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공대에 '독일 부활' 특명…학과·학부 다 없애고 'AI 연구기지'로

작성일 09-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세상을 바꾸는 세계의 공대 (2) 제조 강국 독일의 반격…'AI 전환' 총대 멘 뮌헨공대 모든 학생에 'MS 챗봇' 제공 기존 학부를 7개 스쿨로 재편 초당 수십조번 계산 슈퍼컴 갖춰 연구·행정 등 전 영역에 AI 적용 산학협력으로 美 빅테크에 도전 SAP·지멘스 등 캠퍼스 대거 입주 獨 4대 국책 연구기관도 들어와 산업용 AI로 제조업 혁신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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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lt; 로봇 팔 시험하는 뮌헨공대 연구진 &gt; 뮌헨공대 로봇·기계지능연구소 연구원들이 산업용 로봇 팔의 반응과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 로봇·기계지능연구소는 올해 7월 로봇의 민감도를 수치화해 비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평가 체계를 개발했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휴머노이드·소프트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다. /뮌헨공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1/ked/20250901173437562wicw.jpg" data-org-width="1200" dmcf-mid="XMJdFA3Ih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1/ked/20250901173437562wicw.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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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 로봇 팔 시험하는 뮌헨공대 연구진 &gt; 뮌헨공대 로봇·기계지능연구소 연구원들이 산업용 로봇 팔의 반응과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 로봇·기계지능연구소는 올해 7월 로봇의 민감도를 수치화해 비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평가 체계를 개발했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휴머노이드·소프트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다. /뮌헨공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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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남부 뮌헨에서 15㎞ 떨어진 도시 가르힝. 1950년 뮌헨공대(TUM)의 두 번째 캠퍼스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광활한 농지이던 이곳은 ‘독일의 부활’을 이끌 인공지능(AI) 전초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뮌헨공대는 뮌헨공항 인근에 융합센터를 열고 루프트한자와 협업해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제조 강국 독일이 미국 중심 AI 시대에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평가된다.
 ◇“대학의 AX 모범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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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헨공대의 AI 연구를 떠받치는 건 강력한 인프라다. 가르힝캠퍼스의 라이프니츠슈퍼컴퓨팅센터(LRZ)는 슈투트가르트 HLRS, 율리히 JSC와 함께 독일 3대 슈퍼컴퓨팅 거점(GCS)이다. 2018년 가동한 슈퍼컴퓨터 ‘슈퍼MUC-NG’는 초당 수십 경 회 연산(페타플롭스급 성능)이 가능한 유럽 최상위권 시스템이다. 도시 변화를 3차원(3D)·4차원(4D)으로 시각화하거나 인체 폐의 디지털 모델 구현, 기후 예측, 신소재·천체 물리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잔 루브노 뮌헨공대 부총장은 “LRZ는 단순한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뮌헨공대가 세계적 AI 성과를 내는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한발 더 나아가 뮌헨공대는 올 2월 ‘TUM AI 전략’을 공개했다. 연구, 교육, 행정 등 대학의 모든 영역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함께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틀을 구축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모델 코파일럿을 전 구성원에게 무상 제공하고, 교과과정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서울대 공대조차 일관된 AI 교육 커리큘럼이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SAP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S4/HANA를 도입했는데, 구축·운영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해 국내 대학은 예산 문제로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이 같은 행보는 ‘TUM 아젠다 2030’이라는 큰 틀 아래 추진되고 있다. 뮌헨공대는 지난해 학부 중심 체제를 7개 스쿨로 재편해 인문·사회과학과 공학·자연과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지식의 열린 시장(open marketplace of knowledge)’ 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뮌헨공대의 AX(AI 전환)는 독일의 오랜 강점이자 전통인 산학협력을 통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핵심 키워드는 ‘제조 AI’다. 독일 주요 기업은 제조와 AI의 결합에서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빅테크에 맞설 ‘최종 무기’를 손에 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멘스만 해도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산업용 AI는 모든 산업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라고 선언했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30년까지 AI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도록 목표를 세우고, 도이체텔레콤과 함께 AI 거점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는 AI를 국가 연구의 핵심 전략 분야로 명시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사활
 가르힝캠퍼스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과 연구기관이 대거 들어가 있다. SAP는 2023년 전산정보기술대(CIT)에 리서치센터를 열고 700여 명을 파견해 디지털 공급망과 양자컴퓨팅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멘스는 본사 8개 부서를 통째로 옮겨와 뮌헨공대 로봇·기계지능연구소(MIRMI)와 CIT를 공동 활용하고 있다. 캠퍼스 중심부 기계공학단지 조성에는 BMW가 기여했으며 GE 글로벌 리서치센터와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라이프니츠, 헬름홀츠 등 독일 4대 국책 연구기관도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산학 협력 환경을 토대로 뮌헨공대는 AI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5년 전 문을 연 혁신연구소(IRI)는 데이터, 로봇,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학과 개편과 연구자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데이터 이노베이션 랩(DI)’에서는 학생들이 기업과 팀을 꾸려 최장 1년간 AI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지금까지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제품과 서비스로 성과를 이어왔다. 루브노 부총장은 “뮌헨공대는 학제 간 융합을 기반으로 첨단 연구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 이니셔티브 2025’에서는 아우디를 비롯해 SAP,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참여해 스마트 공장, 산업 클라우드,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생산체제를 구축 중이다. 구글과는 사이버보안·AI 관련 7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대규모언어모델(LLM) 보안 분야에서는 박사 과정 지원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헨켈과 접착제 점도 예측을 위한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헬름홀츠와는 RNA 신약 발굴을 위한 분자모델링 AI 연구를 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의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의 친환경 부품 공급망 개선, 재생에너지 기업 바이봐와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루브노 부총장은 “뮌헨공대는 학생들이 기업가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이는 기업에도 매력적인 요소”라며 “‘캠퍼스 내 산업’ 프로그램을 통해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공대는 올해 세계 대학 취업 가능성 순위(GEURS)에서 세계 13위, 유럽에서는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가르힝=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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