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상 속 대화 모르는 AI… 인류와 다른 방향 진화할 것” 작성일 09-05 1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허준이 美 프린스턴대 교수 인터뷰<br>‘필즈상’ 수상 부담감 ‘대화’로 극복… 공동연구 통해 학문적 돌파구 마련<br>올해만 논문 4편 ‘아카이브’에 발표… 수학은 고대부터 이어져 온 ‘긴 대화’<br>AI, 알려진 사실 빠르게 배울땐 유용… 새로운 종류의 답에는 큰 도움 안 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4ac3ljFOp9">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5a9b2604b7505a65e5470b2869a507eeb15254852eb07968dc3df34e0d4c87d1" dmcf-pid="8Nk0SA3IU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donga/20250905031414735qqos.jpg" data-org-width="1200" dmcf-mid="fyzjPuNf0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donga/20250905031414735qqos.jpg" width="658"></p> </figure> <div contents-hash="a40a438db6bfbf4d268067894b1fc00d5ac0b85d576f010eadc940955e0f76ce" dmcf-pid="6jEpvc0C0b" dmcf-ptype="general"> <strong>《허준이 교수가 본 ‘AI의 미래’</strong> </div> <p contents-hash="25e63c9c286a109012202a49c33924c962153c21021005dd77c707ab7a49313f" dmcf-pid="PADUTkph3B" dmcf-ptype="general"><strong>1년여 만에 한국을 찾은 2022년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사진). 허 교수는 동료들과의 긴 대화와 거기에서 온 영감에 힘입어 올해에만 4편의 논문을 사전 발표 사이트에 공개할 수 있었다며 “인공지능(AI)은 데이터화돼 있는 것을 학습하지만, 사람들의 일상 속 긴 대화는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AI와 인류의 진화방향이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는 3시간 걸릴 작업을 3분 만에 답을 찾아주는 일에는 유용하지만,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하는 질문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AI와 인류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strong></p> <p contents-hash="04487f605fed5a68bb779867e86e6f487ab10a77e9763913766a0fac354cd278" dmcf-pid="QcwuyEUl7q" dmcf-ptype="general">“30초보다 1시간, 1시간보다 3시간, 3시간보다 1년, 나아가 3년… 상대방과 ‘진짜 질문’을 주고받으려면 대화하는 시간이 길수록 좋죠. 질문하는 데도, 대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긴 대화’ 끝에 비로소 꺼내는 말이 있어요.”</p> <p contents-hash="849ac93e9706035c7de33dd6bd3df2a4eeb0d1941d0d4eba3c532e03c012bc83" dmcf-pid="xtpof3LKpz" dmcf-ptype="general">8월 말 무더위 한가운데 2022년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42·고등과학원 석학교수)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 연구실에서 단독 인터뷰했다.</p> <p contents-hash="b2faff7cd8efa673008a10f13bb81888c5529431da189e27dc9a1d9b9d5594cf" dmcf-pid="yojtCa1mp7" dmcf-ptype="general">1년여 만에 한국을 찾은 허 교수는 연구실 문 앞을 한참 서성이며 할 말을 고르고 있었다. 그는 “‘엘리베이터 스피치’처럼 짧은 시간 안에 생각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제게 무척 어려운 일이며,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긴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말문을 열었다. </p> <p contents-hash="21c99116e5d7ebb16aaecf39a5e8d15722ec25995b6a2fdcd705390ed573a01b" dmcf-pid="WgAFhNts3u" dmcf-ptype="general"><strong>● ‘깊은 대화’로 부담감 극복… 논문 4편 공개</strong></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820acd21dd218bfcfc70a8772d9f80fd09c97105cce88abe82742f0fc979d2f" dmcf-pid="Yac3ljFOz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2022년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AI와 인류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과학원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5/donga/20250905030829988hhcc.jpg" data-org-width="1600" dmcf-mid="FFgKriGkF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5/donga/20250905030829988hhcc.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2022년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AI와 인류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과학원 제공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468ae616d36c663946ac3224923d226e9d6757baa4f73353d5ebac6b83f4c0e6" dmcf-pid="GNk0SA3IFp" dmcf-ptype="general"> 허 교수가 다짜고짜 긴 대화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40세 미만의 뛰어난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필즈상’ 수상자는 수상 이후 연구에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수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허 교수는 올해만 논문 4편을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발표했다. 기존에 집중하던 대수기하학, 조합론을 넘어 해석학에도 발을 담가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긴 대화를 주저 없이 꼽았다. </div> <p contents-hash="d2a0fbd0e2beeade0474850781834d81b690ae1b10b07e95f827baa8e7871d7b" dmcf-pid="HjEpvc0C30" dmcf-ptype="general">그는 2024년부터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에서 ‘스페셜이어(Special Year)’를 조직해 1년간 주도했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만의 독특한 연구 프로그램인 스페셜이어는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을 초청해 1년 동안 함께 머물며 연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깊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학문적 돌파구를 만들기 위함이다. 허 교수가 발표한 논문 4편은 모두 스페셜이어에서 시간을 보낸 동료들과 함께한 결과물이다.</p> <p contents-hash="009f309196fa60c20e25c6b8a6f4b8955a782c78244b5aa054bca9fbab9fba00" dmcf-pid="XADUTkphF3" dmcf-ptype="general">허 교수는 “‘필즈상 수상자는 이런 논문을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드는 순간 새로운 발견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털어놨다. 또 “대신 매일 동료와의 대화에 몰입하며 스스로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시선은 상대에게 향하고 자신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 <p contents-hash="3b0cf85d134c1ad75ab10ad6a2fdca0093b56dc187f977ee1e21e4f58f9e968b" dmcf-pid="ZcwuyEUlFF" dmcf-ptype="general">허 교수는 지난달 고등과학원과 KAIST가 3일간 진행한 워크숍에서 매일 강연했다. 그는 “내 연구 내용을 세 번이나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감사하고 매우 신나는 일이다”며 “연구에 왜 흥미가 생겼고, 왜 이 연구가 중요한지를 설명하려면 맥락과 생각을 길게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의 강연은 부족하다”고 했다.</p> <p contents-hash="03e3edfb036d883f68dbb6307e686f02e45f29762a798ff12efed8f307a60573" dmcf-pid="5ojtCa1mpt" dmcf-ptype="general">이어 “지층이 퇴적되는 것처럼 대화가 조금씩, 조금씩 쌓이고 서로가 공유하는 시야가 넓어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느 순간에 본질에 가까워진다”며 “중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렇게 나온다”고 부연했다. </p> <p contents-hash="412361bc14978611f99d38919171bc1e08c9fcfc9a1faab41757cd85e4d59863" dmcf-pid="1gAFhNtsp1" dmcf-ptype="general"><strong>● “AI 모델, 본질 찾는 덴 큰 도움 안 돼”</strong></p> <p contents-hash="407bb0052d8e0a2982eed7775499ef8536e3d045dba20914adf3829c30daf39b" dmcf-pid="tac3ljFOu5" dmcf-ptype="general">허 교수의 이런 관점은 수학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수학은 단절이 없는 ‘축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유클리드 기하학, 아라비아숫자 체계, 17세기 미적분, 20세기 위상수학 등은 모두 기존 이론 위에 차례로 쌓이고 확장된 결과물이다. 수학 자체가 세대 간의 긴 대화인 셈이다. </p> <p contents-hash="0c23a1d775dc0eb7d311361e3a950fabf3c2e975917330cdf0156c65b3504b77" dmcf-pid="FNk0SA3IFZ" dmcf-ptype="general">허 교수는 정확히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AI는 디지털화된 것을 학습하지만 연구자들의 일상 속 긴 대화를 배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AI가 학습하는 것은 세대를 건너 인류가 공유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 중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친구와 밥을 먹고 자녀와 산책하며 나누는 일상 속 대화를 AI는 모른다”며 “모든 사람에게 도청기를 달아 일거수일투족을 학습시키지 않는 이상 AI는 인류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것 같다”고 했다. 인류는 삶 전체에서 경험하고, 대화하고, 몸으로 느끼며 진화하지만 AI는 아직 데이터화된 기록물만을 통해 진화한다는 것이다. </p> <p contents-hash="5e58230020c3007a0d940f0f22b366b4515c1e0ccea2cea568bc924b7e02692a" dmcf-pid="3jEpvc0CzX" dmcf-ptype="general">허 교수는 “수학의 경우 AI가 지금 출판된 모든 논문을 다 읽는다고 하더라도 연구자가 논문을 쓸 때 언어적·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얻은 직관, 논리, 의미, 동기 등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AI가 ‘쓰여 있는 수학’으로부터만 수학을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p> <p contents-hash="f7c1de1b6770bb6ea7c13431fb37b31f58128038ba2b1de14a12afe3fca00cc2" dmcf-pid="0ADUTkphpH" dmcf-ptype="general">최근 여러 개의 AI 모델에 같은 질문을 던져보고 있다는 그는 “AI는 알려진 사실을 빠르게 배울 필요가 있을 때에는 유용하지만, 정말로 새로운 종류의 답을 찾아야 하는 질문에는 아직 큰 도움이 안 된다”며 “AI와 인류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를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p> <p contents-hash="5a91842aa9e69f205c12880c0b7c2f0b1a178394e5fde6895b2d7aa437b8156e" dmcf-pid="pcwuyEUluG" dmcf-ptype="general">여전히 허 교수는 큰 목표를 세우지 않고 살고 있다. 자녀와 집 앞 마당에서 키운 호박을 가지치기해 줘야 할지, 특정 문제를 풀 때 어떤 수학 보조정리가 필요할까처럼 매일 작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작은 질문일수록 좋은 대답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와 같은 큰 질문은 평생에 걸친 긴 대답이 필요할 텐데, 제한된 시간 안에 억지로 만들어낸 어떤 대답도 만족스럽지 않은 왜곡을 낳을 거예요. 작은 질문들이 모여 저를 나은 방향으로 이끕니다.”</p> <p contents-hash="2e9e9f5f499bd4454865e8e961e6dcb4bc0390d5fee723992b43496d8f3135bb" dmcf-pid="Ukr7WDuS7Y" dmcf-ptype="general">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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