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익 살피기도 전, ‘늦추면 도태’ 공포 과하다

작성일 09-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디지털자산 신중론-임일섭 예보 예금보험연구소장】 코인 기술적 가능성은 열어두되 경제효과와 위험 두루 살펴봐야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의 화폐 규제 감당 가능한 주체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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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출범 후, 가상자산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식 등과 비교할 때 가상자산은 사회적 편익이 모호하며, 생산적 논의를 위해서는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은 열어두되, 실질적 경제효과와 위험성 등을 고려해 차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의 본질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임일섭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연구소장은 “주식 투자도 속임수, 투기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실물에 대한 자본의 공급이라는 긍정적인 역할이 있는데, 가상자산 거래는 그런 사회적 편익이 안보인다”고 지적한다. 투기와 사행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은 종종 ‘카지노’에 비유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카지노라면 스테이블코인은 카지노 안에서 거래를 매끄럽게 하기 위한 ‘칩’과 유사하다. 즉 카지노 칩이 카지노 게임을 위한 수단인 것처럼 스테이블코인의 역할도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노동자 송금, 온라인 상거래 등에 사용돼 일상 거래‧국제 송금의 혁신적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지만,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는 달러 기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이유는 사실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어도 무역에 쓸 가능성은 작다”고 말한다. 한국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에 송금할 때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재명 정부가 가상자산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임 소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 실증이 부족하며, ‘지급수단으로서의 혁신’과 ‘경제성장 견인’은 별개라고 꼬집는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혁신성장의 원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과잉대표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찬성하는 이들 중 상당수도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정책이나 제도는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인 만큼 대응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민병덕 의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자본금 5억원 등 진입장벽 완화’에 대해 임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에서의 코인 투자에도 쓰이지만 원칙적으로 일상에서 지급 결제에도 쓰이고 해외 송금에도 쓰일 수 있는 사실상의 화폐”라면서 “이 영역은 스타트업의 영역이 아니라, 엄격한 규제를 감당할 수 있는 주체만이 참여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은행처럼 일정 규모의 자본금과 자본 규제 등이 필요하다. 설령 혁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해도, 규제 샌드박스와 같이 조심스러운 실험을 거친 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등에서 비트코인은 이미 상장지수펀드(ETF) 기반 투자상품으로 상장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투자자는 금과 비트코인을 안전자산‧가치저장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채권, 주식 등과 같이 수익(이자, 배당 등)을 창출하는 자산은 아니다. 임 소장은 “금이 투자 상품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도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 비트코인 이티에프를 막을 명분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지금의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식의 ‘공포마케팅’이 지배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원칙을 정립하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을 어떻게 관리 감독 규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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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일섭 예금보험공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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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고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 확산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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