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탈리아서 포착된 '암흑물질'…암흑물질 아니었다 [지금은 과학]

작성일 09-0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IBS, 약 25년 이어져 온 암흑물질 논란에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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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암흑물질의 흔적을 포착하는 코사인-100 검출기.. [사진=IBS]"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6000gkdx.jpg" data-org-width="580" dmcf-mid="1kfVTfsdW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6000gkd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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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흑물질의 흔적을 포착하는 코사인-100 검출기.. [사진=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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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주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별과 은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이 우주 전체 질량·에너지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흑물질을 규명한다면 우주의 비밀에 다가설 수 있다.
 이 미지의 물질을 찾기 위한 수많은 탐색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1998년 이탈리아 그랑사소 지하실험실의 ‘다마(DAMA/LIBRA) 실험’ 연구팀이 암흑물질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 신호는 명확히 검증되지 못했고 진위를 두고 논쟁이 시작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지하실험 연구단(연구단장 김영덕)이 이끄는 ‘코사인-100(COSINE-100)’ 국제 공동연구팀은 단독 분석 연구를 통해 이탈리아 다마 실험이 포착한 신호가 암흑물질의 증거가 아님을 입증했다.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교차 검증까지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신뢰도로 25년 넘게 이어진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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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한국 암흑물질 탐색의 출발점, 양양 지하실험실(Y2L). [사진=IBS]"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7357tdnj.jpg" data-org-width="580" dmcf-mid="tikcKkphW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7357tdnj.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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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암흑물질 탐색의 출발점, 양양 지하실험실(Y2L). [사진=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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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하게 상호 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를 뜻하는‘윔프(WIMP)’는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윔프는 전자나 양성자보다 훨씬 무거운데 빛이나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 작용하지 않아 검출이 어렵다.
 아주 드물게 물질 속 원자핵과 충돌해 생긴 극히 미약한 섬광(빛)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초정밀 검출기로 포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하 깊은 곳에서 우주선(cosmic rays) 등 배경 잡음을 최소화한 실험이 필요하다.
 이때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서 은하 내 암흑물질과 상대 속도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검출기에 포착되는 충돌 신호의 빈도가 계절적으로 변할 수 있다. 검출기 데이터에는 매년 주기적으로 세기가 변하는 ‘연간 변조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배경 잡음은 연중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관측한 변조 신호가 윔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어떤 실험에서도 같은 신호가 재현되지 않으면서 이것이 암흑물질의 결정적 증거인지, 아니면 실험적 오류인지에 대한 의문은 세계 물리학계의 오랜 난제로 남았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다마 실험을 직접 검증하기 위해 2016년 강원도 양양 지하 700m에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이 실험은 다마 실험과 같은 고순도 요오드화나트륨(NaI(Tl)) 결정을 이용한 검출기를 사용해 실험 간 비교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
 다마 신호를 직접 검증하는 것이 목표였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6년 넘게 수집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다마와 직접 비교를 위해 에너지 측정 방식을 다마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등 분석 정밀도를 극대화했다.
 분석 결과, 코사인-100 실험에서는 다마가 주장한 암흑물질 연간 변조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연구팀은 경쟁 연구팀 중 하나인 스페인 아나이스(ANAIS)-112 실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교차검증에 나섰다. 이나이스-112는 스페인 칸프랑크 지하실험실에서 코사인-100과 동일한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을 사용해 독립적으로 실험을 이어왔다.
 두 팀은 각각의 최신 6년 간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다마가 주장한 신호를 4.68시그마라는 압도적 신뢰수준으로 부정했다. 5시그마의 신뢰수준이 과학계에서 ‘새로운 발견’으로 인정받는 기준임을 고려할 때, 다마의 신호가 암흑물질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일축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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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강원도 정선군 한덕철광 지하 1000m에 있는 신규 지하실험시설 예미랩의 터널. [사진=IBS]"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8594xsit.jpg" data-org-width="580" dmcf-mid="FHMxZMvav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4/inews24/20250904030228594xsi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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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정선군 한덕철광 지하 1000m에 있는 신규 지하실험시설 예미랩의 터널. [사진=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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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을 주도한 이현수 지하실험 연구단 부단장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한국이 주도한 실험으로 세계 물리학계의 오랜 난제에 답을 제시할 수 있어 기쁘다”며 “특히 두 독립적 실험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 이번 공동연구는 완벽한 교차 검증의 성공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영덕 지하실험 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 협력을 통해 오랜 과학적 논쟁을 종결지은 의미있는 성과이자 한국이 세계 암흑물질 연구를 이끄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앞으로 정선 예미랩에서 시작될 차세대 실험을 통해 다마 신호의 기원을 밝히고, 새로운 암흑물질 탐색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양에서의 임무를 마친 코사인-100 실험은 현재 정선에 새로 구축된 지하 1000m 깊이의 실험실 예미랩으로 옮겨 성능을 한층 높인 ‘코사인-100U(COSINE-100U)’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IBS 코사인-100 연구팀의 단독 연구(논문명 : COSINE-100 Full Dataset Challenges the Annual Modulation Signal of DAMA/LIBRA)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9월 4일 실렸다. 아나이스-112 연구팀과 교차검증 연구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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