차분히 따르고자 하는 작품이다. 이런 방식은 자본이 인간의 삶과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잠식해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배경이 되는 상가가 오래된 건물이라는 설정은, 두 대상 사이의 거리를 훨씬 더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첨예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도록 말이다. 미래와 주변 상인이 지금의 장소를 지키고자 하는 것은 하나의 매장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시간과 정체성, 모두의 관계성이 포함된 공간이 된다.</p> <p contents-hash="2c11e53253867221e06dd4dccacf7e62ab141913cd25107760476cd61c1f9c02" dmcf-pid="yTyMd0o9pq" dmcf-ptype="general">02.<br>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작은 구제 상가는 단순히 공간적 설정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서사 속에서 호흡하는 인물의 내적 불안과 긴밀하게 연결된 채로 기능한다. 상가의 낡고 좁은 구조, 흔들리는 생계의 위협,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외부 압력에 맞서 매달린 구호 피켓 등의 모습은 모두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장치들이다. 이로써, 굳이 양측의 치열한 몸싸움이라던가 소유권 다툼과 같은 당연시되는 장면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상황적 긴장을 인물과 관객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공간을 그저 소비하지 않고 서사의 주체로 옮겨다 놓고 있다는 뜻이다.</p> <div contents-hash="e175fd9b2f579e70327e9dedcd0a544b4eb31196bb2e32d1ab016cf5170d760c" dmcf-pid="WyWRJpg20z" dmcf-ptype="general"> 이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중심인물인 미래의 감정이 극적으로 다루어지지 않는 부분과도 연결된다. 갈등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적 동요 대신 표정이나 낮은 목소리 등의 간접적 표현으로 절제하고자 하는 연출법은 이 이야기가 가진 문제점 가까이로 관객이 스스로 다가오도록 만들고, 매 장면을 오래 응시하도록 만든다. 이유는 하나다. 작품의 소재, 현실적 문제가 가진 무게를 관객이 직접 체감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재개발이라는 사회적 폭력, 분열하는 관계, 소멸할 위기에 놓인 공간을 영화는 과장 없이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 시도 속에서 영화가 다루고자 하는 현실의 복잡성과 감정적 층위가 다면적으로 남겨지게 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dab0a3e7e0f67582507d251896504b900607f7adc88aa3dd4feb840fe6f63b8" dmcf-pid="YWYeiUaV77"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3074mdye.jpg" data-org-width="1200" dmcf-mid="99SPMtiBF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3074mdy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래의 내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49f175323f69020af12b327c3dca1f7e718f9b93bf2300b58d83853761595aa" dmcf-pid="GYGdnuNfuu" dmcf-ptype="general"> 03. <br>"우리가 더 강경해야 해. 이대로 버티다가는 승산이 없어. 다들 하나씩 나가고 있잖아 지금. 넌 뺄 생각 없지?" </div> <p contents-hash="c6932db40e17e2210664dc8b96820dbf892accefb3d73a33146264eae3fb10f0" dmcf-pid="HedX1kphpU" dmcf-ptype="general">이 작품에서 중심인물인 미래는 재개발의 소용돌이와 생계의 현실 사이에 끼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시장 상인들이 대형 플랫폼 입점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동안, 어느 쪽에도 명확하게 속하지 못한 채 사건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생계를 위해 이 공간을 붙들어야 하지만, 동시에 변화의 흐름을 완전히 거부할 수도 없다. 특히나 미래는 아직 어리기에 다른 상인들에 비해 아직도 훨씬 더 많은 날을 일하며 보내야 한다. 혼자 다른 매장을 알아보러 다니기도 하고, 플랫폼의 직원이 건네는 은밀한 제안을 단번에 쳐내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양가적 태도는 그를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어느 한쪽으로도 쉽게 기울 수 없는 상황에 갇힌 인물로 그려낸다.</p> <p contents-hash="9da6eed421307b20f9b4d5044a9b52bd2b667d8ca07d464f820c1e500e463aea" dmcf-pid="XdJZtEUlUp" dmcf-ptype="general">그런 미래의 자리는 영화가 궁극적으로 묻고자 하는 물음과도 관련이 있다. 재개발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태도는 종종 저항과 순응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놓일 수밖에 없어서다. 미래가 서 있는 자리가 바로 그곳이며, 영화는 이 자리를 한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시대적 현실과 겹쳐 보여준다. 자식이 둘이나 있어 어쩔 수 없었다며 매장을 빼기로 했다는 상인과 모든 게 거짓이라며 자신 역시 정리하기 위해 아버지를 대신해 나와 있는 것이라는 커피집 아들 상우(김영 분)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는 마당에, 버티기만 하다가 혼자가 되면 그 책임은 누구도 져주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p> <p contents-hash="cb8a2eecb8ba6b90ca0b31e0f0c59018e239e7bb492ea4ab94b33443cad7301e" dmcf-pid="ZJi5FDuS00" dmcf-ptype="general">04.<br>물론 영화 말미가 되면 미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은 이 문제를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준비된 서사가 모두 끝나고 나면, 오히려 현실적인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이 선택은 마치 작품이 선택한 타이틀이 바라보는 방향과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모두의 내일이 아닌, '미래'의 내일이라는 특정 인물의 시간에 대해서만 지칭하고 있는 자리다.</p> <div contents-hash="393435b73c2a3dcb898a5d964f9a6643d4e00f2432fdc86051d68f2bf0fef1d0" dmcf-pid="5in13w7vF3" dmcf-ptype="general"> 사실 영화의 내용만 따지자면, 미래는 사라져 가는 공간, 곧 사라지게 될 공간에서 오늘을 버티고 있는 인물이다. 재개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건물 내부의 분위기는 시시각각 달라지고, 외부의 힘은 미래의 현실을 옥죄어 온다. 하지만 '미래'라는 이름 속에는 그 자체만으로 다시 올 내일을 가리키며, '미래의 내일'이라는 타이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이런 이중 강조에는 누군가의 강한 믿음과 신념이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연출 의도에서 제시되는 '모든 논리와 자본의 가치 위에 있는 마지막 인간에 대한 희망이 잊히고 부정당하는 세태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는 감독의 말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e6d4e2bb7c43377caeb8e164816b4d3684fc00710a72771d22f35471558dc47" dmcf-pid="1nLt0rzTz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4404tiox.jpg" data-org-width="1200" dmcf-mid="VF5LaBkPp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ohmynews/20250905140604404tio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미래의 내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bea5479c406d7560240b3fa11a2f0c34ddf16d19cf399bd0bcd6f7b74f07da0" dmcf-pid="tLoFpmqyzt" dmcf-ptype="general"> 05. <br>사소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하나 있다. 미래가 시장 한구석에 마련해 둔 새들을 위한 작은 물통과 관련한 시퀀스다. 안내문까지 써두었지만, 이 물통은 담배꽁초를 버리며 망가뜨리는 사람들로 인해 언제나 잿더미 같은 모습이다. 그는 매일 이곳으로 와 쓰레기를 치우고 다시 물을 채운다. 중요한 것은 영화가 이 장면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의 얼굴을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서의 얼굴 없음은 재개발을 압박하는 건설사 직원들의 익명성과 겹치며, 폭력이 얼마나 비인격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드러낸다. (미래를 만나러 오는 직원 한 명이 등장하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위력을 끼치는 이가 그 하나만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 시장을 허물고 사람을 몰아내는 압력의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 현실이 이 작은 장면 하나에 녹아 있다. </div> <p contents-hash="1189214d15c81b74fe814bf21f922610dca34fc420506f294732d93946bc72ea" dmcf-pid="Fog3UsBW71" dmcf-ptype="general">다시, 그럼에도 새들을 위한 작은 급수대를 포기하지 않는 미래의 모습은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처럼도 여겨진다. 작은 생명을 위한 공간을 반복적으로 복원하는 그의 모습은 재개발과 변화 속에서도 상가의 삶을 붙들고자 하는 모습과도 교차하며, 이후 벌어지게 되는 행위에 대한 일말의 변명이 된다. 적어도 그전까지는 저항의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세상에 대한 연민과 책임을 놓지 않는, 중간에 끼인 인물이라는 처지가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 아닌 무너져 가는 현실 속에서 한 인간이 감내해야 할 무력함이라는 것으로 읽히게 만든다.</p> <p contents-hash="6426b5c52b58d3c871e62f27d1710bba52fc0168839bc36a6c55e5db1b4295f8" dmcf-pid="3ga0uObYu5" dmcf-ptype="general">06.<br>영화 <미래의 내일>은 끝내 한 사람의 얼굴에 오래 머문다. 어쩔 도리 없이 상황의 경계에 놓여 있던 서사의 시작점에서도, 미래가 저지른 일련의 사건 이후가 되는 끝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적어도 오늘은 여전히 소멸과 생존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더 복잡한 마음이 되고 만다. 지금 반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는 어떤 마음이 더 크게 담겨 있어야 하는 걸까.</p> <p contents-hash="eda420c3605a7bc7a40bfdb3e61fcf4327ee9560cea75c2d55464c06b53f07eb" dmcf-pid="0SvQRFnbzZ" dmcf-ptype="general">마지막까지 남는 것 하나는 분노나 저항의 함성이 아니라 고요한 질문 하나다. 사라져 가는 세계를 앞에 두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또 어떤 태도로 내일을 맞이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 정답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무너짐과 돌봄, 소멸과 반복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 한 사람의 삶을 길게 비춘다. 그리고 그 비침의 자리에,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표정이 남는다.</p> <p contents-hash="f7131840cf02960f14e9b93822c624dbd2cd054cb5e3a820b1d4639b645160e4" dmcf-pid="pvTxe3LKuX"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유통 배급 환경 개선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설립한 인디그라운드는 2025년 3월부터 총 18개의 큐레이션을 통해 ‘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90편(장편 22편, 단편 68편)을 소개/상영할 예정입니다. 열 세번째 큐레이션인 '날 바꾸겠다고? 너 누군데?'은 9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보름간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가입 후 무료로 시청 가능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수혁 중국 팬미팅 혹사 논란에 소속사 “12시간 강행, 사실과 달라” 09-05 다음 "아내 공개 절대 안해" 김종국, 오늘(5일) 결혼…사회 유재석, 신혼여행 연기[종합] 09-0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