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 AI 학습하는데 100만원···규제에 쓸만한 데이터 고갈

작성일 09-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잘못된 법 산업 어떻게 망쳤나 &lt;9&gt; 데이터산업<br>韓 텍스트·데이터마이닝 예외 조항 없어<br>저작권자 사전 허락 없이는 사용 불가능<br>스타트업·中企 비용 부담에 '그림의 떡'<br>책 등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 기근 심화<br>규제·활용 허용 정도 따라 경쟁력 갈릴듯</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AzagIKGyK">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966fc3d6f3cb6ee899ce86f610a259e4bcec38858c944a12725805367542924" dmcf-pid="UcqNaC9Hl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2/seouleconomy/20250902173927134jeze.jpg" data-org-width="640" dmcf-mid="0OfwDWP3v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2/seouleconomy/20250902173927134jeze.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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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p>국내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 중인 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은 올해 초 과학 서적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려다 계획을 접었다. 출판사에서 책 한 권당 100만 원에 달하는 저작권 사용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가 2만~3만 원대의 도서를 AI로 학습하는 데 따른 이용 가격으로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하는 비용은 별도였다. AI 스타트업들은 보통 데이터를 직접 구매하거나 데이터를 정제해주는 데이터 가공 업체를 통해 모델을 학습시킨다.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책은 AI 학습에 가장 적합한 고품질 자료지만 저작권법의 제약 때문에 중소기업은 사실상 활용할 수 없다”며 “결국 무료 공공 데이터에 의존하게 되지만 이 역시 실제로 쓸 만한 데이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p>
          </div>
          <p contents-hash="2392a300a700d855bb9527ce04b80093c94333038395616b0f68cf6a84bcdf02" dmcf-pid="7EbAjlVZSq" dmcf-ptype="general">2일 AI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타트업들이 AI 학습을 위해 구매하는 데이터의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데이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쓸 만한 ‘고품질 데이터’ 자체가 시장에서 희소해지고 있어서다.</p>
          <p contents-hash="a6c34b1641009f46a6194992734087c4dfd4eaaece0c9ba698acf80a786db0d5" dmcf-pid="zDKcASf5yz" dmcf-ptype="general">기업들이 언급하는 고품질 데이터의 대표적인 사례는 ‘책’이다. 현재 한국 저작권법에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처럼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Text and Data Mining)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예외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AI 모델이 책·논문·뉴스 등 저작물을 분석하고 학습하는 과정은 원칙적으로 ‘복제’에 해당할 수 있어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이는 사용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AI 기업은 학습용으로 콘텐츠를 활용할 경우 모든 저작물에 대해 별도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스타트업이나 중견·중소기업에 이로 인한 비용과 행정적 절차는 큰 부담이 된다. 저작권법에서 TDM 면책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권리자 단체와의 갈등을 풀기 쉽지 않다. 정부와 국회는 2026년부터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해당 법에도 데이터 저작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들은 “사람이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한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가 되지는 않듯 AI 역시 학습 자체는 침해가 아니어야 한다”며 결과물이 아닌 학습 행위 자체까지 규제하는 것은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과잉 규제라고 반박하고 있다.</p>
          <p contents-hash="f89eb8c22b30b526a23ec6f3500e73f51ddcee6a803d91fec73a18ada25ce7b5" dmcf-pid="qw9kcv41h7" dmcf-ptype="general">기업들은 할 수 없이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로 눈을 돌리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공공누리’ 제도를 통해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개방한 공공 저작물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 공공누리는 저작물별로 적용된 유형별 이용 조건에 따라 저작권 침해의 부담 없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공공누리에 등록된 콘텐츠 중 상당수는 상업적 이용이나 변경이 제한된 유형이기에 기업의 AI 학습 데이터로는 사실상 활용하기 어렵다. 지자체가 제공하는 지도, 교과서 삽화, 정부 보고서, 통계 이미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AI 개발에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학습이 필수적이며 이후 챗봇, 번역기, 자율주행 등 다양한 상업적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상업적 활용 금지’ 콘텐츠는 이런 활용을 법적으로 가로막는다.</p>
          <p contents-hash="c9959e0edac618c9e15e6f54d4508ba152ea73057ff994bb71c1df6a53054ca6" dmcf-pid="Br2EkT8tyu" dmcf-ptype="general">시장에서 “데이터는 많지만 쓸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6월 공공 부문을 제외한 일반 산업 기업 113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데이터산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절반 이상인 53.8%는 “시장에 데이터라 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응답했다. 공개 데이터가 줄어들면 대기업은 정부, 연구기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비공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지만 소규모 기업은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소규모 기업의 AI 활용을 좌절시키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AI 모델 성능의 격차로 이어진다. 또한 중견·중소기업이나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에도 불리하게 작용해 AI 도입 자체를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이 202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AI 활용률은 48.8%였던 반면 중소기업은 28.7%에 그쳤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통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들도 AI 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관련 법률의 영향을 우려해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p>
          <div contents-hash="e3d21a4c63e4fd708e9239d29808315d0710561155f17216c42fe48ed468879b" dmcf-pid="bmVDEy6FCU" dmcf-ptype="general">
           <p>고품질 데이터 고갈은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해 AI 전문 리서치 기관 에포크 AI는 “책·뉴스 등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는 2026년부터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월 보도에서 “적절한 형태의 데이터가 점점 희소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핵심 사업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라이선스·구독 형태로 수익화하려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또 “각국이 AI를 어떻게 규제하고 데이터 활용을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데이터 시장 구조와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p>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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