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함 속에 담긴 진심, '고백의 역사' 하이틴 로맨스의 재발견 작성일 08-31 2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고백의 역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AM4Dw7vpP"> <p contents-hash="b822ebb02740e2411f7a4676acd435314ce9d59cce70d6d2c76ba92f7ab7cf4f" dmcf-pid="QcR8wrzT36" dmcf-ptype="general">[김건의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91e1a63354d641d1d9e6a3e0f7e2659630370402b9c0b04c406bbff7f256b03" dmcf-pid="xke6rmqyF8"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3061idbo.jpg" data-org-width="912" dmcf-mid="4W65QxSg3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3061idb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고백의 역사>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4105253f2357f6ac6d241af5c90ef5944d130f16cc65d266a8ac8612375972e" dmcf-pid="yo8KjA3IU4" dmcf-ptype="general"> 남궁선 감독의 영화는 현실 속 인간의 솔직한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십개월의 미래>에서는 임신이라는 급박한 시간성을 폰트가 화면에 침입하듯 표현하며 당사자의 혼란을 시각화했다. <힘을 낼 시간>에서는 방황하는 청춘들의 시간을 대상화하지 않고 담담히 기다리는 시선을 보여줬다. </div> <p contents-hash="5228e9ed4cd3221dc5394515eb02a8756ffb1f402c92698883ffe409a5304bea" dmcf-pid="Wg69Ac0Cpf" dmcf-ptype="general">이번 <고백의 역사>는 1998년 부산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피사체의 일상을 직선적으로 따라가는 걸 선택했다. 곱슬머리 컴플렉스를 가진 박세리(신은수)가 짝사랑 고백을 위해 벌이는 일련의 과정들은 분명 유치하다. 하지만 이 유치함이야말로 영화가 노리는 지점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장르적 관습을 회피하지 않고 그 안에서 속도감과 유머를 찾아낸다.</p> <p contents-hash="9188a29d5a5740c7855e333f03d5f957311283b65ee23232e23761c6e7429be6" dmcf-pid="YaP2ckphpV" dmcf-ptype="general"><strong>할리우드 코미디에 한국적 정서 덧대기</strong></p> <p contents-hash="91a336779a5d12af01fa05dc40dfc1f789a92ca66600ce28e21a3dffcd39e522" dmcf-pid="GNQVkEUlu2" dmcf-ptype="general">남궁선 감독은 1990년대와 2000년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봤다고 알려진 바 있다. <고백의 역사>에는 그 시절 작품들의 DNA가 스며있다. 주인공의 외모 컴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자기 발견 서사, 예측 가능하지만 매력적인 로맨스 공식, 그리고 무엇보다 코미디와 로맨스를 절묘하게 버무리는 톤의 조절 등이 그것이다.</p> <p contents-hash="00a1ac33cb8ca0c63dbeadf3c9e2b22399f26c6074f2bba003d8962a5f84a76f" dmcf-pid="HjxfEDuSz9" dmcf-ptype="general">하지만 영화는 이런 할리우드 공식을 단순 모방하지 않는다. 세리가 곱슬머리를 펴기 위해 벌이는 온갖 시도들, 전학생 한윤석(공명)과의 어색한 첫 만남에서 드러나는 유머는 한국적 정서와 부산 지역성을 바탕으로 재구성된다. 특히 친구들과의 고백작전 회의에서 나오는 농담들은 1990년대 부산 사투리와 맞물려 색다른 질감의 웃음을 만들어낸다.</p> <p contents-hash="610064c4dff2e06568bc940d65937396aa0ed878382d45c023be3b43021826d3" dmcf-pid="XAM4Dw7vUK" dmcf-ptype="general">시각적 스타일 역시 흥미롭다.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독창적인 구성과 경쾌한 편집 감각을 10대들의 에너지에 맞게 조율하되 인물들 간 거리감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감독 특유의 프레이밍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리와 윤석이 처음 마주치는 장면에서의 어색한 공간감이나 세리가 김현을 바라보는 시선의 거리 등에서 그의 고유한 연출 감각이 드러난다.</p> <p contents-hash="a2e6d50ceaf701547dd39ced8aeb7d3f7a80cd862bab94e3fc9c5c7f6bc104e8" dmcf-pid="ZcR8wrzT3b" dmcf-ptype="general"><strong>클리셰를 속도감 있게 정면돌파</strong></p> <p contents-hash="5449e6de2557af50c7990b1d3811bc1d9503c98f17dd175c4ea908bb883ccaca" dmcf-pid="5ke6rmqyzB" dmcf-ptype="general">영화는 하이틴 로맨스의 뻔한 공식들을 피해가려 하지 않는다. 여성 주인공의 곱슬머리 컴플렉스, 학교 최고 인기남에 대한 짝사랑, 도움을 주는 신비한 전학생까지. 이 모든 요소들은 장르 영화를 조금이라도 본 관객이라면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설정들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예측 가능성을 약점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익숙한 틀 안에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느냐에 집중한다. 세리의 곱슬머리 고민은 단순한 외모 콤플렉스를 넘어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고 윤석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온 이유를 단계적으로 드러내면서 캐릭터에 깊이를 더한다.</p> <div contents-hash="570656d6e88241ec12bfb27fabae6d6370fb561cabbcce024fd0166d215d87ca" dmcf-pid="1EdPmsBWzq" dmcf-ptype="general"> 무엇보다 영화의 속도감이 클리셰에 뒤따르는 예측가능한 지루함을 상쇄시킨다. 세리의 고백 작전이 펼쳐지는 과정은 하이스트 영화의 작전 수행을 10대 버전으로 귀엽게 묘사한다. '서울식' 매직 스트레이트를 하기 위해 전학생과 친해지는 과정, 학교에서 고백을 위해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들이 빠른 템포로 이어지면서 관객이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 애쓴다. 편집에서도 이런 속도감이 잘 드러난다. 세리가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장면들이 짧은 컷들로 연결되면서 그녀의 조급함과 간절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29bbf2a053c5d9ab763b6df8af116d022640d2cea0f970cb4b6e5d08fc227fc" dmcf-pid="tDJQsObYu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4350flgx.jpg" data-org-width="1280" dmcf-mid="8QwPmsBWF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4350flg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고백의 역사>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a38ceb2bfdd34c1996427e69dc54f475dc2e81cb17fb5361e81885b2b12dd00" dmcf-pid="FNQVkEUlz7" dmcf-ptype="general"> <strong>영화의 세계에 빠지기 위해 필요한 적응의 시간</strong> </div> <p contents-hash="fd94fc39ab59eee91efaf8d6c4df6a1e1690f63a75b0dbccc437272d511c41b9" dmcf-pid="3jxfEDuS3u" dmcf-ptype="general">물론 아쉬운 지점도 있따. 영화의 톤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세리의 내레이션과 함께 펼쳐지는 과장된 상황들은 처음 보는 관객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부산 사투리로 구사되는 대사들, 1990년대 특유의 과장된 제스처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 톤은 현재 시점의 관객들에게 일종의 문화적 번역이 필요한 지점일 수 있다. 특히 윤석의 캐릭터에서 두드러진다. 공명의 외모와 제스쳐가 만드는 연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초반 그가 보여주는 무뚝뚝함과 신비로운 분위기는 로맨스 영화의 남주인공 클리셰를 고스란히 따라간다.</p> <p contents-hash="11f0edd05268798e9df35c31bed0eba62f1e995e68303032e4bff26e5d41682e" dmcf-pid="0AM4Dw7vFU" dmcf-ptype="general">여기에 관객은 이 캐릭터가 실제로는 상처받은 소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 세리와 윤석이 바닷가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을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두 인물의 관계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영화의 진실성은 드러난다. 이 지점까지 도달하고 나서야 관객은 비로소 이들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된다.</p> <p contents-hash="c703ea5ca2bff0e353ee7c1ec85fda6ee558a5f956eb513df4531fa7fbd61393" dmcf-pid="pcR8wrzT3p" dmcf-ptype="general"><strong>과거의 낭만화도, 비난도 아닌 재현</strong></p> <p contents-hash="20688c660aaf768f84d2b29372eebb64a34db9e313beff33f1d8968acf17a5fb" dmcf-pid="Uke6rmqyz0" dmcf-ptype="general">과거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들은 대개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를 택한다. 해당 시대의 문제점들을 현재적 시각으로 비판하거나 그 시절의 순수함을 과도하게 낭만화하는 것이다. <고백의 역사>는 이 두 극단을 모두 피한다. 1998년의 부산은 판단의 대상, 노스탤지어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히 존재하는 공간이다. 삐삐와 워크맨, 필름 카메라와 종이 학알 같은 소품들은 시대적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그 시절 10대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도구들처럼 보이게 한다. 이런 접근법은 특히 학교 씬에서 잘 드러난다. 남녀공학 교실의 소란스러운 분위기, 복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해프닝들, 체육 시간의 풍경 등이 과장되지도 미화되지도 않은 채로 담겨있다.</p> <div contents-hash="603eb70123cbbb8c65fdf4e60668764542f4726c2d6d2ce31f82fe5dc8e049df" dmcf-pid="uEdPmsBW73" dmcf-ptype="general"> 물론 완전한 다큐멘터리적 사실성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영화는 여전히 영화적 과장을 활용하지만, 그 과장이 시대를 희화화하거나 미화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 카메라도 이런 균형감에 기여한다. 16mm 필름으로 촬영한 듯한 질감의 디지털 영상은 1990년대의 거칠고 생생한 느낌을 재현하면서 지나치게 노스탤지어에 기대지 않는다. 색감 역시 세피아 톤의 추억 필터를 거치지 않고, 당시의 원색적이고 선명한 색채들을 그대로 살려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3a766360beb00bbf05f32b5a95bab42f956fae51dd7800e676fd7e5cde3fbbb" dmcf-pid="7DJQsObYp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5738tpvu.jpg" data-org-width="1280" dmcf-mid="66q0dJYcp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ohmynews/20250831174505738tpv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고백의 역사>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29e4ba32bcaf1e1de772a8b8b5a3fdfbfc2cc0a4e9e2971ed3edcf2f2fffc03" dmcf-pid="zwixOIKGzt" dmcf-ptype="general"> <strong>그럼에도 빠져드는 유치하고 순수한 하이틴 로맨스</strong> </div> <p contents-hash="312c3c377b450f207596495c99f97c67e018bcb27a631a5ca0236f871ba9d73e" dmcf-pid="qrnMIC9HU1" dmcf-ptype="general"><고백의 역사>는 초반 톤 설정이 어색하고 일부 캐릭터들의 동기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기능적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는 요즘 시대에 자주 보기 어려운 특이한 질감의 하이틴 로맨스다. 과거 시대를 다루면서 현재주의적 편견이나 과도한 노스탤지어에 빠지지 않고 그 시대만의 고유한 정서를 온전히 담아낸다.</p> <p contents-hash="152f31169aae2be676153e351681f0a710ffa82357f6e8bbcb85fbb005b510ce" dmcf-pid="BmLRCh2Xu5" dmcf-ptype="general">실험적이고 독립영화스러운 시선으로 주목받았던 남궁선 감독은 어느 정도 규격화된 장르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덧칠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한국 독립영화 감독들이 상업영화로 진출할 때 흔히 겪는 정체성 혼란을 극복한 모양새다. 유치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만들어진 <고백의 역사>는 그 유치함 뒤에 숨은 진심과 섬세함을 발견하는 것을 관객에게 맡긴다. 그 발견의 순간, 우리는 1998년의 그 교실 안에서 두근거리는 10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p> <p contents-hash="b03b419a282932e9e5f6a23654be6a578e752be20c6cc9ca26a79d9af0d1aad0" dmcf-pid="bOgdlSf5uZ"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귀멸의 칼날' 300만 벽 넘었다.. 韓 흥행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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