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황제'의 목소리가 K팝 후배들에게 전하는 울림 [홍동희의 시선]

작성일 09-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신승훈 10년 만의 정규앨범 귀환, ‘팬 헌정’ 선공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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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HN 홍동희 선임기자) 속도를 이기는 건 더 센 비트가 아니라, 더 깊은 숨이다. 데뷔 35주년을 맞은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10년 만의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로 돌아온다. 정식 발매(9월 23일)에 앞서 10일, 그는 'She was' 라는 이름의 팬 헌정곡을 먼저 꺼내 들었다. 그의 귀환은 단순히 새로운 노래가 아니라, K팝의 숨 가쁜 경쟁 속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시간'과 '진심'의 가치를 들려준다.
 왜 지금 신승훈인가 — '기억을 호출하는 목소리'
 숏폼과 자극적인 훅(Hook)이 지배하는 2025년의 음원 차트 속에서, 신승훈의 목소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감각을 일깨운다. 그의 음악은 15초 안에 소비되는 휘발성 콘텐츠가 아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멜로디의 흐름을 따라 한 호흡 한 호흡에 감정을 쌓아 올리는 그의 노래는 '참을성 있는 청취'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깊은 정서적 울림이 있다.
 이번 선공개곡 'She was'가 팬들을 위한 헌정곡이라는 점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 곡은 지난 10년, 그리고 3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통과해 온 팬들의 기억을 호출하는 '관계의 서사'로 보인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히 멜로디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팬들과 함께 쌓아온 시간의 결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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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앨범의 제목인 'SINCERELY MELODIES' 는 "마음으로부터 완성된 멜로디"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사나 음악적 표현을 넘어 신승훈 본인의 진정성과 감정이 완성된 음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그가 전곡 프로듀싱과 작곡을 직접 맡았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은 더욱 깊어진다.
 K팝 산업이 글로벌 퍼포먼스와 팬덤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지금, 그가 '장인'의 방식으로 돌아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공장식' 제작 시스템이라는 비판 속에서 한 명의 아티스트가 자신의 이름으로 책임지는 '작가주의' 음악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She was'의 전략과 후배들에게 전하는 울림
 정규 발매 2주 전, 팬 헌정곡을 먼저 공개한 것은 감정의 온도를 미리 데우는 영리한 '감정 프리롤(Pre-roll)' 전략이다. 이는 앨범 전체의 서사가 '팬과의 관계'에서 시작됨을 알리는 프롤로그 역할을 한다.
 또한 그의 음악은 K팝 후배 보컬리스트들에게 중요한 레슨을 던진다. 화려한 고음 경쟁을 넘어 말하듯이 노래하는 섬세한 프레이징과 감정의 흐름을 설계하는 그의 방식은, 보컬리스트가 어떻게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10년의 공백을 견뎌낸 '신승훈'이라는 브랜드는 IP의 진짜 가치가 단기적인 바이럴이 아닌, 누적된 '시간'과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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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적으로, 신승훈의 귀환은 '속도 경쟁의 시대'에 '느린 충성도의 미학'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다. 유행은 빠르게 돌아서지만 좋은 목소리는 길게 돌아온다. 
 황제의 목소리가 후배들에게 남기는 한 줄의 메모는 분명하다. 브랜드는 결국 시간이 증명하며, 그 시간의 핵심은 작품으로 돌아오는 '진심'이라는 것을.
  
 사진=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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