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천국’ 시판 하산의 '도장 깨기', 다음 도전은?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작성일 09-05 12 목록 <strong>난민, 여성, 늦은 스타트에도 ‘장거리 상식 파괴’<br>중거리/장거리/마라톤 ‘장벽은 없다’<br>3탄은 1년에 풀코스 4회 출전?</strong><br><br><iframe width="544" height="316" src="https://tv.naver.com/embed/83539153" frameborder="0" allow="autoplay" allowfullscreen=""></iframe><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9/05/20259951175697862400_20250905000113572.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8월 31일 시드니 마라톤 여자부에서 시판 하산이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하고 있다. 하산은 코스레코드를 작성했다. /시드니=AP.뉴시스</em></span><br><br># 육상 장거리에서 ‘신인류’로 불리는 시판 하산(32 네덜란드)이 지난 8월 31일 세계 7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2025 시드니 마라톤 여자부에서 2시간 18분 22초의 코스 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하산은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이 2024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할 만큼 현역 최고의 육상선수입니다. 그러니 ‘또 우승했네’라고 가벼이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린 하산이 어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지 관심이 커집니다.<br><br># 먼저 선수 하산이 위대한 이유를 살펴보죠. 한 마디로 ‘육상 중장거리의 상식 파괴’입니다. 이에 국내에서는 ‘신인류’로 부르지만, 서구에서는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The most versatile runner)’로 통합니다. 시작은 중거리와 장거리 동시 제패입니다.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하산은 1500m와 1만m에서 우승했습니다.<br><br>중거리(800m 1500m)에서 스피드를 키운 후, 수년간의 노력을 기울여 장거리로 전환하는 케이스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대회에서 중거리와 장거리에서 잇달아 우승하는 것은 육상 역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산은 2020 도쿄 올림픽(2021 개최)에서도 1만m(금) 5000m(동) 1500m(동) 3종목에 출전해 모두 메달을 따내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냅니다. 1500m 예선에서는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도 1위로 골인해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9/05/20257996175697862410_20250905000113577.jpg" alt="" /><em class="img_desc">시판 하산은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1500m 예선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도 1위로 골인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의 썸네일. / 유튜브</em></span><br><br># 하산의 ‘장르 허물기 2탄’은 ‘장거리(트랙)+마라톤(도로)’입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하산은 5000m 1만m 마라톤에 출전해 모두 메달을 땄습니다(각각 동 동 금). 특히 전통적인 남자마라톤을 대신해 올림픽 폐회식 직전 마지막 종목으로 치러진 여자마라톤 우승은 역대급 명승부였습니다.<br><br>라이벌 티그스트 아세파(29 에티오피아)와 치열한 경합을 펼쳤고, 마지막 500m에서 단거리 레이스를 연상시키는 눈부신 스퍼트로 단 3초 차로 1위로 골인했죠. 그 어렵다는 파리코스에서 올림픽기록(2시간22분55초)을 세운 것입니다. 이 3종목 동시 메달은 여자선수로는 최초이고, 남자를 포함해도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의 에밀 자토펙(당시 3관왕) 이후 72년 만의 일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9/05/20257261175697862420_20250905000113588.jpg" alt="" /><em class="img_desc">원래 올림픽의 마지막 경기는 남자 마라톤이었지만 2024 파리 대회는 여자 마라톤을 택했다. 그리고 역경극복의 상징인 시판 하산이 드라마처럼 우승했다. / AP 뉴시스</em></span><br><br># 트랙 장거리에서 도로 마라톤으로 전향하는 것은 육상계에서 흔한 일입니다. 1만m(트랙은 m, 도로는 km로 각각 표기)면 마라톤 42.195km의 1/4 정도이니까요. 문제는 시간입니다. 1만m를 은퇴하고, 1~2년간 혹독한 마라톤 훈련을 거쳐야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남자 1만m를 석권하고, 마라톤으로 전향해 세계최고기록까지 세운 레전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53 에티오피아)도 2년 정도 시간이 필요했죠.<br><br>그런데 하산은 트랙을 하면서도 마라톤에 도전했고, 첫 풀코스 도전인 2023년 런던 마라톤에서 바로 우승합니다. 이어 같은 해 시카고 마라톤에서는 개인최고기록(2시간13분44초)을 세웠고, 2024년 도쿄 마라톤(4위)에 이어 4번째 풀코스인 파리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것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9/05/20255845175697862430_20250905000113593.jpg" alt="" /><em class="img_desc">2025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세계육상연맹은 특별히 시판 하산을 인터뷰했다. 현재 하산은 어린 소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 세계육상연맹(WA) 홈페이지</em></span><br><br># 하산의 삶도 극적입니다. 1993년 1월 1일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난 하산은 네덜란드로 망명해 2008년 국적을 얻었습니다. 간호사가 꿈이었는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운동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좋아하던 배구, 수영에 관심을 가졌으나 돈이 없어 포기하고, ‘달리기’를 택했습니다.<br><br>난민 여성에 가난 등 고달픈 환경, 그리고 늦은 운동시작이었지만 하산은 육상 역사를 바꾸는 선수로 성장한 것입니다. 지금도 틈만 나면 하산은 전 세계 어린 소녀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 성취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어린 소녀들, 특히 스포츠를 통해 위대함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소녀들과 공유하고 싶다. 계속 운동하고, 훈련하고, 밀어붙여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리고 믿어라. 어떤 꿈도 지나치게 크지 않다(no dream is too big)고."<br><br># 이번 시드니 마라톤 우승이 말해주듯 시판 하산의 도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먼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또 다시 트랙과 도로 경기를 동시에 뛸 수 수 있습니다. 하산은 고민 중입니다. "내적 갈등이 심하다. 한쪽에서는 마라톤에 집중하라. 반면 다른 쪽에서는 너는 트랙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한다. 내 자신과 싸우고 있는데 아직 확신이 없다."<br><br>또 하나는 마라톤에만 집중해 ‘1년에 4개 풀코스를 뛰는 것’입니다. 보통 마라톤 세계랭커들은 1년에 2회 풀코스를 뛰는데 그 두 배를 해내고 싶다는 겁니다. "언젠가는 1년, 그러니까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4개의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그게 가능하지 무척 궁금하다."<br><br>그러고 보니 하산은 올해, 런던 마라톤(3위 2시간 19분00초)까지 벌써 2개 대회를 뛰었고, 세 번째 출전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현재진행형으로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하산의 향후 도전이 흥미롭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9/05/20257099175697862440_20250905000113598.jpg" alt="" /></span><br><br><b>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b><br>▶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br>▶이메일: jebo@tf.co.kr<br>▶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br><br> 관련자료 이전 파워 승재·섬세 원호…"서로 부족한 점 채워주죠" 09-05 다음 강원FC, 창단 첫 ACLE 도전… “성장과 첫 승이 목표” 09-0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