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년 전 육지 도착한 최초의 어류가 남긴 흔적 작성일 09-02 2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곽노필의 미래창<br> 폴란드서 발견된 고생대 폐어 흔적 화석<br> 육지의 네발 척추동물로 가는 중간 단계</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H4pwQqc6DK">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dacb72e8900c0bc830a65b68be0a636530ec167f08c2422aef6eb2f1ff2cd3f" dmcf-pid="XYr4ZC9Hw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4억년 전 기어다니는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와 만든 것으로 보이는 구멍, 고랑 모양의 흔적 화석. 사이언티픽 리포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19240ukoa.jpg" data-org-width="800" dmcf-mid="yC5WNxSgD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19240uko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4억년 전 기어다니는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와 만든 것으로 보이는 구멍, 고랑 모양의 흔적 화석. 사이언티픽 리포츠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14b458e3f3dede7142ab28bef83baf8bfda0300ef45917b760b0545aa10a89a" dmcf-pid="ZGm85h2XIB" dmcf-ptype="general">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봄부터 그렇게 울어댔다’는 어느 시의 비유를 빌면, 지구 생명 진화사에서 인간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생태계의 울음소리는 척추동물이 육지에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br><br> 4억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는 어류의 세상이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바다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었다. 육지는 3개의 대륙으로 나뉘어 있었다. 남반구에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아라비아반도가 합쳐진 거대한 곤드와나 초대륙이, 그 위에는 시베리아 대륙과 유라메리카 대륙(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에 해당)이 있었다.<br><br> 당시 육지 생태계의 중심은 식물이었다. 이끼, 양치식물 같은 원시 식물이 최초의 숲을 이루기 시작했다. 동물은 이제 막 또아리를 틀기 시작해 미미한 절지동물 같은 무척추 동물 뿐이었다. 척추동물은 숲을 이룬 식물이 산소를 공급하면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고 나서야 육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br><br>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은 물이 마르는 환경에 적응하며 육지에서도 머물 수 있도록 진화한 양서류였다. 이 진화 과정의 중간 단계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3억9천만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 폐어다. <br><br> 폐어란 말 그대로 폐(허파)가 있는 어류다. 보통 물고기는 아가미로 숨을 쉬지만, 폐어는 아가미 호흡과 함께 부레가 변형된 폐를 이용해 공기 호흡도 한다. 물속에서는 아가미 호흡을 하고 물이 마르거나 산소가 부족해지면 물 위로 올라와 폐 호흡을 한다. 폐어의 지느러미 또한 육상 척추동물의 다리 위치와 일치한다. 현재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의 민물 강과 호수에 몇몇 종만 남아 있는 폐어는 오늘날까지 그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은 채로 있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불린다.<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68914998f3a318f0c86dbf4aac6adffe492e3060f7fbee5077b296cb630dda5" dmcf-pid="5Hs61lVZOq"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고생대의 폐어가 물에서 나와 땅으로 기어오르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사이언티픽 리포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0516tdzg.jpg" data-org-width="800" dmcf-mid="WiBpINtsE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0516tdzg.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고생대의 폐어가 물에서 나와 땅으로 기어오르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사이언티픽 리포츠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c3459a96d603949dbb13a85b2e64bd8418e16aff2e3fe4b69622aa51bb166439" dmcf-pid="1XOPtSf5rz" dmcf-ptype="general"><strong> 물 밖으로 나온 시기 1천만년 앞당겨</strong><br><br> 서식지를 물에서 뭍으로 옮겨가는 진화의 과도기에 처음으로 수생 동물이 물 밖으로 나와 낯선 육지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발견됐다.<br><br> 폴란드 국립지질연구소 연구진은 고생대 중기에 해당하는 데본기 해양 퇴적물에서 기어 다니는 물고기가 남긴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br><br> 이번에 발견된 흔적의 추정 연대는 약 4억년 전인 고생대 데본기 전기(Lower Devonian)의 마지막 시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류가 물 밖으로 나온 최초의 시기는 기존 추정 시기인 3억9천만년보다 1천만년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br><br> 화석이 발견된 곳은 2021년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쪽으로 약 190km 떨어진 시비엥토크시스키에(성십자가)산맥이다. 4억1천만~3억9300만년 전, 이 산맥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 즉 해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곳의 사암에서 당시 기어다니는 어류가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240개 이상의 화석화된 구멍, 고랑 등을 발견했다.<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d1aa124b070d0055530779f67e3a686f9084306870750aa4f64cfa19daf1fb95" dmcf-pid="tZIQFv41w7"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호주 퀸즐랜드에 서식하는 오늘날의 폐어. 위키미디어 코먼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1860vmig.jpg" data-org-width="800" dmcf-mid="YwxfXIKGw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1860vmig.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호주 퀸즐랜드에 서식하는 오늘날의 폐어. 위키미디어 코먼스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434d7390cff9aa5b21cb466156ec23c18ff505d5dad38042460b403fc8754c5" dmcf-pid="F5Cx3T8tDu" dmcf-ptype="general"><strong> 입을 지렛대로 사용해 이동</strong><br><br> 연구진은 이 흔적 화석이 오늘날의 폐어가 해안을 따라 이동할 때 남긴 흔적과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다. 폐어는 육지에서 입을 아래쪽 진흙에 대고 지렛대처럼 사용해 몸을 위와 앞으로 끌어당기며 이동한다. 이동 방향은 꼬리와 지느러미로 조절한다. 연구를 주도한 피오트르 스렉 박사(고생물학)는 사이언스에 “기어가는 흔적은 부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육지나 극도로 얕은 물에서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br><br> 연구진은 앞서 2016년 같은 지역에서 사냥 중인 고대 폐어로 추정되는 비슷한 화석을 발견한 바 있다. 이 물고기들은 수면 위의 곤충을 잡거나 입을 부드러운 모래에 파묻어 먹이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턱으로 진흙을 누르며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이번 발견은 이 물고기들에 대한 추가 증거다.<br><br> 연구진은 물고기들이 남긴 흔적을 3D 스캐너로 촬영해, 오늘날 서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폐어가 남긴 흔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꼬리와 주둥이, 지느러미, 몸통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흔적들이 오늘날의 폐어가 남긴 흔적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r><br></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fc25e089bdc0cea42ff2988d41364a0ee4016eeeef4b60c07602e42705a2d10" dmcf-pid="31hM0y6FO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 전기의 대륙 분포. 맨아래가 곤드와나 초대륙, 그 위가 유라메리카와 시베리아 대륙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3103qbtx.jpg" data-org-width="800" dmcf-mid="GLPHceyjD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2/hani/20250902093623103qbt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 전기의 대륙 분포. 맨아래가 곤드와나 초대륙, 그 위가 유라메리카와 시베리아 대륙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c3610a166b6fe322e006bddb8a659f31c9c400f899f353977554c1423750aa2" dmcf-pid="0tlRpWP3Ep" dmcf-ptype="general"><strong>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 먼저 나온 듯</strong><br><br>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그레고리 레탈락 오리건대 교수(고생물학)는 사이언스에 "이번 연구는 폐어가 나중에 네발동물로 진화한 어류에 훨씬 앞서 육지를 경험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br><br>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고대 폐어 중 일부가 왼손잡이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연구진이 분석한 240개 흔적 중 36개는 머리를 기울인 폐어의 흔적인데, 이 가운데 35개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br><br> 스렉은 “이는 우연이 아니라 어떤 신호임이 분명하다”며 “좌우 손잡이에 관한 최초의 화석 기록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해 팔다리가 네개인 대부분의 동물은 선천적으로 왼쪽과 오른쪽 팔다리 중 어느 한 쪽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br><br> 연구진은 이번 발견에 따르면 이런 특성은 오늘날의 주류인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에서 먼저 시작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br><br> *논문 정보<br><br> Traces of dipnoan fish document the earliest adaptations of vertebrates to move on land. Sci Rep(2025).<br><br> https://doi.org/10.1038/s41598-025-14541-8<br><br>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마이 유스' 감독 "송중기·천우희, 눈물겹고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09-02 다음 '월드컵 본선 직행 보인다' 韓 남자하키, 아시아컵 4강 진출 09-0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